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IT
  • 삼성·인텔 2나노 반도체 양산 본격화, TSMC 파운드리 독점 깰 수 있을까

삼성·인텔 2나노 반도체 양산 본격화, TSMC 파운드리 독점 깰 수 있을까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수정

퀄컴, 삼성전자 2나노 칩 시험
삼성, '수율·발열' 오명 씻고 GAA 기술로 재도전
TSMC 독점 구도 흔들릴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인텔이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본격화하며,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독점 구도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균열 움직임은 파운드리 시장의 가격 구조와 무관치 않다. TSMC는 최첨단 공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웨이퍼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으며, 일부 첨단 노드의 경우 한 해 가격 상승률이 최대 2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 삼성전자와 인텔의 2나노 진입은 시장의 가격 질서 재편을 촉발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다만 향후 판세를 가를 핵심은 결국 수율 안정화로, 기술 완성도가 경쟁력의 최종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 퀄컴에 '2나노' 차세대 AP 샘플 공급

13일 복수의 반도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퀄컴에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Snapdragon 8 Elite Gen 5)' 칩셋 샘플을 제공했다. 이 칩은 퀄컴이 내년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위한 차세대 AP로, 삼성의 2나노 공정(SF2) 기술이 적용된 첫 공급 사례다.

삼성의 SF2 공정은 기존 3나노 공정보다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GAA(Gate-All-Around) 구조를 채택해 핀펫(FinFET) 대비 게이트 제어력을 강화, 칩의 성능과 전력소모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삼성은 엑시노스2600 테스트 생산을 통해 해당 공정의 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으며 이번 퀄컴 샘플 공급 역시 내부 품질 기준을 충족한 후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과 퀄컴은 과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4년 전인 2021년 삼성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스냅드래곤 8 1세대'에서 발열과 수율 문제가 불거지면서 협력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당시 삼성의 생산칩에서 안정적인 품질 확보에 실패하자 퀄컴은 '8+ 1세대'부터 대만 TSMC로 생산을 전환했다. 이후 2세대, 3세대 모델까지 TSMC와의 협력은 지속됐다.

최근까지도 시장에서는 삼성이 퀄컴의 파운드리 파트너사로 다시 컴백한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지난 9월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의 '스냅드래곤 서밋 2025(Snapdragon Summit 2025)' 행사에서도 TSMC의 3나노 공정을 공식 생산 파트너로 지정하면서 삼성 복귀 가능성은 한동안 낮게 평가됐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2나노 샘플 공급이 단순 테스트를 넘어 삼성이 퀄컴의 보조 파운드리 파트너로 다시 일부 물량을 담당할 수 있는 강력한 시그널로 본다. 퀄컴의 주요 생산은 여전히 TSMC에서 이뤄지겠지만, 삼성도 일정 수준의 물량을 분담하는 '서브 파트너'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에서는 엑시노스 2600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삼성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마다 2조원 수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데는, 앞선 모델인 엑시노스 2500이 수율과 성능 문제로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엑시노스 2600이 갤럭시S26 시리즈에 성공적으로 탑재될 경우, 파운드리 가동률 증가와 함께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립 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애리조나주 인텔 캠퍼스에서 자사 18A 공정으로 제작된 첫 ‘팬서 레이크’ 코어 울트라3 CPU 웨이퍼를 들고 있다/사진=인텔

인텔, 애리조나팹 본격 가동으로 연내 2나노 양산

삼성전자에 앞서 인텔도 2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공식화한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팹52’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이곳에서 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 레이크(Panther Lake)’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불과 몇 년 전 경영난과 기술 격차로 고전하던 인텔이 ‘세계 첫 2나노’ 타이틀을 내세우며 반도체 기술 리더십 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지금까지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실제로 양산해 온 기업은 삼성전자 TSMC뿐이었다. 인텔이 이번에 발표한 18A 공정은 회로 선폭이 1.8나노급 초미세 제조 기술이다. 인텔은 이번 공정에 GAA 트랜지스터 구조와 후면전력공급을 도입해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새로 공개된 인텔 팬서 레이크는 이러한 2나노 공정이 처음 적용된 제품으로, 올해 말 출하해 내년부터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인텔은 이와 함께 서버용 칩 ‘제온6+(클리어워터포레스트)’도 같은 공정으로 제작해 인공지능(AI) 서버 시장까지 겨냥한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단순한 신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파운드리 사업 재건의 실질적 첫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팹52는 인텔이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세운 첫 대규모 생산 거점이다. AI 반도체 시장 급성장을 겨냥한 인텔의 미국 내 생산 확대는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 복귀전’으로도 해석된다.

2나노 가격 전쟁 본격화 "TSMC 고가 정책 유지 어려울 것"

이처럼 삼성전자와 인텔이 2나노 경쟁에 본격 뛰어들면서 ‘TSMC 천하’로 불리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돌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TSMC가 더 이상 고가 정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 TSMC가 2나노 웨이퍼 가격을 3만 달러(약 4,280만원)로 끌어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2만 달러(약 2,850만원) 수준으로 공급가를 맞추며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앞서 TSMC는 3나노 공정 웨이퍼를 2만 달러에 공급하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2나노에서는 3만 달러까지 가격을 인상한 상황이다. '미세공정' 경쟁력이 뒷받침된다는 자신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은 공급망 확보를 위해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 물량을 확보하려면 웃돈 30%를 얹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워 다른 파운드리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2나노 웨이퍼 가격을 2만 달러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가격 발표는 없지만, 외신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TSMC 대비 3분의 2 수준이다.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으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모바일 칩 고객사와의 협력을 이어가는 한편, 지난 7월에는 테슬라의 AI6 칩 대형 물량을 따내며 성과를 냈다.

업계는 TSMC와 삼성전자의 전략 차이를 뚜렷하게 지적한다. TSMC가 프리미엄 고객사 위주로 고가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삼성전자는 폭넓은 고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 업체나 중견 AI 반도체 기업들은 파운드리 공급처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폭증하는 와중에 TSMC가 애플·엔비디아 등 일부 고객에 물량을 집중할 경우, 나머지 기업들이 삼성전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시장 입지를 넓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다만 관건은 역시 기술 안정화다. 현재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수율을 연말까지 60~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안정적인 양산 능력까지 확보해야만 고객사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다.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