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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항공사 출범 앞둔 대한항공, 신규 항공기·엔진 도입 등에 연 6조원 투자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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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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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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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맞춰 보잉사 등과 70조원 계약 체결
캐나다 웨스트젯 지분 인수 등 글로벌 확장 가속
장기차입·사채 발행해 자금 확보, 재무 부담 확대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의 무인기 JUMP 20/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에 나섰다.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인수에 이어 보잉사 등과 70조원 규모의 항공기·엔진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평균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항공기 노후화에 따른 신규 항공기 도입, 통합 항공사 기단 재편 등 필수적인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자기자본의 6배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무인항공시스템 투자, 방산으로 영역 확장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강화와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보잉사와 362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항공기 103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해당 항공기에 탑재될 엔진 구매를 위해 GE에어로스페이스와 137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별도 계약도 맺었다. 이번 계약은 팬데믹 이후 국제선 네트워크 복원과 장거리 노선 확장을 추진해 온 대한항공의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난 23일에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의 지주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Inc.)와 케스트렐 홀딩스(Kestrel Holdings Inc.)의 지분 11.02%를 2억1,700만 달러(약 3조9,00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회사 웨스트젯의 지분 10%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번 거래에는 델타 항공과 에어프랑스-KLM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인수 계약으로 웨스트젯의 이사로 선임됐다. 웨스트젯 이사회에는 벤자민 스미스 에어프랑스-KLM 회장을 비롯해 항공업계 주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항공은 미국 군용 무인기 1위 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와 전술 무인항공시스템 개발과 생산 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에어로바이런먼트의 무인기 JUMP 20을 기반으로 한국군 운용 환경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JUMP 20은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고정익 무인기로, 별도의 활주로나 발사장비 없이도 30분 이내 전개와 회수가 가능하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을 입증받은 기종으로, 대한항공의 기술력과 결합해 국산화 가능성도 기대된다.

부채 총계 24조원 넘어서, 1년 새 4조원↑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보잉사와 GE에어로스페이스의 총 499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계약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10조7,806억원)의 645.6%에 해당한다. 기존에 공시한 신설투자 규모도 조정됐다. 신규 시설투자액은 당초 8조7,098억원이었지만 최근 10조3,656억원으로 늘어나 2024년 말 기준 자기자본(10조9,631억원)의 94.6% 수준에 이른다.

대한항공 장기 기재 계획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9년까지 총 10조4,000억원이 투입돼 연평균 8,933억원의 투자가 집행된다. 보잉사·GE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체결한 70조원 규모의 계약은 현재 서명식만 진행된 상태로, 본계약 체결 후 투자기간이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협의 내용을 토대로 투자 기간을 항공기 인도 일정이 마무리되는 2030년대 말까지로 가정하면 연평균 5조원의 추가 지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장기차입과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의 장기차입금은 1조3,315억원, 사채 발행액은 9,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1%, 14.6% 증가했다. 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264억원으로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채 부담도 함께 늘어 상반기 부채 총계는 24조1,336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원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포인트 늘어난 223.9%, 총차입금은 3조원 늘어난 14조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앞두고 기단 재편 작업

이처럼 대한항공이 무리를 하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신형 항공기와 엔진 도입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항공기 확보가 필수적이다. 기재를 제때 들이지 못하면 운항 효율이 떨어지고 향후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이어진 항공기 공급망 문제로 항공사들이 적기에 항공기를 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항공기 주문 시점을 경쟁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아시아나와의 통합에 따른 기단 재편도 항공기 도입을 미룰 수 없는 이유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 보유 항공기 82대 중 60대가 에어버스 기종이고 대한항공은 161대 중 107대가 보잉 기종이다. 이렇듯 양사의 기종 차이가 뚜렷해 조종사 양성, 부품 확보, 정비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단일 기종 체계는 정비와 운항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기단이 단순할수록 조종사 훈련과 부품 조달도 용이해 시너지 효과도 커진다.

노후 기재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양사 모두 노후 항공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단계적 퇴출이 불가피하다. 평균 기령은 약 11년으로, 이번에 구매한 항공기 도입되는 2030년대 말이면 기재 노후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2027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단 재편의 일환으로 보유 기종 송출 등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2030년대 후반까지의 선제적 항공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업황 회복세는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대한항공의 실적도 팬데믹 이후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최근 7년간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올해 들어 잠시 주춤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7조9,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7,499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되살아난 수요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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