Skip to main content
유동성 위기에 생존전략 돌입한 롯데건설, 내달 본사 사옥 처리대책 나온다
Picture

Member for

8 month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부동산 팔아 재무 개선 고삐 죄는 롯데
롯데건설 본사 매물에 운용업계 군침
재건축되면 '롯데타운'도 가능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 사옥/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의 본사 사옥과 부지 처리 방안이 이르면 다음 달 나올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선 롯데건설이 현금 유동성 확충을 위해 본사 사옥과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건설은 1년 만에 순이익이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현금창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자문 결과, 7월 말경 예상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50-2에 있는 본사 사옥과 부지 처리방안에 대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와 삼정KPMG에 자문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2월 자산유동화 목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회계법인과 컨설팅펌에 송부한 이래 4월 삼정KPMG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를 최종 선정한 바 있다. 잠원동 본사사옥 매각 관련해서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가 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자문은 단순 매각,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매각 후 재임차), 자체 주거시설로 개발 등의 방안 중 가장 효과적인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해 진행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7월 말쯤 자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자문 결과를 받으면 신속하게 처리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체 개발 사업은 사업에 대한 인허가와 실제 건축, 분양 등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고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 등 위험 요인도 많다”며 “롯데건설은 바로 사옥과 부지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순이익 1년 새 10분의 1로 감소

롯데그룹은 올해 초부터 핵심·비핵심 부동산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식품·화학·호텔 등 모든 계열사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이러한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본 증가 및 부채비율 축소, 신용도 개선 등 재무 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 본사 사옥 매각도 자산 유동화의 일환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8일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등급 강등했다. 또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PF발 우발채무 부담, 낮아진 그룹 지원 가능성, 현금창출 능력 하락이라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37억5,9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398억5,600만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1%에서 0.2%로 급락했다. 지난해 말 196.0%였던 부채비율은 1분기 205.8%로 다시 200% 위로 올라섰다.

시장에서 더 우려하는 것은 그룹 주력계열사들의 지원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4분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됐던 자금경색 당시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5,000억원), 롯데정밀화학(3,000억원)에 자금을 직접 대여받아 위기를 해결했었다. 또 이후에도 롯데케미칼의 원리금 지급보증을 받으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2024년 2월)하는 등 그룹사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롯데건설을 지원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실제 지난해 7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 없이 발행했던 롯데건설의 회사채 1,500억원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회사가 제시한 최고금리(1,200억원 5.6%·300억원 5.8%)로 발행한 바 있다. 5개월 전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이 있었던 발행과는 금리가 1%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난다.

본사 부지 5,000억 추산

건설부동산업계에선 롯데건설이 잠원동 본사 건물 매각에 성공할 경우 4,000억~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사 건물이 있는 지역이 2023년 9월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되면서 공동주택 등 주거 시설로도 개발 가능해진 점을 고려하면, 이 곳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시행사·자산운용사 등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운용업계는 이미 롯데건설 본사 사옥 매물 출회 여부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해당 매물에 대한 검토를 선제적으로 진행하려는 일부 운용사들의 모습도 포착된다. 일단 업계는 사옥의 위치가 잠원동에 위치해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잠원 롯데캐슬 2차, 한신 휴플러스 12차, 명주근린공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신사역, 잠원역도 인접해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약 1만㎡ 부지에 저층으로 아파트를 지으면 5개 동 정도가 가능하다. 다만 잠원동 일대가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3개 동으로 줄어든다. 가구 수는 전용면적 84㎡로만 구성했을 땐 약 200가구 정도, 전용 59㎡ 등 작은 면적대를 포함하면 300~400가구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규모로만 보면 소규모 재건축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따져보긴 해야겠지만 서초구 잠원동이라는 입지만 놓고 본다면 양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가가 재건축돼 롯데건설이 짓는다면 일대가 ‘롯데타운’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상가를 기준으로 북쪽엔 롯데캐슬갤럭시1·2차(684가구)가 상가 남쪽으로는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단 ‘신반포르엘(330가구)’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상가 건너편에 있는 '신반포12차' 역시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지난해 6월 롯데건설이 이 단지 시공사로 선정됐다. 신반포12차는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하고 중소형 단지 최초로 글로벌 건축 디자인 회사 저디(JERDE)와의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롯데건설이 세일즈앤리스백 형태로 본사 건물을 매각할 경우 기존 오피스에서 용도를 신속하게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본사 매각 이후 인수한 투자자로 하여금 자체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롯데건설이 신속하게 본사를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임차인으로 남을 경우 오피스에서의 용도변경이 다소 어려울 수 있고 2종일반주거지역이라 재개발 이후 사업성이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8 month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