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TE분석
  •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간 일자리 파이 나눈다? 상용화에 대한 ‘현실과 몽상’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간 일자리 파이 나눈다? 상용화에 대한 ‘현실과 몽상’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난관 산적
'상용화' 장밋빛 전망 현실화 어려워
작업 구조 초기단계, 인간에 크게 의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과 서비스업 최전선에 투입되면서 기계를 소유한 자본 소득의 시대로 급격히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0여 년간 자본주의를 지탱해 온 임금 노동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전력 한계, 배터리·정밀부품 병목, 촉각 센서 구현 실패 등 기술적 난관이 누적해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휴머노이드 거품론’이 거세다. 빠르게 확산되는 실험과 달리 상용화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진단이 쏟아진다.

中·러 산업 현장·기내 로봇 투입

24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뉴스와 항공 전문지 뷰프롬더윙(View from the Wing) 등 주요 외신은 휴머노이드 로봇 확산에 따른 경제 구조 대전환과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위기를 심층 분석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테크(UBTECH)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 수백 대를 자동차 및 물류 기업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BYD, 지리자동차, 폭스바겐 합작사 등 주요 자동차 제조라인에 올해 안에만 500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워커 S2는 사람 도움 없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며 24시간 작업을 이어가는 기능을 갖췄다.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자회사 포베다항공은 지난 23일 모스크바행 보잉 737기 기내에 휴머노이드 로봇 '볼로댜(Volodya)'를 시범 투입했다. 중국 간판 로봇 기업 유니트리(위수커지)가 개발한 G1 모델인 이 로봇은 승객을 맞이하고 탑승권을 확인하는가 하면, 통로를 지나며 승객과 간단한 대화도 나눴다. 아직 안전 업무나 비상 상황 대처 능력은 부족하나, 업계에서는 이를 '조용한 자동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기술 전문가들은 "로봇이 초기에는 단순 반복 업무를 맡겠지만, 데이터가 쌓일수록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비테크는 지리(Geely) 등 중국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어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전기차 생산 라인에 들어가는 예비 작업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전체 직원 10% 수준인 3만 명을 감원하기로 해 충격을 준 아마존 물류창고에는 2년 전부터 해고 폭풍을 예고하듯 소포를 분류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자리를 잡기도 했다.

호주 ABC뉴스는 현재 5만~10만 달러(약 7,350만~1억4,700만원) 수준인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이 대량 생산이 본격화할 경우 1만 달러(약 1,470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사 도우미부터 교육, 간병, 육체노동까지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마트폰보다 더 흔한 소비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뷰프롬더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 일자리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봤다. 특히 항공업계를 예로 들며 물리적인 객실 승무원보다 백오피스(후방 지원 업무) 인력이 먼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 기업 프로젝트도 지지부진

하지만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 난관이 산적해 있는 만큼 장밋빛 전망은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1년 일론 머스크가 옵티머스 개발 구상을 내놨을 때만 해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적 난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듬해 시제품이 공개됐을 당시 분위기는 정반대로 흘렀다. 테크업계에서는 “대학원생 팀이 만든 수준”이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실망감이 컸다. 당시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물론, 중국·유럽의 선행 프로젝트나 10여 년 전 개발된 올 뉴 아시모와 비교해도 뚜렷한 우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적 구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비관론에 힘을 싣는다. 소니의 아시모, 토요타의 파트너, 카이스트의 휴보처럼 한때 기술적 도약을 이끌었던 프로젝트들조차 연속 개발이 끊기며 사실상 정체된 상태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스타트업 로봇 기업 피겨의 경우도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를 투자받았지만 기술 한계에 부딪혀 결국 개발을 포기했고, 테슬라 역시 옵티머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았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당초 머스크는 올해 안에 옵티머스를 5,000대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수백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스터플랜4 발표에서도 옵티머스를 언제 생산공장에 투입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못했다.

시장 기대와 기술 성숙도 간 괴리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기술 난관은 AI 연산용 고성능 임베디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가격과 전력 소모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엔비디아 AGX 토르칩은 500만원에 육박하며, 전력 소모는 130W에 달한다. 이전 세대인 오린 칩을 사용하더라도 휴머노이드 모션을 하나 만드는 데 1초 정도 연산 시간이 소요되는데, 해당 1초 동안 외부환경 변화 대응이 어렵고 오차가 발생해 동작이 부자연스러운 문제가 있다. 또한 운영 형태와 작업 구조 역시 여전히 초기 단계며, 인간의 감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부품 수준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병목 현상도 존재한다. 여기에는 짧은 작동 시간과 높은 다운타임을 초래하는 배터리 용량 제한, 휴머노이드 로봇 확장을 지연시키는 고정밀 나사의 낮은 생산량, 나아가 정밀 작업을 위한 고급 촉각 센서를 갖춘 손 개발이 포함된다. 5년 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최대 170조원으로 예측되지만, 기업 개별 노력만으로는 휴머노이드 시대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MIT 출신 로봇 공학자 로드니 브룩스는 최근 에세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고 있지만, 이는 돈낭비”라며 “이들 기업이 인간의 동작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로봇에 숙련성을 가르치는 방식은 매우 환상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인간 손가락에는 1만7,000여 개의 특수 촉각 수용체가 존재하지만, 로봇은 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우리는 촉각 데이터에 대한 전통이 없으며, 이는 인간 손의 복잡성을 모방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라고 강조했다. 또 "머신러닝이 음성·이미지 인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건 수십 년간 데이터 축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로봇 분야는 아직 기반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중국 내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모바일 앱 제작사 치타모바일의 푸성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휴머노이드업계에 거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업계에 상당히 해로운 수준”이라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들이 단순히 퍼포먼스를 위해 존재하게 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지 않는 창업자는 돈을 못 벌게 됐고,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니트리의 린즈룽 화남지역 총괄도 거품론을 인정했다. “사실 휴머노이드업계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는 매우 낮다. 업계 밖에서 보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며 “업계는 아직 3~4살 단계인데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생 혹은 박사 수준을 기대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린 총괄은 휴머노이드업계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연구 혹은 전시용으로만 팔린 것이지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