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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 공동대출 규제 나서는 금융당국, 업권 휩쓴 건전성 리스크에 칼 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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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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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상호금융 공동대출 심사·관리 강화 추진 
대폭 확대된 상호금융권 적자, 연체율도 천정부지
감독 체계 개선·구조조정 필요성도 수면 위로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 공동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및 시장 침체 흐름이 본격화하며 공동대출을 악용하던 상호금융권의 재정 위기가 두드러진 탓이다. 이 밖에도 당국은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유예를 중단하는 등 상호금융권을 향한 건전성 개선 압박을 꾸준히 가중하고 있다.

당국의 공동대출 조이기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상호금융협의회를 통해 상호금융권 공동대출 심사 기준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국은 상호금융권의 고위험 대출 쏠림 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공동대출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을 분리해 별도로 관리하는 구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모범 규준으로 설정돼 있는 공동대출 취급 기준을 감독 규정으로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모범 규준은 공동대출 한도를 총여신의 15%로, 업종별 공동대출 한도는 부동산·건설업 각각 공동대출 잔액의 3분의 1로 규정한다. 이에 더해 공동대출 사전 심사를 강화하는 방도도 검토한다. 현재 지역 조합은 일정 금액 이상의 공동대출을 취급할 때 중앙회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심사 기준을 강화해 대출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당국이 공동대출에 칼을 겨눈 것은 공동대출이 상호금융권 부실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동대출은 여러 조합이 함께 대출을 취급해 위험을 분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동일인 대출한도(50억원)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한도가 걸리면 여러 조합이 대주단을 구성해 300억~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나눠 빌려주는 식이다. 이 같은 관행이 보편화하면서 상호금융권 전체 여신 중 공동대출 비중은 2021년 7%에서 올해 15%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문제는 대주단이 많아질수록 심사가 느슨해지고 책임이 불분명해진다는 점이다. 담보평가와 상환능력 검증은 형식적 절차로 전락했으며, 일부 조합은 공동심사를 생략한 채 참여 비율만 정했다. 위험이 분산되기보다는 오히려 복제된 상황인 셈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는 이 같은 불안정한 상품 판매 구조를 무너뜨렸다. 공실 증가와 임대료 하락으로 상업시설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PF 중단과 미분양 확산으로 토지담보 대출의 상환이 줄줄이 지연됐다. 현금흐름(DSCR)이 무너진 가운데 대부분 만기 일시상환 구조였던 공동대출은 원금 상환 불능으로 이어졌고, 동일 시행사가 여러 프로젝트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한 건의 부실이 다른 대출로 번지는 연쇄 부실 위험도 커졌다.

상호금융권 건전성 '빨간불'

공동대출이 흔들리자 상호금융권의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농·축·수·신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은 올해 상반기 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호금융권은 2023년 2조1,2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후 2024년 6,800억원의 적자로 전환한 바 있다. 올해는 아직 반기 실적만 집계한 것인데도 작년 연간 적자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는 작년 상반기 3,900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던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2,600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은 다른 통계치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산림조합의 단위조합 중 적자를 기록한 조합 수는 2021년 25곳에서 올해 222곳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조합의 평균 연체율은 2021년 1.34%에서 2025년 6.88%로 약 5.1배,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2021년 4조8,862억원에서 2025년 24조6,827억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업권 위기가 꾸준히 가중되자 금융당국은 본격적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은 다음 달 31일까지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20%에서 130%로 상향해야 한다. 당초 충당금 적립률 상향 방안은 올해 상반기 결산 때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으로 인한 경영 부담 가중을 이유로 상호금융권이 유예 기간을 요청하면서 시행이 6개월 미뤄졌다.

상호금융권은 최근에도 충당금 적립률 상향 시기를 내년으로 유예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공동 건의문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F 부실, 경기 침체에 따른 연체율 악화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충당금 적립률이 상향되면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등 업권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번에는 업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 차례 유예 조치를 적용한 데다 ‘건전성 제고’라는 원칙적 방향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장 "새마을금고, 3분의 1 통폐합해야"

상호금융권의 감독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상호금융의 감독 권한이 분산돼 한계가 있다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금감원 입장은 동일 기능, 동일 규제”라고 답했다. 현재 상호금융권은 일반 금융회사와 달리 감독 주체가 부처별로 분산돼 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신용 사업은 행안부와 금융위가 협의하고, 경제 사업은 행안부가 담당한다. 농협·수협·산림조합 등은 금융위가 신용 사업을, 이외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에서 각각 경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감독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부실 논란을 종식하지 못하고 있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새마을금고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7%로 높고 공시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짚자, 이 원장은 “새마을금고는 굉장히 문제가 많다”며 “금고의 3분의 1은 통폐합해야 하는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어 감독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새마을금고 같은 경우 행안부가 금감원으로의 감독 체계 일원화에 입장을 달리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에 대해 의원들이 챙겨봐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3년 7월 금융 불안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24개 지역금고의 통합을 완료한 상태다. 경영개선 조치 대상 금고 수가 급증하자 부실 우려 금고를 선별해 인근 금고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이다. 새마을금고 경영개선 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276개 금고 중 287곳(22.5%)이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원장의 '새마을금고 3분의 1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발언은 현재의 구조조정 속도로는 근본적 체질 개선이 어렵다는 일종의 압박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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