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온라인 구독 경제’ 현실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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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온라인 뉴스 ‘대부분 회피’ 디지털 광고세 도입도 ‘비현실적’ 광고 모델 인정하면서 ‘대안 찾아야’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온라인 뉴스 및 교육 사이트들의 희망은 이용자들이 한때 신문이나 잡지를 구매하듯 콘텐츠 소비를 위해 돈을 내는 사업 모델이었다. 하지만 해당 영역에서 ‘구독 경제’는 끝내 현실화되지 않았다. 작년에 온라인 뉴스에 비용을 지불한 사람들은 주요 경제권에서도 17%에 지나지 않았고 최근 3년간 변화도 거의 없다. 대부분 찾는 정보가 유료인 것을 알면 다른 무료 사이트를 찾아간다.

17%만 온라인 뉴스 ‘유료 구매’
그러는 동안 무료 콘텐츠를 지원하는 광고 시장은 날로 성장해 올해 글로벌 광고 지출은 1조 달러(약 1,424조원)를 넘고 이중 3/4이 디지털 광고인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은 구독이 아닌 광고 기반이라는 사실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정책 당국은 디지털 광고세(digital advertising tax)를 도입해 빅테크(Gig Tech,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의 독점을 완화하고 수익의 일부를 교육을 포함한 공공 부문 지원에 사용하고자 한다.
원론적으로는 가능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광고 매출 및 수익 규모가 압도적인 대기업이 주요 타깃이기 때문이다. 해당 조치가 교육 및 공익 언론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구독 경제를 정착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디지털 광고세는 ‘현실성 부족’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많이 다르다. 미국 메릴랜드주는 2021년 처음으로 디지털 광고세를 만들어 2022년 9,300만 달러(약 1,325억원), 2023년 8,250만 달러(약 1,175억원)를 걷어 교육 지원에 할애한 바 있으며 유럽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 문제는 세금으로 인한 비용을 광고주나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기업의 행태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 항소법원이 메릴랜드주의 ‘소비자 전가’ 금지 명령을 기각하면서 정책 당국이 아닌 플랫폼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작년에 메타의 평균 광고 단가는 신규 세제가 발효되기도 전에 이미 10% 올랐고 알파벳과 메타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와 48%에 이른다. 이들이야 광고세를 흡수할 수도 있고 전가할 수도 있지만, 소규모 사이트들은 광고비가 오르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회피 방법이 전혀 없는 약자가 부담을 감수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의 경우 수요는 일정한데 공급은 일부 업체에 집중돼 있어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다수의 광고주가 높은 광고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구조다. 오히려 클릭당 광고비(cost per click)가 오르면 저렴한 비용으로 독자를 찾아야 하는 중소기업과 지역 언론, 교육 사이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글로벌 광고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디지털 광고의 규모로 볼 때, 포괄적인 세금이 매겨지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미 이용자의 30%가 광고 차단 기능(ad blocking)을 사용해 소규모 업체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 총 소득세(gross-revenue tax)의 추가는 시스템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중소 플랫폼 및 소비자 ‘피해만 키워’
기술 대기업들이 공공재를 지원하도록 한다는 정책 당국의 의도는 중소기업의 영업을 어렵게 하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결과로 귀결된다. 여기에 대형 플랫폼들은 신규 비용이 발생하면 공익 콘텐츠 대신 유료 광고 노출을 더욱 강화할 것이고 이는 교육 부문에 한층 치명적일 수 있다.
광고세 지지자들은 해당 조치가 구독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소비자 행동을 무시한 발상이다. 대부분은 온라인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뿐더러 유료인 것을 알게 되면 무료를 찾아 떠난다. 유료 모델은 프리미엄 콘텐츠나 한정된 이용자에게 통할 뿐 교육이나 뉴스 콘텐츠에는 적용되기 어렵다. 현실을 바로 볼 필요가 있다. 이용자의 83%가 온라인 뉴스에 돈을 내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이들이 뉴스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SNS에 올라오는 짧은 요약을 선호한다.

주: 최근 12개월 내 온라인 뉴스에 비용을 지불한 인구는 전체의 17%에 그침
구독 모델 전환은 ‘몽상’
심지어는 성공적인 구독 모델을 구축한 플랫폼들도 높은 이탈률과 시장 포화로 고민 중이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는 물론 주요 뉴스 플랫폼을 구독 중인 독자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거의 없다. 게다가 학생이나 교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정보를 검색해야 하는 교육 사이트들이야말로 구독 모델과 맞지 않는다. 가입, 로그인, 지불 등의 과정도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광고 기반 모델을 인정하면서 교육 목적에 국한한 세금을 대형 플랫폼에 낮은 세율로 부과하되 중소기업 및 비영리법인은 각종 조치를 통해 보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주목도를 기반으로 한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인터넷 사업 모델을 억지로 구독 경제로 바꾸려는 시도는 실행 가능한 방법마저 지연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이용자들이 원하지 않는 비용을 내도록 강제할 것이 아니라 현행 시스템이 공익을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맞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top Pretending Subscriptions Will Save the Interne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