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인프라로, ‘구글 천하’ 속 오픈AI가 바꾸려는 IT 수익의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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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지면 부재 한계 극복 시도 잇따라
검색창 벗어난 정보시장 재편 움직임
‘비광고형 모델’의 지속 가능성 불확실

인공지능(AI) 운영체제 주도권 경쟁이 구글과 오픈AI의 정면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구글이 광고 중심 생태계에 머물며 AI 통합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오픈AI는 광고 지면이 없는 대신 구독과 개인 비서, 검색 서비스로 개별 사용자 ‘맞춤형 생태계’ 구축을 노리는 식이다. 오픈AI는 ‘Agent Kit’ 공개와 ‘챗GPT 아틀라스’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지만, 인프라 의존과 적자 부담 등이 한계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광고 중심의 시장 구조를 흔드는 오픈AI의 실험이 어느 정도 성과로 이어질지에 따라 시장 주도권 또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광고 중심 생태계 vs. 인프라·구독 기반 모델
3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AI 산업은 구글과 오픈AI의 각축전으로 좁혀지면서 양사가 처한 전략적 난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 역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체는 “구글은 막대한 기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 지속해 온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갇혀 핵심 AI 기술의 전면적 통합 단계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오픈AI에 대해서는 “혁신과 폭발적인 사용자 기반 확장을 통해 급성장했으나, 자체 컴퓨팅 인프라 부재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재정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두 회사의 주도권 경쟁은 기술력과 사업 구조의 상반된 조건에서 비롯됐다. 구글은 트랜스포머 등 핵심 알고리즘과 텐서처리장치(TPU)·딥마인드 같은 연구 조직을 기반으로 한 막강한 내부 인프라를 갖췄지만, 광고 노출 감소가 수익 구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AI 통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오픈AI는 빠른 실험과 사용자 확장에서 기동성을 확보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외부 클라우드 인프라에 의존하는 탓에 재정 압박이 심화한 상황이다. 업계는 오픈AI가 올해 최대 78억 달러(약 11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오픈AI가 선택한 돌파구는 ‘에이전트 키트(Agent Kit)’다. 오픈AI의 연례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DevDay 2025)’에서 공개된 이 도구는 코드 작성 없이 시각적 캔버스에서 메시지 분류, 데이터 소스 연결, 결과 위젯 구성, 권한·안전·프라이버시 제어를 블록처럼 조립하고, 완성된 에이전트를 수 분 내 웹사이트에 배포하도록 설계됐다. 시연에서는 일정 추천 시나리오가 구현됐고, 요청·응답 로깅과 간단한 성능 점검, 비식별화 필터가 포함된 구성이 소개됐다. 오픈AI는 “개인 개발자부터 기업까지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에이전트 키트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오픈AI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챗GPT를 ‘무엇이든 물어보는 시스템’에서 ‘무엇이든 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의 전략적 의미는 과금 접점 확대와 파트너 확장에 방점이 찍힌다.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 단계에 붙으면 구독·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엔터프라이즈 통합 등 유료 전환 경로가 늘어나고, 채팅형 상호작용이 업무 지시와 자동화로 전환되는 과정에 체류·재방문·지불 의사가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이에 따라 에이전트 생태계의 확장 속도, 사용자당 수익성 지표의 개선, 파트너 통합 사례의 축적 등 세 항목이 향후 오픈AI 수익성 전환의 타이밍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검색 편의성·접근성 높였지만 정확도·출처 검증은 한계
이와 함께 오픈AI는 검색 시장에서도 대화 중심 탐색을 전면에 내세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AI 기반 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는 사용자가 키워드를 입력하는 대신 챗GPT와 대화로 의도를 설명하면, 브라우저가 직접 웹을 탐색해 결과를 정리해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컨대 휴가지 정보를 훑다가 “비슷한 일정의 항공권과 숙소 가격까지 비교해 줘”라고 말하면 관련 후보를 정리하고, 일정 추천이나 요약 위젯 형태로 결과를 정돈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주소창 입력과 탭 전환, 새 창 열기 등 전통적 동선은 최소화된다.
