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계 넘어 유럽 확장 나선 中 전기차, 인건비 상승 등 새 부담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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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유럽 판매 1년 새 206% 급증
인건비·효율성 결합 ‘초저비용’ 강점
유럽 현지화 계획엔 회의적 시각 우세

중국 전기차업계가 내수 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과 실적 악화 앞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모습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진입이 사실상 차단된 가운데, 유럽은 구매력과 수요 측면에서 주요 타깃으로 떠올랐다. BYD와 샤오펑(Xpeng) 등 주요 기업들은 앞다퉈 유럽 현지 생산에 착수했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라인업 확대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높아진 인건비가 중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새로운 리스크로 지목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 전략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또한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시장 침투 확대
25일(이하 현지시각)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109만1,9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이 기간 BYD는 1만7,470대를 판매하며 1년 사이 206.8%의 성장세를 그렸다. 그 결과 BYD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도 0.5%에서 1.1%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상하이자동차(SAIC) 역시 2만3,860대를 판매하며 35.9%의 성장 폭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 또한 1.7%에서 2.2%로 늘었다. 한국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4만1,137대와 4만403대를 판매하며 합산 점유율을 8.0%에서 7.5%로 좁힌 것과 상반된 성적표다.
업계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전통 강국인 유럽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주요 업체들이 내연기관 기술력에 묶여 있는 사이 중국 브랜드들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환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한 뒤 다수 업체가 PHEV 중심으로 전략을 조정하며 진입 장벽을 우회하는 방식을 택했단 설명이다. FT는 “이 과정에서 가격과 구동 방식 등 세부 사양이 현지 소비자 선호와 맞닿아 시장 확대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산 자동차의 확장세는 유통망 확대에서도 드러난다. 앞서 BYD는 유럽 내 판매 거점을 연내 1,000곳 이상으로 넓히고, 향후 단계적으로 2,000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판매 라인업에도 일부 변화를 줬다. 지난달 출시된 공개된 ‘아토 2 DM-i’는 최대 1,020km의 복합 주행거리와 전기모드 최대 90km 주행 가능 사양이 소개됐고, 이는 유럽 시장에서 요구하는 장거리 주행 수요와 맞물린 특징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중국 브랜드는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방식을 영역별로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낮은 제조 원가 판매가에 반영
중국산 자동차의 분전을 설명할 때 가격 경쟁력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그 배경에는 생산 과정 전반의 비용 구조가 자리한다. 2014년 중국 중앙 정부는 향후 15년간 시행할 과학기술 계획을 발표하며 62개 중점 추진 분야 중 하나로 ‘저배출·신에너지차(NEV)’를 포함했고, 당시 한 해에만 100억 위안(약 14억 달러·2조원)을 산업 보조금으로 지출했다. 이후 관련 분야에 제공된 세금 환급도 최소 2,000억 위안(약 282억 달러·4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막강한 정부의 지원은 제조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졌고, 고스란히 완성차 가격에 반영됐다.
공급망 내부 비용이 낮게 형성된 점도 중국 자동차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중국 전역에 분포된 공장들이 산 규모를 키우면서 배터리·모터·전력 시스템 부품 조달 비용이 함께 떨어졌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앞세운 제조 과정의 효율도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다수의 지방 정부와 기업이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인건비와 부품 비용도 갈수록 낮아졌다. 이를 두고 UC 데이비스 교통 연구소의 댄 스펄링(Dan Sperling) 이사는 “중국에서는 보조금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정도로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생산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에 기반을 둔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제조 비용이 유럽 대비 절반 수준이라는 내부 분석을 언급하면서 이를 토대로 최소 2곳의 독일 공장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에서 제조를 지속할 경우,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으며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강점 흐려지나
중국은 이처럼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진출 속도를 더욱 높이려는 분위기다. 미국 시장이 122.5%에 이르는 고율 관세로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국 업체들은 내수 의존만으로는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내렸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지리자동차의 순이익은 92억 위안(약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창청자동차는 63억 위안(약 1조3,000억원)으로 10% 줄었다. 상하이자동차와 둥펑자동차도 각각 9%와 92% 감소를 기록했으며, 광저우자동차는 25억 위안(약 5,200억원) 손해를 기록하며 내며 적자 전환했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중국 기업들은 구매력이 충분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럽을 핵심 돌파구로 삼아 전략적 확장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유럽 내 생산 거점 구축도 병행됐다. 샤오펑은 오스트리아 남부 그라츠에 위치한 마그나슈타이어 공장에서 G6·G9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고, 독일 뮌헨에서 연구개발(R&D) 조직을 운영하며 유럽 전용 모델 개발에 나섰다. BYD 역시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유럽 첫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며, 향후 튀르키예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 같은 현지와 전략은 인건비 상승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저렴한 인건비가 중국산 자동차 가격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었던 만큼 생산 기지 이전에 따른 비용 증가는 완성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저가 공세를 기반으로 빠른 점유율 확대를 노리던 중국 업체들의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요소다. 여기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중국 공장을 유치하려는 후보지가 제한되면서 해외 생산이 반드시 효율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 또한 이어지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