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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컬쳐] 재택근무 임금 상승의 이면, 자율적 선택과 생계형 감수의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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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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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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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임금 상승 상당 부분은 선별 효과
자율 확대 고숙련층 vs 소득 감수 원격 선택층
정책 과제는 노동시장 분화 대응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임금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논의에서 힘을 얻어왔다. 실제 통계에서도 재택근무자의 시간당 임금은 현장 근무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일부 연구는 그 격차를 최대 35%로 제시한다.

그러나 직무 유형과 산업군, 학력 등을 함께 고려하면 임금 차이는 빠르게 줄어든다. 결국 이 격차는 재택근무에 따른 처우 개선이라기보다, 해당 인력이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고임금군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의 반영이다.

현재 노동시장은 고임금을 유지한 채 통근 부담까지 줄인 고숙련층과, 돌봄이나 거주 여건을 이유로 임금 삭감을 감수하며 원격근무를 선택한 협상력이 낮은 집단으로 양분돼 있다. ‘재택근무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은 이처럼 상반된 두 현실을 하나로 묶는다. 그 결과 선택의 문제와 제약의 문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정책 논의는 바로 이 ‘자발적 선택’과 ‘제약 속의 타협’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숫자 뒤에 숨겨진 고임금 집단의 착시

재택근무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통념은 조건을 세분화해 들여다보는 순간 설득력이 약해진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올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일 직종·산업·통근권 내에서 재택근무자의 시간당 임금은 완전 현장 근무자 대비 평균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무 특성과 학력을 반영하면 격차는 줄어들고, 개인 역량과 기업 성과까지 고려하면 6~7% 수준으로 낮아진다. 특히 팬데믹 이전 임금 수준을 함께 반영해 비교하면, 재택근무로 인한 추가 임금 상승효과는 거의 사라진다. 즉, 현재 재택근무 혜택을 누리는 이들이 애초에 고임금 집단이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직무 구조와도 연결된다. 원격 수행이 가능한 일은 대체로 높은 숙련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반면 물리적 현장 근무나 대면 고객 응대가 필수적인 직무에서는 재택근무에 따른 임금 우위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평균 12%라는 수치는 모든 근로자에게 나타나는 구조적 상승이 아닌, 높은 임금과 원격 유연성이 특정 집단에 함께 집중된 결과다.

주: 시간당 임금이 35% 높게 나타나지만, 팬데믹 이전 임금을 함께 반영하면 그 격차는 거의 사라진다. 이는 고임금 집단의 선별 효과를 반영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집단별 상반된 효과

재택근무는 ‘임금과 시간의 교환’이라는 성격도 지닌다. 일부 전문직은 임금 손실 없이 통근 시간을 줄이고 근무 장소와 일정에 대한 자율성을 누린다. 그러나 상당수 근로자는 통근 부담을 덜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40%는 재택근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임금 인하를 감수하겠다고 밝혔고, 약 9%는 20% 이상 줄어드는 상황도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임금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국 단위 분석과 후속 연구를 종합하면 하이브리드나 완전 원격 근무는 평균적으로 더 낮은 임금 수준과 함께 나타난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산하 연구기관 힐다(HILDA) 연구에서도 하이브리드 근로자의 임금은 유사 조건의 현장 근로자보다 약 6%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원격근무는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보상을 가져오지 않는다. 일부 고숙련 인력은 통근 시간 단축과 근무 자율성을 임금 수준과 함께 중요한 요소로 본다. 반면 협상력이 낮거나 돌봄 부담이 큰 근로자에게 원격근무는 생계와 생활을 병행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며, 시간을 확보하는 대신 소득 일부를 조정하는 선택으로 나타난다.

주: 상당수 근로자가 근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소득 감소를 감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임금 우위의 산물이라기보다 개인의 선호와 생활 조건이 반영된 선택임을 시사한다.

논의 전환의 필요성

재택근무의 영향이 직무와 소득 수준에 따라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정책 접근 역시 달라져야 한다. 임금 상승 여부에만 집중할 문제가 아니라, 어떤 계층이 수혜를 보고, 누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지부터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정책에는 이를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 돌봄 지원과 교통 보조금은 소득 감소를 감수하면서 재택을 유지하는 근로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초고속 통신 인프라와 지역 거점 공유 업무 공간(코워킹 스페이스)을 확충해 특정 지역에 집중된 고임금 원격 일자리에 대한 접근성을 넓혀야 한다. 결국 교육과 인프라, 노동정책을 함께 설계해 재택근무를 실질적 선택지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주요 주체별 실천 과제

교육기관과 직업훈련 체계는 원격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문해력과 비대면 협업 능력은 이미 하이브리드 노동시장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이러한 실무 역량을 공교육과 훈련 과정에 포함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기업 역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원격 수행이 가능한 직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근무 장소와 무관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그 변화가 임금 구조에 반영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부 또한 재택근무를 단순한 불평등 해소 수단으로 한정해선 곤란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원격 친화적 일자리가 특정 도시에 집중될 경우 지역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단기 재훈련 프로그램과 지역 거점 허브를 통해 지방 인재를 고임금 산업과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물론 직업 훈련만으로 임금 구조나 채용 관행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그러나 숙련 인력 공급 확대와 임금 투명성 강화, 돌봄·교통 지원을 함께 추진할 경우 재택근무가 임금 희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든다. 재택근무를 전면적인 임금 인상으로 단정할 경우 정책 판단은 왜곡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재택근무 이면에 존재하는 노동시장 내부의 분화다. 재택근무를 특권이 아닌 보편적 기회로 전환하려면 구조적 격차를 전제로 한 정교한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WFH wage premium is a mirage — but the split it hides is real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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