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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예상 범위 내, 고용이 더 급해" 美 12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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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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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시장, 나란히 1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
눈에 띄게 악화한 민간 고용 지표,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마무리될 시 물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고용 시장 상황이 눈에 띄게 악화한 가운데, 물가 상승 지표가 예상 범위 내에서 머무르며 금리 인하론이 기정사실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경우 미국이 받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추가로 경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연속 금리 인하' 이뤄질까

7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오는 9~10일 개최되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이 최근 FT의 의뢰를 받아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의 85%가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10월에 이어 세 번 연속 하향 조정되는 셈이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의견 대립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 응답자의 60%는 FOMC 12명의 투표권자 중 2명이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30%는 3명 이상이 반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큰 인사로는 지난 10월에도 금리 인하에 반대했던 제프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목됐으며,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와 오스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반대 의견을 드러낼 만한 인사로 거론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연준 이사 스티븐 미런은 이번 회의에서도 0.5%P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역시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는 추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자료를 보면, 12월 FOMC에서 금리가 0.25%P 인하될 확률은 지난 11월 19일 30%에서 7일 87.2%까지 확대됐다. 페드워치는 뉴욕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향후 미국 기준금리 기대치를 보여주는 도구로, 투자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美 고용 시장 침체 본격화

기준금리 인하론이 기정사실화한 것은 최근 미국의 고용 시장이 눈에 띄게 냉각됐기 때문이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 3일 미국의 11월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예측치(4만 명 증가)를 크게 벗어난 수치이자, 5만3,000명의 고용이 감소했던 2023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ADP 고용지표는 민간 고용정보업체가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산출되며, 지난 10월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빠진 이후 노동부 공식 고용 보고서를 대신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아 왔다.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수개월째 현상 유지 중이다. 최근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3월(2.9%)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6월(2.6%)과 7월(2.6%), 8월(2.8%)과 비교하면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았다. 사실상 물가가 정체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9월 PCE 물가상승률도 2.8%였다.

PCE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다. 연준은 '2% 물가상승률'이라는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소비자물가지수(CPI) 대신 PCE를 준거로 삼는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PCE가 시장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12월 FOMC에서는 물가보다 고용 안정이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12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안정 가능성

물가 부담이 추가로 해소될 여지도 남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 등 트럼프 행정부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장시간 회담을 가졌다. 윗코프 특사와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등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도 지난 4일부터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은 양국과의 논의에서 사실상 뾰족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공로상 시상식 자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해 왔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대화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몇 시간 전까지도 제안을 읽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제안'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 이후 정리된 자국 측 수정안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나,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향후 관련 논의가 진전되며 전쟁이 마무리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세계 각국 물가가 줄줄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눈에 띄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양국 간 종전 논의가 진전됐다는 기대가 시장에 확산한 지난 2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68달러 하락한 58.64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종전 협상이 정체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5일 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만약 전쟁이 종식되고 국제유가 하락세가 본격화하면 휘발유·난방비 등이 줄줄이 하락하며 CPI를 비롯한 헤드라인 물가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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