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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인프라 부족한 상태로 PF 뛰어들어" 상호금융 건전성 비상, 제도·시스템 손질 필요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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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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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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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 떠안은 상호금융권, 연체율도 급등
무리한 부동산 PF 영업의 후폭풍, 금융당국 칼 빼 들어
일각선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 필요하다" 분석 제기

새마을금고와 농·축·수·신협 등 상호금융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나란히 악화했다. 지방 지역 사회에 ‘풀뿌리 금융’을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지나치게 골몰한 결과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호금융 규제 강화 및 감독 체계 개편 방안 검토에 나섰다.

상호금융권의 부실 위기

27일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농·축·수·신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은 올해 상반기 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호금융권은 2023년 2조1,2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후 2024년 6,800억원의 적자로 전환한 바 있다. 올해는 아직 반기 실적만 집계한 것인데도 작년 연간 적자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는 작년 상반기 3,900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던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2,600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은 다른 통계치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산림조합의 단위조합 중 적자를 기록한 조합 수는 2021년 25곳에서 올해 222곳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조합의 평균 연체율은 2021년 1.34%에서 2025년 6.88%로 약 5.1배,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2021년 4조8,862억원에서 2025년 24조6,827억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상호금융권의 위기가 가중된 배경에는 부동산 대출 등 기업여신 중심의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다. 상호금융권은 2021년 건설 경기가 호황이던 때 부동산 PF 대출을 무리하게 늘렸다. 이후 2022년 강원 레고랜드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 부동산 PF 사업장이 줄줄이 부실화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폭등했고, 상호금융권을 비롯해 PF에 중점을 뒀던 금융기관들의 자산 건전성 및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당국, 제도 개선 필요성에 주목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상호금융권 제도 개선 의지를 표명해 왔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상호금융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상호금융 개혁안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TF 회의에서는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수년간 상호금융권이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 탓이다.

실제 상호금융은 지난 10년간 조합원 대출 비율을 대폭 낮췄고, 일반인이 출자금을 내고 가입하는 준조합원 대출을 늘렸다. 준조합원 대출은 농업·어업인 등에 대한 정책 자금 대출과 달리,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이 주를 이룬다. 상호금융은 준조합원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 취지와는 거리가 먼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대폭 확대했다. 상호금융 대부분은 조합원 대출을 총대출의 절반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부동산·건설업 대출 비율이 50%를 넘어선 곳이 수두룩할 정도다. 금융당국은 조합원 대출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해 이러한 영업 행위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본다.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상호금융은 저축은행보다 규모가 크지만, 오히려 보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예컨대 저축은행은 총자산이 1,000억원 이상이면 상근감사를 임명해야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감사 선임 의무가 아예 없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새마을금고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산 8,000억원 이상 대규모 새마을금고의 상근감사 선임을 의무화했다.

본질적 문제는 '시스템'에 있다?

상호금융권의 부실화 문제는 최근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상호금융 감독 체계 일원화에 적극 동의한다”며 “현재의 중앙회 중심 관리 방식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부실 방지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행정안전부가 최근 금융당국으로의 감독 체계 일원화(이관) 관련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중심이 돼 일원화된 감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호금융권은 일반 금융회사와 달리 감독 주체가 부처별로 분산돼 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신용 사업은 행안부와 금융위가 협의하고, 경제 사업은 행안부가 담당한다. 농협·수협·산림조합 등은 금융위가 신용 사업을, 이외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에서 각각 경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감독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부터 자산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감독권 이관에 대한 주장이 힘을 얻는 추세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단순 감독 체계 개선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상호금융권의 부실화 사태의 근원에는 은행권 대비 부족한 심사 인력 및 미흡한 사후 관리 인프라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상호금융권에서는 부동산 호황기 당시 프로젝트별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하지 않은 채 시행사 신용이나 담보 가치만 보고 자금을 공급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제대로 된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으니 시장 거품이 빠지고 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진 뒤 부실화 위기가 두드러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호금융권에는 단순한 부실 해소 및 감독 체계 개선을 넘어 인력 재조정을 비롯한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며 "현재 운영 상황을 방치하면 시장 거품이 생길 때마다 상호금융이 뇌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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