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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사이 이익 99% 급감" 美서 수익성 압박 짓눌리는 TSMC, 파운드리 경쟁 구도 재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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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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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 자회사, 불어나는 비용 부담 속 수익성 확보 '난항'
현지 추가 투자 시 손실 확대 불가피, 비용 부담 어디로 전가되나
경쟁력 제고에 총력 기울이는 삼성·인텔, TSMC 독주 시대 마무리될 가능성도

미국 반도체 부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TSMC 애리조나 공장이 수익성 쇼크를 직면했다. 공장 건설·인력 운용 등 각종 분야에서 본국인 대만 대비 수 배에 달하는 비용 부담이 발생하며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제조의 중심축이 서서히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TSMC 美 생산 기지

19일 대만 공상시보(Ctee)에 따르면, TSMC 미국 자회사(애리조나)의 2025년 3분기 이익은 4,100만 대만달러(약 19억2,500만원)에 그쳤다. 2분기 이익이 42억3,200만 대만달러(약 1,987억3,470만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분기 사이 이익이 99%나 줄어든 셈이다. 반면 TSMC 전체 실적을 보면 같은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4,523억 대만달러(약 21조2,400억원)로 전년 대비 39% 급증했고, 영업이익률도 50.6%에 달했다. 본사의 대만 공장들이 준수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공장만이 간신히 손익분기점 근처에서 버티고 있는 셈이다.

TSMC가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꼽힌다. 당초 TSMC의 애리조나 1공장은 2024년 가동 예정이었으나, 현지 노동조합(애리조나 빌딩 및 건설 무역 위원회)과의 극심한 갈등으로 인해 2025년으로 가동 시기가 연기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2023년부터 "TSMC가 저임금의 미숙련 대만 노동자를 이용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난하며 공정 지연을 압박해 왔다. TSMC 측은 최첨단 장비 설치를 위해서는 본사 숙련공의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했지만, '미국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이기지 못하고 현지 인력 채용에 주력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현재 TSMC 애리조나 공장 전체 인력 2,200여 명 중 대만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현지 인력 채용 확대가 TSMC에 있어 '성장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파운드리 시장 내 첨단 공정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이 필요한 경우 초과 근무도 불사하면서 산업 현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고용된 현지 인력들의 경우, 이 같은 조직 문화가 몸에 배어 있는 대만 TSMC 직원과는 달리 숙련도가 부족하고 근무 방식에 있어서도 입장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높은 유틸리티 비용 역시 문제로 꼽힌다. TSMC는 애리조나 내 공장 건설·운영 비용이 대만 대비 4~5배에 달한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토로해 왔다. 인건비와 건설비, 전력·용수 등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은 데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를 미국으로 들여와 설치·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각종 규제·인허가 절차와 높은 서비스 비용이 추가된 탓이다. 여기에 막대한 설비투자(Capex)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초기 가동 부진 문제 역시 애리조나 공장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미 투자 규모 지속적으로 확대돼

수익성 악화 흐름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TSMC의 대미 투자 규모는 점진적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 TSMC는 지난 2020년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7조5,85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했고, 이후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약 95조2,510억원)로 늘렸다. 올해 3월에는 향후 4년간 미국에 최소 1,000억 달러(약 146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인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서 만든 칩을 여기(미국)로 보내면 관세가 25%, 30%, 50%가 붙지만, 여기서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실적 설명회에서 "강력한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근처에 토지를 매입해 생산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해당 토지에 매달 10만 장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반도체 공장인 기가팹(giga fab)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웨이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AI, 고성능 컴퓨팅(HPC), 스마트폰 등 현지 고객사의 수요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애플, 엔비디아, AMD 등 TSMC의 미국 핵심 고객사들은 현지 생산 설비 확충을 통한 지정학적 위험 분산을 요구 중이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TSMC 미국 법인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애리조나에서는 막대한 '미국 프리미엄'이 꾸준히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비용은 결국 누군가 지불해야 한다"며 "지불 주체가 TSMC 주주들이나 미국 납세자가 될 수도 있고, 애플과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 가격을 인상할 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각에서는 TSMC가 수익성 악화 데이터를 근거로 미국 정부에 추가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맹추격

이 같은 미국 법인발(發) 리스크가 TSMC의 시장 경쟁력 약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한다. 미국 반도체협회(SIA)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시대의 제조 중심은 서서히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단순 생산 거점의 변화를 넘어, 기술·안보·정책이 결합한 산업 주도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TSMC 입장에서는 뼈아픈 악재다.

반면 삼성전자와 인텔은 이 같은 틈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GAA(Gate-All-Around) 3나노 공정 상용화에 성공하며 ‘포스트-TSMC 시대’의 문을 열었다. TSMC보다 1년 먼저 양산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AI 칩 공동 개발 논의까지 진행 중이다. 한때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기업이던 인텔 역시 현재 엔비디아·퀄컴 등 외부 고객을 유치하며 파운드리 사업 재도약을 꾀하는 중으로,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대규모 보조금을 확보하며 TSMC보다 정책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시 TSMC가 만든 ‘파운드리 단극 체제’에 조만간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콩 CLSA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우는 “TSMC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제는 ‘무적’이라 부를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기술 속도에서, 인텔은 정책 지원에서 TSMC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다"며 “2026년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TSMC 54%, 삼성전자 23%, 인텔 12% 수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1%, 삼성전자는 8% 수준이다. 인텔의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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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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