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거품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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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거품론, 기술이 거품인지, 금융시장 평가가 거품인지 구분해야 금융시장 거품론은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수익성이 따라오면 사라질 것 기술적인 한계는 명확한 상황, 수익성 모델 확보를 위해 하드웨어에 투자 중 수익성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AI거품론의 가부가 결정될 것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주요 빅테크가 AI 투자를 늘리기 위해 과도한 차입에 나서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다. 월가에서는 AI 기업의 이익이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빅테크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AI 투자를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자금조달 구조를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 오라클, 오픈AI 등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사모펀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발행 등이 뒤섞인 일종의 ‘프랑켄슈타인식 금융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AI에 거대한 판돈을 걸었지만, AI 열풍이 진정된 뒤 이처럼 복잡한 거래 구조가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AI거품론 - 기술이 거품인가? 금융시장 평가가 거품인가?
필자는 AI라는 기술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과대 평가되어 있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왔다. 과거에 비해 계산 효율이 개선된 점, 그간 계산에 어려움을 겪던 패턴을 찾아내는데 효과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구축되었을 뿐인데, 마치 내일이면 강(强)인공지능이 나와서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AI 로봇의 조잡한 움직임, 단조로운 움직임, 마케팅을 위해 제한된 움직임 등을 보면서 조건 판단 방식이 아니라 환경 대응식으로 일반화하는데 대단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고, 데이터 베이스에 없는 정보를 질문했을 때 마구잡이로 짜집기 한 답변을 내놓는 대형언어모델(LLM)들을 보면서, 기술적으로 가능한 영역과 마케팅된 영역 간의 차이, 마케팅된 영역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기능과의 차이가 뚜렷히 느껴질 뿐이다.
최근까지는 기술이 거품인지, 어디까지가 가능한 영역인지에 대해 직접 수학 모델을 만들고 코드를 구성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AI거품론'은 기술에 대한 거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빅테크 기업들이 하드웨어 설비 전쟁에 나서면서 자금 확보를 위해 무리하다보니 금융시장의 평가가 거품인지 여부가 더 'AI거품론'의 핵심으로 바뀐 것 같다.
스타트업 투자와 달리 주식으로 거래되는 경우들이 많다보니 주식시장에서도 AI거품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매일매일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주면서 거품 여부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정작 거품인지 여부에 대해서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아니 그 누구도 거품이 터지기 전까지는 거품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단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을 뿐이고, 사후적으로 내가 맞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금융 시장 거품의 본질 - 사전적 가치와 사후적 가치 간의 차이
거품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네덜란드 튤립 거품부터 지난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최근의 비트코인 거품, 그리고 AI 기업 가치 거품론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정리된다. 오늘의 가치가 내일도 인정 받을 수 있느냐 여부다. 논란이 되는 이유는 내일은 인정 못 받을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고, 자산을 갖고 있는 분들이 내일도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폰지(Ponzi) 사기 형태로 끌어넣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더 격화됐다.
때문에, 자금만 투자하고 가격 차트만 바라보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 FI)는 이 논란에 답변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 분들의 노력은 기껏해야 거품 논란을 부추기는 효과 밖에 낳지 못한다. 거품 논란을 부추길 수록 마케팅 효과 덕분에 가격이 더 오를테니, FI들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논란을 만들어낼 것이다.
실제로 거품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사람들은 실제 그 가치를 창출하는 중인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 SI)와 기업 내에서 실제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술 인력들이다.
그 기술 인력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아무리 SI들이 주변 병풍에 해당하는 다른 기업들을 끌고 와 봐야, 테라노스(Theranos)가 겪은 것처럼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반대로 기술이 있고, 그 기술로 수익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거품이 아닌 것을 증명할 수 있다. SI들은 그 시간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즉, 'AI거품론'이 금융시장 거품인지 기술 거품인지에 대한 질문은 결국 기술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좁혀진다. 모든 파생 자산의 가치는 언제나 기초 자산의 가치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AI로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향상, 노동 비용 절감 효과는 얼마나 될까?
금융시장 관계자들을 만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하드웨어 기업들만 AI 산업에서 돈을 벌고, 오픈AI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는 중인데, 투자할 가치가 있냐는 질문들을 많이 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주가는 향후 2-4분기 동안의 영업이익, 순이익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분들 입장에서 앞으로 1년 내에 영업적자를 해소하고 매출액이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것 같지 않은 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AI거품'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반대로 주식 시장 밖에서 투자를 주로 하는 분들은 스타트업에 3년, 5년, 길게는 10년씩 투자금을 묻어놓는다는 관점으로 금융투자업을 바라보는데, 이 분들에게도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5년 후 수익성은 여전히 의구심 투성이다. 지금까지 업계에서 증명된 수익 모델은 오픈AI에서 보여준 유료 구독 모델 밖에 없고, 기업들과 B2B 협업도 큰 수익성을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시장이 현 시점에 던져야하는 질문은 더 장기적, 거시적인 이어야한다. 인류 사회의 생산성을 지금보다 얼마나 더 향상 시킬 수 있느냐, 에이전트AI를 어느 영역까지 도입할 수 있고, 이 때 노동 비용은 어디까지 절감되느냐 같은 질문이다.
예를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혹은 AI로봇이 공장에서 기계적인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가정에서 기본적인 작업에 쓰일 수 있는 수준으로 상용화되는데 관계자들은 최소 10년을 본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최장 10년을 바라보는데, AI로봇은 최소 10년을 봐야하는 투자인 것이다. 에이전트AI 모델은 기능 별로 순서를 정해주면 거기에 맞춰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점에서 자동화 코드를 치던 초급 개발자 수준을 넘어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설계하는 고급 개발자 업무는 10년이 지난다고해도 AI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AI 알고리즘들의 계산 구조는 유사도가 높은 정보량을 인과관계로 지레 짐작하고 연결하는 것에 불과한데, 다층형 논리 구조를, 그것도 다양한 작업에 일반화 시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I소프트웨어 산업이 당면한 문제는 유사도 기반 현재의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를 기업에서 필요한 각 주제별로 얼마나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느냐, 그래서 기업들이 지갑을 얼마나 많이 열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기술의 한계는 명확한 반면, 수익 모델 개발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AI거품론'이 실제로 거품인지 여부는 AI 소프트웨어들이 기술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기업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 내고, 그래서 얼마나 더 빠르게 수익성을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AI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거품이겠지만, 현 시점에서 인류 사회는 그 가치의 아주 일부만 확인한 상태고, 상품화, 서비스화를 위해 일종의 토지 정지작업에 해당하는 하드웨어라는 퍼즐을 채워넣고 있는 중이다. 즉, 인류 사회는 아직 AI거품론을 평가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