오픈AI는 이를 통해 사용자가 검색어를 고르고 링크를 일일이 클릭하던 절차를 ‘대화-자동 탐색-요약 제시’로 치환하고, 브라우저 자체를 개인화된 정보 도우미로 재정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픈AI는 “사용자가 나열된 링크를 클릭해 드나드는 기존 탐색을 대신해 같은 창에서 자연어 대화만으로 후보 비교·세부 조건 조정·후속 탐색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초기 반응은 높다는 평가와 함께 기존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주소창과 단축키, 탭 관리와 어떤 조합으로 쓰일지에 대한 관찰 필요성 등이 병기됐다.
업계 영향력은 시장 점유율과 이용 행태 변화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시장 통계에 의하면 지난 7월 기준 데스크톱 브라우저 검색의 5.99%가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이뤄졌는데, 이는 1년 새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LLM 검색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빅테크와 AI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구글은 ‘제미나이 인 크롬’을 출시하며 AI 통합 전략을 강화했고, 퍼플렉시티는 ‘코멧’, 더 브라우저 컴퍼니는 ‘디아’를 각각 선보이며 대화형 탐색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사용자들의 데이터 접근 구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대화가 곧 검색’이라는 전환은 정확도나 신뢰 문제를 즉시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한계 또한 안고 있다. 대화형 응답은 출처와 맥락이 단순화되기 쉬워 결과 단계에서 출처 표시·원문 보기·검증 도구 등을 함께 제공하는 보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변화는 브라우저가 사용자의 의도를 탐색하고 요약해 후속 작업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도로 평가된다. 정보 접근의 출발점을 키보드 입력이 아닌 ‘대화’로 옮기면서 이용자의 편의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험대 오른 오픈AI 수익성
다만 업계 전반에서 포착되는 이러한 시도가 광고 수익 중심의 IT 생태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핵심 쟁점은 대화형 탐색이 기존 클릭·노출 단위로 설계된 광고 경제를 실제로 대체할 수 있느냐다. 검색 결과 페이지가 요약 응답으로 대체되면 광고 슬롯은 줄어들고, 과금 기준도 조회에서 과제 수행·결과 보증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구글은 급격한 전환이 기존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속도 조절 중인 반면, 오픈AI는 변화의 선봉에 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두 모델이 충돌하는 구간에서 트래픽과 매출의 ‘제로섬’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오픈AI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린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당장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낙관론자들은 오픈AI가 향후 IPO를 통해 최대 600억 달러(약 86조원)를 조달할 것이란 기대를 내놨다. 그에 대한 근거로는 최근 오픈AI와 MS가 투자 계약을 손보면서 클라우드 사용 약정 규모가 2,500억 달러(약 350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꼽았다. 인프라 확충을 동반한 매출 확대 시나리오가 제시된 만큼 R&D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조달 등 선제 투자가 속속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반대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은 오픈AI의 취약한 손익 구조를 문제 삼는다. 현재 오픈AI의 연간 AI 학습·추론 비용은 70억 달러(약 10조원), 인건비는 15억 달러(약 2조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파트너와의 수익 배분(현금흐름의 20%) 등이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구독 단가와 사용량의 불일치, 추론 단가의 하락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리스크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현재 챗GPT 구독자는 약 800만 명인데, 이 중 유료 구독자는 5% 수준”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오픈AI의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쟁 또한 갈수록 격화하는 형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픈AI의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약 719조원)까지 거론되며 ‘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면서 “그러나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 역시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흥분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오픈AI의 실험은 광고 의존 모델에 균열을 낼 잠재력이 있지만, 고정비 구조와 수익 배분, 정확성·책임성 확보 비용이 겹치며 단기간에 기존 질서를 대체하기보다는 점진적인 보완재로 작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