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도 애플 “中 투자 늘릴 것”, 애플이 가속하는 탈중국형 공급망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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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외 최대 시장·주요 생산기지 트럼프 대통령 관세 경고에도 현지 협력 중국 투자 협력 유지 속 공급망 다변화 전략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으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중국 시장 및 공급망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면적 친중 행보 뒤에는 인도와 미국으로의 생산 다변화를 병행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복합적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팀 쿡, 中 산업 수장과 면담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공식 회의록을 인용해, 쿡 CEO가 중국을 방문해 리러청(李乐成) 중국 공업 정보화부장을 만나 애플이 중국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쿡 CEO는 애플의 중국 내 발전을 지원해 준 공업정보화부에 감사를 표하면서 "중국 내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협력 수준을 더욱 높여 윈-윈하는 발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리 공업 정보화부장은 쿡 CEO에게 애플이 계속해서 중국 시장을 탐색하며 중국 공급 업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외국 기업을 위해 좋은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쿡 CEO에게 애플에 현지 부품업체와의 관계를 더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 대부분을 여전히 중국에서 맡기고 있다. 주요 공급처는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 럭스쉐어(Luxshare) 등의 현지 협력사들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다양한 제품 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아이폰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이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여전히 애플의 최대 시장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에서 애플의 출하량은 지난 3분기 1,080만 대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주로 신제품인 아이폰17 시리즈에 기인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3대 업체 중 지난 3분기 매출 증가를 이룬 것은 애플뿐이었다.

아이폰17 시리즈 4종 인도서 생산, 중국 의존 축소 일환
이번 애플의 행보는 세계 2대 경제 대국의 갈등 속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8월 중국에 7,000만 위안(약 14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쿡 CEO는 중국을 방문해 7억2,000만 위안(약 1,430억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펀드 조성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친중국 노선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애플이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관세·무역 리스크에 대한 완충장치를 확보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애플은 미국 수출용 아이폰의 대다수 생산 거점을 옮긴 데 이어 처음으로 신제품 전 모델도 인도에서 만들며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그간 애플은 아이폰 신규 시리즈를 출시할 때 인도에서 일부 품종만 우선 생산했지만, 아이폰17은 고사양인 프로 버전까지 모두 인도에서 생산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제조하는 아이폰 비중은 앞으로 2년 내에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인도에서 수출한 아이폰만 해도 출고가 기준 75억 달러(약 10조4,300억원) 규모다. 지난 회계연도 1년 동안 전체 수출액은 170억 달러(약 23조6,370억원)였는데 올해 수출은 비율상 이를 크게 웃돈다. 애플이 이미 아이폰18의 인도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앞으로 수 주 안으로 초기 생산 작업을 준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공급망 상당 부분 미국 이전 진행도
이처럼 애플은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대응해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만 관세로 11억 달러(약 1조5,280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애플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애플은 미국 내 제조 시설에 기존에 발표한 투자금에서 1,000억 달러(약 140억원)를 추가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과 인도산 아이폰 수입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함이다. 애플은 지난 2월에 향후 4년 동안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09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투자에는 텍사스에 AI 서버 시설, 미시간에 공급업체 아카데미 설립, 미국 내 기존 공급업체에 대한 추가 투자와 2만여 개의 연구개발(R&D) 일자리가 포함됐다.
애플의 추가 투자 계획에는 애플이 공급망을 미국으로 더 많이 이전하는 생산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 내에서 중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공급업체로부터의 구매부터 애플 TV+ 서비스를 위한 미국 내 TV쇼와 영화 촬영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신뢰를 유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인도 등 대체 거점을 시험하고, 미국 내 핵심 부품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탈중국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