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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착시, 기술력 없는데 마케팅만 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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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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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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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제어·센서 개발 등 여전히 초기 단계
8만 달러 로봇도 물건 위치 입력 필요
낙하·전도에 이어 인간 공격 사례도
중국 로봇기업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미끄러진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휘슬린디젤(WhistlinDiesel) 캡처

사람을 대체할 수단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지만, 여기엔 거품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로봇 기업들의 화려한 마케팅에 혹한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건 '돈 낭비'라는 지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확장되기 전에 신뢰성, 안전성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현장 기술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1억 짜리 휴머노이드, 요리하다 ‘꽈당’ 처참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최근 들어 IT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거품이라는 경고가 줄을 잇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한계는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 실험실에서도 나타났다.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내 리빙랩은 실제 주방 환경을 재현한 로봇 실험 공간으로, 이곳에서 한국 레인보우로보틱스의 8만 달러(약 1억1,500만원)짜리 휴머노이드 로봇의 레모네이드 제조 시연이 펼쳐졌다. 해당 로봇은 바퀴형 베이스 위에 양팔을 장착한 형태로, 물이 담긴 용기에 가루를 넣고 젓는 작업을 수행했다. 시연은 성공적이었지만 로봇이 물건의 위치를 미리 입력 받았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시연 개발에만 약 1년이 소요됐지만, 스스로 물체를 식별하거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도 다르지 않았다. 해당 로봇은 발포 블록을 쌓아 피라미드를 만드는 시연에서 블록을 집어 올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쌓는 과정에서 기초 블록을 쓰러뜨리거나 최상단 블록이 즉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유니트리 로봇은 테니스공을 고속으로 던지는 시연 중 공을 너무 빠르게 발사해 벽에 튕긴 뒤 사라지게 했고, 2차 시도에서는 균형을 잃고 카펫 바닥에 얼굴부터 넘어졌다.

유니트리 로봇의 한계는 최근 한 유튜버의 실험에서도 드러났다. 미국 유튜버 코디 데트윌러(채널명 휘슬린디젤)는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가격 8만 달러)의 손을 프라이팬에 테이프로 고정한 뒤 볶음 요리를 맡겼다. 하지만 G1은 프라이팬을 제대로 잡지 못해 음식을 바닥에 흩뿌렸고, 곧 음식물을 밟고 미끄러져 바닥에 넘어졌다. 결국 주방은 음식물로 뒤덮였고 주인과 로봇이 함께 미끄러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G1은 탑재된 3D 라이다(LiDAR) 센서와 심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 인식을 수행하지만, 사전 프로그래밍이 없으면 걷기와 손 흔들기 정도밖에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별도의 설정 없이 주방 환경에 투입될 경우, 예상치 못한 오류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역대급 코미디", "이게 진짜 현실적인 실험"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이러다 20년 뒤 로봇에게 복수 당할 것", "인공지능(AI)이 7년 안에 인류를 없앨 이유가 생겼다"며 조롱 섞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투자는 “돈 낭비”

전문가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MIT 출신 로봇 공학자 로드니 브룩스는 최근 에세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고 있지만, 이는 돈낭비”라며 “이들 기업이 인간의 동작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로봇에 숙련성을 가르치는 방식은 매우 환상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인간 손가락에는 1만7,000여 개의 특수 촉각 수용체가 존재하지만, 로봇은 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우리는 촉각 데이터에 대한 전통이 없으며, 이는 인간 손의 복잡성을 모방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라고 강조했다. 또 "머신러닝이 음성·이미지 인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건 수십 년간 데이터 축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로봇 분야는 아직 기반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수잔 비엘러 국제로봇연맹(IFR) 사무총장도 휴머노이드 열풍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과장된 기대와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 산업은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엘러 사무총장은 IFR이 지난 7월에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보고서의 목적은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현실의 괴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엘러 총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도 진단했다. 아직까지는 연구개발(R&D) 목적이나 맞춤형 제작을 하는 수준이며, 새로 등장한 기업들은 시연용 시제품을 내놓는 단계라는 지적이다.

라파엘로 단드레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유용할지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과 이를 현장에 투입해 수익을 내는 일은 다르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얼마나 경제적인지,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보스턴 로봇 기업가 시드니 매클로린은 "아침에 달걀을 요리하는 것만 생각해도 무한한 변수가 있다"면서 "지루하고 위험한 단일 고부가가치 작업을 수행하거나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로봇은 유망하지만 인간을 대체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기술력 등 해결 과제 산적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사실상 '가상의 시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 243억 달러(약 35조1,200억원)에서 2032년 6,600억 달러(약 953조원)로 성장해 연평균 45.5%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로, 모건스탠리는 2034년 60조 달러(약 8경6,000조원) 규모로 각각 예측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운영 형태와 작업 구조는 여전히 초기 단계며, 인간의 감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부품 수준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병목 현상도 존재한다. 여기에는 짧은 작동 시간과 높은 다운타임을 초래하는 배터리 용량 제한, 휴머노이드 로봇 확장을 지연시키는 고정밀 나사의 낮은 생산량, 그리고 정밀작업을 위한 고급 촉각 센서를 갖춘 손 개발이 포함된다.

민첩성 측면에서도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민첩성과 미세 운동 제어 기술은 아직 비교적 초기 단계며, 촉각 감도와 정밀도에서도 실제 격차가 존재한다. 아울러 이미지 인식과 센서 기반 위치 인식 등 핵심 기술들도 여전히 환경 노이즈에 취약하며, 거울이나 금속 반사면, 열원(熱源)이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인식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알고리즘 보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 수준의 총체적 문제로 꼽힌다.

더 큰 과제는 안전성 개선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 개념은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예컨대 자동차 공장 내에서 로봇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려면 로봇의 예외 상황 대응 능력과 사고 예방 기술이 필수지만 아직 오작동을 제어하는 기술도 구현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중국의 한 로봇 연구소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갑자기 제멋대로 움직이며 옆에 있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연구원 두 명이 크레인에 매달린 로봇을 작동시키자 로봇이 갑자기 팔을 흔들며 연구원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연구원들이 로봇에서 피했고 이에 로봇 주변에 있던 모니터 등이 떨어졌다. 로봇의 공격적인 행동은 연구원이 뒤에서 크레인을 잡아당긴 뒤에야 멈췄다. 가정용 로봇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휴머노이드가 넘어지거나 오작동할 수 있다는 점, 뜨거운 물체나 식칼과 같은 날카로운 물건을 다루는 것에 대한 위험 등이 대표적인 우려 사항이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요구된다.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과정에서도 제조사, 소프트웨어 제공자, 사용자 간 책임 분담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예외 상황에서 로봇 행동을 예측하고 제어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확보 작업도 중요하다. 국제 표준인 ISO 10218은 로봇과 사람 간 협업을 위한 안전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특화된 기준은 부족한 실정이다.

테슬라 옵티머스, 피겨, 아마존 아스트로 등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만연한 거품을 대변한다. 피겨의 경우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10억 달러를 투자받았지만 기술 한계에 부딪혀 결국 개발을 포기했고, 아마존은 2013년부터 가정용 로봇을 개발했으나, 마찬가지로 기술 장벽에 가로 막혀 5년 만에 프로젝트를 접었다. 이후 아마존은 아스트로 로봇을 야심 차게 내놨지만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테슬라 역시 2021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았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당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옵티머스를 5,000대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수백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스터플랜4 발표에서도 옵티머스를 언제 생산공장에 투입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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