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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오픈소스 전선서 판 뒤집힌 AI 패권, 美 규제가 中 AI 자립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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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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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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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생태계 구축 속도
미국과 AI 격차 '3개월'까지 축소
"이대로면 중국이 미국 제칠 것" 젠슨 황 경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오픈소스(Open-source)' 전략을 통해 미국을 사실상 앞서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의 경제 규모가 중국보다 크고 최첨단 AI 모델 기술력에서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과 연구 생태계를 장악하는 기술 확산 속도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오픈소스 AI 모델 시장에서 미국의 다운로드 점유율을 처음으로 제쳤다. 미국이 폐쇄형 전략을 고수하는 사이 중국은 정부 주도로 오픈소스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소스’ 무기 삼은 中, 생태계 압도

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AI 연구기관 에포크 AI에 따르면 황 CEO는 최근 발언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력을 냉철하게 비교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들이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 최고 수준(World Class)이며, 타국보다 약 6개월 정도 앞서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기술적 우위가 AI 산업 전체의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황 CEO가 주목한 핵심 변수는 바로 오픈소스다. 그는 전 세계 140만 개에 달하는 AI 모델 대부분이 오픈소스 기반이며, 이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화웨이가 폐쇄적인 독자 기술 대신 소스를 공개해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AI 기술의 저변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특히 오픈소스가 AI 산업의 뿌리인 스타트업과 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오픈소스 없이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없고, 대학은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없으며, 과학자들은 실험조차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성화 돼야만 혁신적인 기업이 탄생하고 기초 과학 연구가 지속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리눅스(Linux), 쿠버네티스(Kubernetes), 파이토치(PyTorch) 등 현재 IT 인프라를 지탱하는 핵심 기술들이 모두 오픈소스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들의 번영은 이제 AI와 분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기술의 단순한 우열을 넘어,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는 '속도'와 '태도'가 산업 혁명의 승패를 가른다는 황 CEO의 지론과 맞닿아 있다. 그는 "누가 먼저 기술을 적용하느냐가 산업 혁명의 승리자를 결정하며, 사회적 태도가 기술 적용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오픈소스라는 개방형 도구를 통해 사회 전반의 AI 수용 속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최상위 기술에만 집중하느라 저변 확대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제재 속 반도체 굴기’

실제 중국은 오픈소스 AI의 부흥을 주도하며 관련 생태계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 연구 결과 중국산 신규 AI 오픈소스 모델 다운로드 점유율이 지난 1년 동안 17%로 집계됐다. 미국 개발사의 다운로드 점유율인 15.8%를 넘어섰다. 중국이 해당 지표에서 미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딥시크, 즈푸 AI 등 중국 모델들은 대부분 상업적 활용이 자유로운 이른바 '아파치(Apache) 2.0 라이선스'를 채택해 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오픈소스 AI 생태계 전반에 큰 의미를 갖는다. 그간 미국의 대형 AI 기업들은 그간 강력한 성능을 지닌 모델을 개발하면서도, 대부분은 폐쇄형 또는 기업용 API 기반으로 공개를 제한해 왔다. 반면 중국에서는 정부와 산업계가 오픈소스 생태계 확대에 적극 나서며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쓸만한 성능을 내는 모델을 신속하게 공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와 함께 규제 벽도 과감히 낮추는 등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가적으로 2030년 AI 칩 국산화율 70%라는 목표는 반도체 굴기의 완결판으로 평가된다. 앞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5' 에서도 중국은 AI 거버넌스의 '지구촌 국제화'를 강도 높게 천명했다. 국제연합(UN) 주도 표준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포용, 오픈소스 인프라 확대를 전면에 내세운 이 흐름은 미국·유럽연합(EU) 중심의 연구실-플랫폼 패러다임과는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AI가 단순한 추격자를 넘어 'AI의 고효율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해만 해도 미·중 AI 경쟁 구도는 다양한 전선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거의 동등'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스탠퍼드 대학 HAI의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MMLU(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미·중 모델 간 성능 격차는 2023년 말 두 자릿수에서 2024년 말 0.3~3.7% 포인트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객관적 성능 평가 플랫폼인 LMSYS 챗봇 아레나 점수 기준, 2025년 2월 미국 최고 모델(1385점)과 중국 최고 모델 간의 격차는 불과 1.7% 내외로 좁혀졌다. 이는 중국이 알고리즘 효율성과 오픈소스 생태계를 통해 하드웨어의 열세를 성공적으로 우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기업은 미국 정부의 정책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 최신 AI 반도체를 사용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미 LLM 분야에선 단순한 성능 추격을 넘어 비용 효율성과 오픈소스 생태계를 무기로 미국 시장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발생한 '딥시크 모멘트'는 중국 AI 기술의 분수령이 됐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R1 모델은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제재에도 오픈AI의 GPT-4 터보 등 미국 SOTA(State-of-the-Art, 최고 수준) 모델과 동등한 추론 성능을 입증하며 'AI판 스푸트니크 쇼크'를 일으켰다. 딥시크가 전문가 혼합(MoE·Mixture-of-Experts) 등 효율적인 AI 모델 설계(아키텍처)와 알고리즘 혁신을 통해 달성한 성과다.

젠슨 황 로비에도 의회는 ‘더 강하게 규제’

엔비디아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을 풀어 달라고 로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 법이 대중국 강경론자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중국의 AI 기술 자립을 촉진하고 미국의 AI 산업 주도권만 약화하는 부작용을 촉발한다고 지적하며, 이를 저지하는 로비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 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회에서는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법안을 내놨지만, 행정부는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은 항상 유동적”이라며 “기술이 발전하고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수출 통제의 기준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수년간 중국 반도체 규제를 지속해 왔지만, 정책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엔비디아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H200′의 중국 판매 허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0은 현재 중국으로 제한적으로 수출이 허용된 대중 수출용 엔비디아 칩 H20보다 성능이 좋은 AI 칩이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히 최첨단 기술 제품이나 반도체 또는 다른 물건 등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보내는 것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수출 통제) 조정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 상원은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양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지 못하도록 막는 ‘세이프 칩스’ 법안을 발의했다. 향후 30개월 동안 중국·북한·러시아·이란에 대해 현재 허용된 수준보다 더 고성능 AI 칩 수출 라이선스를 전면 거부하도록 상무부에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또 30개월 이후에도 규제 변경 시 시행 1개월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반도체업계에선 중국 반도체 규제가 중요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이 규제를 해제하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와 중국이 미국 기술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에서 추진하는 중국 반도체 발전 억제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자체 역량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이는 화웨이 사례가 증명한다. 미국은 2019년 화웨이를 시작으로 중국 업체에 대해 첨단 칩·장비·설계 소프트웨어(EDA)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화웨이는 TSMC 공급이 끊기며 최신 5G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고 2021년 매출이 1년 만에 30% 감소했지만, 충격은 곧 기술 독립 움직임으로 연결됐다. 화웨이는 예비 기술을 즉시 투입하는 '스페어 타이어' 전략을 가동하고 자체 펀드를 통해 60여 개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생태계 육성에 나섰고, 중국 정부도 전폭적으로 국산화를 지원했다. 이에 화웨이는 2023년 중국산 장비로 생산한 7㎚ 칩을 탑재시킨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할 수 있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기술력을 막는 동시에, 중국의 생태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양날로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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