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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메모리 집어삼킨 AI 서버, 엔비디아 LPDDR 전환에 메모리 시장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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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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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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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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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용 LPDDR 대량 채택
발열·전력 소모 해소에 투자 집중
스마트폰 제조원가에 즉각 반영 조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를 대거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메모리 수급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내년 말 일부 고급 제품 가격이 최대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전방위적 불안 요인을 지적하고 나섰다. AI 인프라 수요가 지속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메모리 시장의 긴장도 함께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개선과 같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비자 제품 가격 부담 확대라는 부정적 영향도 동시에 거론되는 상황이다. 

동일 웨이퍼 생산, 특정 수요 급증→단가 급등

19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2분기 메모리 가격은 현재 대비 약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고급형 메모리의 경우 2026년 말까지 가격이 두 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 같은 분석은 엔비디아가 기존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대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저련력(LP)DDR을 대규모로 채택한 정책 변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서버 한 대가 사용하는 LPDDR 용량은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엔비디아의 구매 결정은 D램 수급 전체에 막대한 충격을 안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LPDDR을 선택한 배경에는 전력 효율 문제가 자리한다. 일반적인 서버용 메모리는 오류정정메모리(ECC) 기능이 탑재돼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자동 수정하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전력 소모가 크다는 한계 또한 안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류 정정 기능을 중앙처리장치(CPU) 단계로 넘기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단에서는 전력 효율이 높은 LPDDR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전환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핵심이 전력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설계 변화는 엔비디아 서버 플랫폼 전반의 전략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업계는 이러한 엔비디아의 LPDDR 전환이 메모리 시장 전체를 흔드는 ‘지각 변동’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엔비디아의 서버 수요 증가 속도는 스마트폰 제조사 수십 곳이 한꺼번에 생겨난 것과 맞먹는 규모로, 글로벌 생산 능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12% 증가했는데, 서버 출하량 증가가 그대로 LPDDR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모리업계의 기술·수급·가격 동시 압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지목된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의 정책 전환은 AI 서버 전력 효율 개선이라는 기대를 낳는 동시에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반의 수급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한정된 생산 능력 안에서 특정 수요처의 폭발적 물량 흡수 발생할 경우,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D램 제조사들이 저마다의 생산능력을 엔비디아 물량에 맞춰 조정하게 되면, 현재 저사양 시장에서 발생하는 공급 부족이 고사양 제품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형국이다. 

사진=삼성전자

속도 저하보다 전력 효율 개선이 우선

저전력 메모리에 대한 관심은 비단 엔비디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AI 연산 규모가 급증하면서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 업계 전반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워크로드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연산 효율은 더욱 중요해졌고,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솔루션으로 저전력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이 빠르게 부상했다. 아울러 AI 가속기 내부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 이동 단계가 에너지 소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연산 방식 단순화, 데이터 정밀도 축소, 병렬 처리 강화 등 다양한 논의 또한 이어지는 추세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표적 기술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HBM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전력 효율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에 따라 메모리 자체에 연산 기능을 결합한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기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PIM, AXDIMM, LPDDR-PIM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메모리 내부 연산 가능성을 확장해 왔는데, 최근 공개된 LPDDR5-PIM은 기존 LPDDR 대비 성능을 4.5배 높이고 전력 효율을 70% 이상 개선한 것으로 소개됐다.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됐다. 다수의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결합해 신호 전달 거리를 줄이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기업이 차세대 패키징 기술 상용화에 한창이다. 특히 광 모듈을 반도체 패키지에 밀착시키는 CPO(Co-Packaged Optics)방식은 기존 전기 신호 기반 송수신 구조보다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는다. 신호 전달 체계가 광자로 이동할 경우, 패키지 내 통신 효율이 크게 높아지고, 장비·공정 생태계 전반으로 그 변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는 평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중심의 LPDDR 제품군과 HBM 제품군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저전력·고성능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시장 환경에서 대응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된 생산 구조 탓에 단기 전환에 제약이 존재하지만, 이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서버용 LPDDR 수요를 감안한 생산 재조정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AI 확산이 최소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전력·고대역폭이라는 두 축을 모두 갖춘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된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소비자 제품 가격 불안 고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제품의 단가가 빠르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75% 이상 상승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스마트폰 제조원가는 5~7%, 노트북 제조원가는 10~12%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시장에서는 일부 제조사가 일찌감치 저가 모델 생산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나섰으며, 부품 단가 상승이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직결되는 흐름 또한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격 조정 움직임은 작금의 변화를 여실히 드러낸다. 중국 제조사 샤오미, 오포, 비보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 중인 보급형 모델 가격을 2,000루피(약 3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보급형 모델의 가격대(20만~30만원)를 감안하면 10% 안팎 인상 폭에 해당한다. 인도 현지 매체 타임스나우는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A17’ 등 저가 모델 일부에 유사한 수준의 인상 폭을 반영했다”며 “차세대 모델의 경우, 부품 수급 상황 악화로 최대 6,000루피(약 9만원)에 이르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엄 라인에서도 가격 조정 시도가 포착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모바일 AP, 카메라 모듈, 환율 부담 등 복합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애플 역시 아이폰용 칩을 공급하는 TSMC로부터 단가 인상 통보를 받은 뒤 차기 신제품 가격 조정 시나리오를 논의 중이며, 샤오미는 ‘레드미 K90 프로 맥스’를 전작 대비 300위안(약 6만원) 높은 3,999위안(약 80만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노트북 역시 메모리 공급 부족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노트북 제조원가 중 D램·낸드 비중은 현재 10~18%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2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메모리 탑재량 축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생산 전략 또한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올해 대비 1.7% 증가에서 감소, 노트북 생산량도 0.1%증가에서 2.4% 감소로 낮춰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발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 전반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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