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챗GPT가 모두 잘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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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활용도 차이 큰 ‘인공지능’ 데이터 특성 및 예측 가능성 달라 분야별 특화 모델이 ‘AI의 미래’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활용이 증가하면서 분명해지는 사실 중 하나는 AI가 범용이 아니라는 점인 듯하다. 작년에 유럽연합(EU)에서 AI를 업무에 활용한 기업이 전체의 13.5%였는데, 정보통신 분야 기업들의 활용률은 50%가 넘었다. 하지만 금융 및 제조, 의료 산업은 한참 뒤처져 있다.

AI 도입, 산업별로 ‘차이 커’
이유가 뭘까? AI는 데이터 및 문제가 모델과 잘 맞을 때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다. 즉 데이터가 풍부하고 구조화되고 안정적인 언어 및 이미지 인식 등의 분야에서 AI는 빠르게 학습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인다. 하지만 정보 자체의 무작위성이 커서 예측이 어렵고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에서는 결과가 엇갈린다.
이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AI의 미래는 일반적인 챗봇(chatbot)이 아닌 각 산업에서 요구하는 업무에 특화된 부문별(sector-specific) AI에 더 가까워 보인다. 즉 각기 다른 데이터 패턴과 의사결정 구조에 맞춰 훈련된 확률 모델들이 전체 AI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성과 좌우’
여기에 가장 잘 들어맞는 사례가 기상 예보다. 딥마인드(DeepMind, 알파벳의 인공지능 연구소)의 그래프캐스트(GraphCast, 머신 러닝과 그래프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일기 예보 시스템)는 대부분의 예측 정확성 지표에서 유럽 최고의 물리학 기반 예보 시스템을 능가하고 있다. 이는 연산 능력이 아니라 실제 물리 법칙에 기반한 일관성 있고 풍부한 데이터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가 믿을 만하고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 분야에서는 AI의 활용도가 커지지만, 데이터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인간 행동이 주를 이루는 분야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 금융산업이 대표적이다. 데이터가 무작위적이고 불안정하며, 시장의 기대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실제 사실이 아닌 투자자들의 예상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특기인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이 어렵다.
금융 산업 AI 활용은 ‘난항’
대형 언어모델이 금융 거래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언어 기반 AI가 기존의 금융 모델의 예측력조차 능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금융 산업에서 활용도가 전혀 없지는 않다. 경제 추이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뉴스 기사에 나타난 정서를 분석하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감지하는 데는 유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투자자들은 모델 자체의 정확성보다 자산 가치 하락이나 잠재적 손실, 유동성 같은 것에 훨씬 관심이 많다. AI가 금융 산업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실제로 필요한 것들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주: 챗GPT, 틱톡, 포트나이트, 디즈니 플러스,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냅챗, 유튜브,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텔레그램, 트위터, 우버,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넷플릭스(위부터), *챗GPT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1억 명 이용자를 모은 플랫폼임을 보여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상학이 정확성과 물리법칙과의 일관성으로 가치를 끌어올린다면, 의료 산업에서는 질병 유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유려한 문장보다 중요하다. 제조업에서는 결함률(defect rates)과 이로 인한 폐기 비용(scrap costs)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이러한 영역별 지표들에서 AI가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와야 한다.

주: 적대적 AI, 오디오, 컴퓨터 코드, 컴퓨터 비전, 그래프, 지식 기반, 의료, AI 성능 개선, 기타, 음악, 자연어 처리, 게임, 추론, 로봇, 언어, 시계열(보기 좌→우→상→하)
하지만 금융에 AI를 적용하는 일은 데이터 및 모델에 대한 관리(governance)의 중요성 때문에 난이도가 더 높다. 모델은 단순한 예측 정확성이 아니라 샤프지수(Sharpe ratio, 포트폴리오의 위험 조정 수익률), 회전율 조정 알파(turnover-adjusted alpha, 거래 비용을 차감한 투자수익률), 위기 회복력 등의 금융 지표에 따라 평가된다. AI를 이용하는 흉내를 내는 회사와 실시간 성과에 활용하는 기업 간 차이는 철저한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원칙과 규율의 유무에서 비롯된다.
범용 아닌 분야별 모델이 ‘AI의 미래’
생성형 AI 시스템이 발전을 거듭하다 보면 모든 것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물론 진전이 이뤄지겠지만 가장 빠르고 안전한 성과는 여전히 AI와 산업의 특성을 결합하는 방식에서 얻어질 것이다. 앞서 언급한 기상 예보 AI가 물리학 법칙을 존중했기 때문에 성공했듯이, 금융에서의 AI는 리스크 경제학(risk economics, 미시 및 거시경제적 위험 요인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연구)을 충분히 반영해야 가능성이 있다.
중요하게 기억할 점은 AI가 단일한 기술이 아닌 도구상자라는 사실이다. 챗GPT만을 AI로 여기는 것은 투자자와 규제 당국 모두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이 있다. AI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각기 다른 데이터와 지표, 위험을 반영해 독자적인 모습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AI의 미래는 단일한 범용 모델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앞서가는 모델들의 군집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챗GPT가 AI와 동격이라는 환상을 깨고 독특한 방식으로 각자의 산업에 기여하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바라볼 때가 됐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ector-Specific AI: Why Finance Isn’t ChatGPT—and Why That Matters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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