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태’ 반사이익 네이트온, 적자에도 ‘무광고’ 파격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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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광고 확장'에 역풍 네이트온은 '무광고'로 역주행 적자 속 '승부수', 카톡 이탈자 포섭할까

카카오톡 개편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네이트온이 광고 수익을 내려놓고 '대화 본질'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전환했다. 이번 개편은 공식 스레드 채널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접수된 의견을 적극 반영한 ‘VOC(Voice of Customer) 기반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용자 편의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톡이 '친구' 탭 피드형 전환과 숏폼 공간 추가 등으로 광고 영역을 넓히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네이트온, 소비자 목소리 반영해 서비스 개선
20일 네이트온 운영사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이달 말부터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네이트온 기능 업데이트 및 서비스 운영 방향 개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 첫걸음으로 네이트온은 모바일 버전의 광고를 전면 중단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오직 메신저의 본질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적자 상태에서 쉽지 않은 승부수로 평가된다. 네이트온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광고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광고 제거는 단기 실적을 희생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 카드로 풀이된다.
11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업데이트에는 사용자의 신뢰와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들도 포함된다. 강력한 계정 보안을 위한 ‘2차 인증’이 도입되며, 사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위해 국내 유수의 보안 전문 업체와 협업을 강화해 신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또 대화방 내 메시지를 삭제해도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흔적이 남지 않도록 개선한다. 방장이 특정 이용자를 내보내는 '강퇴 기능'과 접속 기기 상태를 숨기는 '접속 상태 비공개 옵션'도 모바일(iOS/AOS)과 Mac 버전에 추가된다.
이와 함께 모바일 파일함 ‘전체 선택 기능(AOS)’, PC 버전 하단 뉴스 영역 ‘비공개 설정 기능’ 등을 추가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네이트온은 이처럼 신뢰도 높은 사용 환경을 기반으로, 소통의 재미를 더하는 노력도 함께 이어간다. 이를 위해 기존 ‘나만의 이모티콘’ 기능에 더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이모티콘을 추가 도입하는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라인·텔레그램 등도 주목받았지만 반등 제한적
네이트온의 이번 업데이트는 지난달 말 카카오톡 개편에 반발하는 이용자들이 몰리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다. 카카오톡은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같은 피드형으로 전환하고 숏폼 공간을 추가해 광고 영역을 넓히는 개편을 했다가 이용자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불매 운동을 벌이며 네이트온, 라인, 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로의 이동을 택했다.
이 가운데 네이트온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렸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일평균 앱 설치 건수가 534건에 그쳤던 네이트온은 25일 970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6일 1만1,647건, 27일 2만2,447건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개편 발표일(23일) 대비 무려 3,838% 폭증(약 39배)한 수치다. 라인 역시 카카오톡을 대체할 메신저로 주목됐지만 네이트온에 비해 증가폭은 크지 않다. 지난달 26일 기준 라인 신규 설치는 약 2만9,000건으로,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전(22일, 9,160건)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텔레그램 역시 다운로드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소폭 증가에 그쳤다.
텔레그램은 한국에서 잠시 급성장했으나, 보안 논란과 범죄 이미지 때문에 메인스트림이 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메신저 사용 행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라인 또한 일본과 동남아에서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뿌리내리지 못했다. 더군다나 라인은 일본 내 사용자만 9,600만 명에 달하는 사실상 '일본 국민 메신저'라는 인식이 크다. 또한 라인은 PC-모바일의 연동 성능이 낮은 데다 페이 서비스와의 연계 기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라인의 플레이스토어 리뷰에도 '개선할 점이 너무 많다', '카톡에서 넘어오려 했는데 진입이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용자 외면 부른 오판, 글로벌 실패 사례의 전철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이 새 버전 업데이트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용자들의 이탈이 장기적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카카오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단 입장이지만,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해외 주요 플랫폼들이 메신저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을 사실상 역행한 행보로 평가된다. 실제 메타가 운영하는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는 올해 7월 다이렉트메시지(DM)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이달부터 최대 50명까지 참여 가능한 그룹 DM 기능을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메타는 스레드와 함께 인스타그램에서도 메신저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숏폼 기능인 릴스와 함께 DM이 이용자 체류 시간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가 되면서, 인스타그램은 앱 UX(사용자경험) 구조 자체를 ‘대화 중심’으로 개편 중이다.
X 역시 메시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X는 지난 6월 자체 암호화 채팅 서비스인 ‘XChat’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종단 간 암호화(E2EE)를 적용해 사용자가 보다 안전하게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 또한 영상 댓글, 스토리 공유, 친구 간 DM 기능을 통합해 이용자 간 대화를 확대하고 있다. 추천 피드 내 상호작용을 강화하면서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실시간 대화와 커뮤니티 형성을 동시에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카카오톡은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개편하고 숏폼 탭을 신설했다. 메신저를 사실상 SNS화 해 이용자들을 붙들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광고 수익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피드형으로 개편되면 이용자들이 스크롤하는 피드 중간중간에 광고를 더 삽입할 수 있다. 여기에 추후에는 인공지능(AI)을 카톡 내 다양해진 서비스들과 연결해 시너지를 낼 전략까지 고려한 것이다. 이는 카카오의 계열사 줄이기 행보와 관련이 깊다. 최근 카카오는 2년 만에 계열사 45개를 정리하며 ‘문어발식 확장’을 멈췄는데 그 틈을 광고·AI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메우겠다는 계획이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기업이 정체 위기에 몰리자 기존 철학과 원칙을 뒤집고 이용자 경험을 희생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이용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등을 돌렸고 “틱톡·인스타그램을 섞은 혼종”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메신저 본연의 ‘단순함’과 ‘사생활 분리’ 기능이 SNS 요소에 침해 당하면서 거부감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누더기처럼 여기저기 붙은 광고는 사용자들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글로벌 SNS가 메시징 기능을 강화한 것은 기존 공개 소통 채널에 ‘친밀한 사적 소통’이라는 부가 가치를 더하는 것으로 인식돼 이용자 반발이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결국 업데이트 엿새 만에 백기를 들었으나 비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민심을 거슬렀다가 위기에 직면한 곳은 카카오톡만이 아니다. OTT 절대 강자 넷플릭스, SNS 플랫폼 디그,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의 원조 프리챌 등도 잘나가던 시기에 ‘핵심 이용자 기반’을 무시한 잘못된 결정으로 급격한 위기를 겪었다. 넷플릭스는 DVD와 스트리밍 요금제를 분리해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다가 구독자 이탈과 주가 폭락을 초래했고, 디그는 사용자 중심 큐레이션을 버리고 대형 언론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다 충성 이용자가 레딧으로 이동해 트래픽이 붕괴됐다. 프리챌의 경우 급작스러운 유료화로 이용자 반발을 샀고, 결국 경쟁 서비스로의 대이동과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다. 모두 성장의 원천이던 이용자 신뢰를 간과한 대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