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Watch] 셧다운 한 달 반, ‘실업 폭증’ 가정 무너지자 시장의 계산도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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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충격 우려와 달리 실업 지표 안정적 ‘실업률 증가→금리인하 필요성’ 논리 깨져 관세발 물가 압력 커지며 금리 동결론 강화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시장에 ‘고용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안겼다. 두 달 가까운 공식 통계 공백 속에서 시장은 실업률 급등과 대규모 해고가 현실화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고, 이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확대됐다. 그러나 미국 노동부가 뒤늦게 공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평균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용 충격에 대한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급격히 낮추는 동시에 관세 인상으로 커진 물가 부담이 금리 경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업 지표 전반 안정적 유지
18일(이하 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공개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통계에 따르면 10월 12∼18일 기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그간 시장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한 달 반 가까이 이어지면서 행정 기능이 멈춘 만큼 신규 청구 건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결과는 직전 통계치인 8월 24일∼9월 30일 4주 평균 23만7,000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195만7,000건으로 직전 4주 평균치인 192만7,000건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 시장의 견조함은 여타 지표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자체 집계해 6일 공개한 월간 고용상황 지표에서 10월 실업률은 4.36%로 9월(4.35%)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나타내며 고용 기반의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 공급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도 수요 측면의 탄력이 유지되면서 비교적 균형적인 흐름을 이어온 바 있다. 이번 실업률 지표 역시 시장이 우려한 행정 마비와 해고 급증, 실업률 상승의 연결 고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셧다운이 고용시장에 즉각적인 압박을 초래했다는 초기 전망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한편 노동부는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9월 고용보고서를 오는 20일 발표할 예정이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케빈 해싯 위원장은 이번 보고서가 실업률을 포함하지 않은 ‘반쪽 보고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셧다운 기간 고용 둔화가 실제로 얼마나 발생했는지, 그리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 지표에서 확인된 안정적 흐름이 월간 보고서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될지 여부로 쏠리는 모양새다. 다만 현 단계에서 파악된 자료들 대부분이 안정적인 고용 기반을 시사하는 만큼 시장이 가정했던 ‘실업률 폭증 시나리오’는 전반적인 수정 단계에 접어드는 형국이다.
금리 인하 기대 과도하게 반영
직전까지 시장은 실업률 상승 가능성을 전제로 12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점쳤다. 금융시장에서 실업률과 기준금리의 조정 방향은 경기 사이클을 통해 긴밀히 연동되는데, 특히 고용 둔화가 명확해질 경우 중앙은행은 수요 둔화를 완화하고 경기 하강 위험을 막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공백 속에서 노동시장 약화 전망이 더욱 과도하게 부풀었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밀어 올리는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 고용 둔화가 금리정책의 선행 변수라는 점에서 시장 심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10월 미국의 구인 건수가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실업률 상승과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해석됐다. 구인·구직 플랫폼 인디드 조사에서 10월 24일 기준 구인공고지수는 101.9로 10월 초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지수 산출 기준점인 2020년 2월(100)을 고려하면 팬데믹 직전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후퇴한 값이자, 올해 8월 중순과 비교해도 3.5%가량 위축된 수치다. 임금 제안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돼, 채용공고 기반 임금 상승률은 1월 3.4%에서 8월 2.5%까지 둔화했다. 이러한 흐름은 노동 수요가 지난 몇 달간 완만한 냉각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셧다운으로 노동통계국(BLS)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이러한 불안은 한층 커졌다. 평소라면 10월 초에 구인·이직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해당 보고서가 연기되면서 시장에서는 대체 지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BLS가 8월에 발표한 마지막 JOLTS에서 미국 내 구인 건수는 723만 건으로 연초 대비 7% 감소한 상태였다. 여기에 기업 채용 여력이 둔화됐다는 민간 통계들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10월 고용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졌다.
이 같은 추세는 고용지표 공백이 금리정책 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10월 미국 내 일자리 6만 개 감소, 실업률 4.5% 상승을 예견한 다우존스 집계가 발표되자,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40%대 후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이 같은 논리는 모두 무너졌다. 결국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블랙아웃’ 상황이 고용 둔화 우려를 과도하게 확대했고, 금리 인하 기대 역시 이러한 전망에 기반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반영됐던 셈이다.

관세 충격에 물가 불안 재부상
이에 더해 최근에는 물가 압력까지 거세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12월 금리동결 가능성에 쏠렸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 비용 상승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전년 대비 3.0%까지 밀어 올린 점이 부각되면서다. 특히 식료품과 외식, 저가 의류 등 관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품목에서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서민층 체감 물가는 통계상의 헤드라인 지표보다 훨씬 높다는 평가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금리 경로를 다시 경직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관세 충격이 실물 수요와 소비 패턴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들 역시 금리 동결론을 강화한다. 시장조사업체 코스타의 집계에서 지난 2분기 호텔업계 내 고급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반면, 저가 호텔 매출은 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델타항공의 일반석 매출은 5% 감소했고, 프리미엄석 매출은 5% 증가했다. 이는 부유층의 소비 여력은 늘어난 데 반해 서민층의 지출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특정 계층에 더 큰 압력으로 작용하며, 종국에는 소비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정책 환경은 보다 신중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와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완화 여지가 제한적인 만큼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연이어 밝히면서 관세발 물가 압력을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연준 내부의 공감대를 드러냈다. 나아가 10월·11월 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등 남은 물가지표가 추가로 상향 압력을 보여줄 경우, 금리 경로는 더욱 보수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물가 안정 성과를 홍보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17일 행사에서 “우리는 (민주당으로부터) 엉망진창인 상황을 물려받았지만,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거의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며 “내가 대통령인 것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맥도널드가 저소득층 소비자 이탈로 두 자릿수 이용률 감소를 겪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현실 사이 괴리가 부각됐다.
특히 맥도널드 가격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된 쇠고기 가격이 1년 새 14.7% 급등한 배경에는 관세 인상이 결합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같은 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ABC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9%가 미국 내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을 꼽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물가 안정’ 메시지는 되레 소비자들의 실질 체감 물가와 괴리된 커뮤니케이션으로 받아들여지며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