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XR, 비전 프로보단 낫고 퀘스트 3은 못 이긴다?
입력
수정
삼성전자,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시장에 도전장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메타 '퀘스트 3' 이기긴 역부족 메타, 퀘스트 4 대신 고급형 XR 헤드셋·스마트 글라스에 힘 실어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비교적 저렴하고 착용자 부담이 덜한 디자인을 갖춘 XR 헤드셋을 선보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의 XR 기기가 유의미한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메타 '퀘스트 3'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부족해 잠재적 고객 수요를 흡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XR' 베일 벗었다
22일 삼성전자는 헤드셋 형태의 XR 기기 '갤럭시 XR(Galaxy XR)'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시했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 3사가 협력헤 제작한 기기로, 삼성전자가 제조를 맡고 구글이 운영체제(OS) 및 소프트웨어(SW)를 담당했다. 칩셋은 퀄컴이 개발한 고성능 '스냅드래곤® XR2+ Gen 2 플랫폼'이 탑재됐으며, 3사가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도 최초 적용됐다.
시장에서는 갤럭시 XR이 비전 프로의 실패 전례를 반면교사 삼았다는 평이 제기된다. 애플이 2024년 2월 미국에서 처음 공식 출시한 비전 프로는 출시 전 큰 기대를 모았지만, 3,500달러(약 490만원)라는 높은 가격대와 600g의 부담스러운 무게로 인해 대중화에 실패했다. 아이폰 16의 무게가 170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자는 사실상 아이폰 4개 무게의 기기를 머리에 착용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외장 배터리(353g)까지 더하면 사용자가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최대 1㎏까지 늘어난다.
반면 갤럭시 XR의 국내 판매가는 269만원으로 비전 프로 대비 눈에 띄게 저렴하며, 545g의 무게로 설계돼 비교적 사용자의 착용 부담이 적다. 디스플레이 성능도 비전 프로를 상회한다. 갤럭시 XR에는 현재 나온 XR 기기 중 가장 높은 사양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적용됐으며, 센서 역할을 하는 카메라 2개, 동작 인식 카메라 6개, 안구 추적 카메라 4개, 관성 측정 장치 등 총 19개 센서가 탑재됐다.

퀘스트 3의 압도적 입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갤럭시 XR이 비전 프로 대비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 시장 곳곳에서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 XR이 유의미한 수준의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으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XR 시장의 명백한 선두 주자인 메타의 퀘스트 3가 있다.
퀘스트 3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퀘스트 3 기본 모델의 판매가는 499달러(약 67만원)로 비전 프로 기본형의 7분의 1 수준이며, 갤럭시 XR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지난해 공개된 퀘스트 3S의 가격은 128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299.99달러(한국 판매가 약 44만원)에 불과하다. 기기 무게 역시 퀘스트 3가 515g, 퀘스트 3S가 513g로 비전 프로와 갤럭시 XR을 모두 앞선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이용 부담이 적은 기기 디자인을 무기 삼아 생태계 기반이 될 잠재적 고객 수요를 끌어오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성능 역시 준수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비전 프로보다 퀘스트 3가 더 좋은 제품이라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내놓을 정도다. 지난해 저커버그 CEO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많은 사람이 비전 프로가 3,000달러(약 400만원) 더 비싸기 때문에 품질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솔직히 대부분 용도에서 퀘스트가 훨씬 더 낫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밝은 화면 △넓은 시야 △많은 몰입형 콘텐츠 △와이어가 없는 무선형 △가벼운 무게 △손 추적 기능 등 퀘스트 3의 장점을 다수 제시했다.
메타, 차세대 퀘스트 기기 개발에 '난항'
다만 메타는 2023년 10월 퀘스트 3 공개 이후 차세대 XR 헤드셋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메타 퀘스트 시리즈의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리얼리티 랩은 항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추진하며 다수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완성해 왔으나, 그중 상당수가 모종의 이유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폐기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메타 퀘스트 4 시리즈 2종 역시 메타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출시 일정이 연기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타가 내년 기존의 메타 퀘스트 시리즈와는 다른 스타일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해외 게임 매체 게임랜트는 메타가 2022년 출시된 스탠드얼론 MR 디바이스 ‘메타 퀘스트 프로’의 뒤를 잇는 후속작이자,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메타 퀘스트 시리즈보다 한층 고도화된 성능 및 기능을 제공하는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의 기술 저널리스트 마크 거먼 역시 “메타가 예상대로 메타 퀘스트 4를 개발 중이며, 퀘스트 프로의 후속 모델이 될 수 있는 신규 고급 모델의 개발도 병행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메타는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서도 손을 떼지 않고 있다. 매해 관련 사업으로 인해 적자가 쌓이고 있음에도 불구,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플랫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는 양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행사 ‘메타 커넥트 2025’에서 △레이밴 메타 2세대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오클리 메타 뱅가드 등 스마트 글래스 신제품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