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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지역이 체감한 위기, 글로벌 지표와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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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onths 4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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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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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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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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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표가 놓친 지역 위험 
분쟁 충격, 경제 경로로 확산 
정책 판단 위한 지역 지표 활용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지정학적 사건이라도 지역에 따라 체감하는 위험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이 활용하는 주요 지정학적 위험지표는 대부분 영어권 언론 보도를 토대로 산출된다. 이 때문에 특정 지역이 실제로 겪는 위험이 글로벌 지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 예를 들어 유럽 인근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글로벌 위험지수는 이를 국제 정세를 둘러싼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로 간주한다. 반면 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소비심리 위축, 물가 압력 확대 등 보다 직접적인 경제 충격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지정학적 위험을 평가할 때는 글로벌 지표와 함께 지역 단위 위험지표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리스크 지수의 구조적 제약

리스크 지수는 복잡한 국제 정세를 수치화해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 투자자들이 위험 수준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는 지정학적 사건 자체뿐 아니라 언론의 관심도와 보도 경향도 함께 반영한다. 특정 사건의 보도량이 늘어나면 위험 수준도 높게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사안은 낮게 평가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은 글로벌 지표가 국제사회의 관심과 투자심리 변화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특정 지역이 실제로 겪는 경제적 충격과 위험 노출 정도까지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지역별 경제 구조와 대외 의존도, 산업 구성에 따라 충격의 양상과 파급 경로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지표는 세계 경제 전반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하고, 지역 단위 분석은 충격이 실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보완 수단으로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는다.

주: 유로존 지정학적 위험지수(GPR)는 지역 단위 위험 측정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2022년 이후 유럽의 위험 수준은 전쟁 이전 평균을 웃도는 상태가 지속됐다.

지정학적 충격의 경제 전이 경로

지정학적 위험이 반드시 군사적 충돌의 형태로만 나타난다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다.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송, 식품 가격, 보험료, 재정 지출, 금융시장, 소비자 심리 등을 통해 먼저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의 투자 계획과 소비자의 물가 전망, 정부의 재정 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전쟁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면 유로존 산업 생산은 2022년 5월까지 평균 1.3%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평균 0.6%, 근원물가는 0.3% 낮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충격 발생 초기 단기간에 나타난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무역 부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정학적 위험이 급등할 경우 세계 교역량은 30~40%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 세계 관세가 약 14% 인상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다. 이처럼 새로운 공급망과 물류 경로, 금융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전까지 지정학적 위험은 교역 비용을 높이고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위험 증가는 유로존 산업 생산을 낮추고 소비자물가를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위험지수의 한계와 검증 과제

최근에는 증권사 보고서와 금융 뉴스 등을 활용해 시장의 위험 인식을 분석하는 시장 기반 리스크 지수도 도입되는 추세다. 머신러닝과 감성 분석 기법을 적용해 위험 신호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장 기반 지표와 지역 뉴스 기반 지표는 측정 대상이 다른 만큼 서로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시장 기반 지표가 투자자들의 위험 인식과 관심도를 반영한다면 지역 뉴스 기반 지표는 특정 지역이 직면한 위험과 사회적 관심도를 보여준다. 따라서 두 지표는 우열을 가릴 대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보완적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 지표는 국제 금융시장과 투자심리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반면 지역 지표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위험 신호와 경제적 충격을 더욱 민감하게 포착한다. 지정학적 위험을 평가할 때 다양한 지표를 함께 비교·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역 지표 역시 한계를 안고 있다. 지역 언론이 사건 현장과 가깝다고 해서 항상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 분쟁에 대한 보도가 집중되거나 자국 중심의 시각이 강화될 경우 실제 위험보다 과도한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글로벌 뉴스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국가별 평균 언론 신뢰도는 40% 수준으로 집계됐다. 핀란드는 67%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그리스와 헝가리는 22%에 그쳤다. 언론 환경과 정치적 양극화 정도에 따라 위험지수에는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불안, 여론 변화까지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역 뉴스 기반 지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검증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어떤 언론사를 활용했는지, 각 매체에 어떤 가중치를 적용했는지, 편향성이 강한 매체를 어떻게 배제했는지 등을 투명하게 검증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또한 국영 매체와 민간 언론의 보도 차이를 비교하고, 위험지수가 에너지 가격과 물류 차질, 신용시장, 인플레이션 기대 등 실제 경제 변수와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표 간 괴리가 주는 정책 신호

정책당국은 지표의 우열을 가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서로 다른 신호가 나타나는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위험지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데 특정 지역의 위험지수만 급등한다면 해당 충격이 지역 경제에 집중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대로 글로벌 지표가 크게 상승했는데도 지역 지표에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 금융시장의 우려가 아직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특히 중앙은행은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물가와 성장 전망 분석의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 차질과 생산 위축을 동반하는 충격은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정 당국 역시 지역 위험지표를 활용해 재정 여력과 에너지 지원 정책, 공공 조달 체계 등을 점검해야 한다.

지역 지정학적 위험은 더 이상 참고 지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앙은행의 거시 경제 모형과 재정 스트레스 테스트, 무역정책, 기업의 위험관리 전략에 반영해야 할 정책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정책당국에 필요한 것은 어떤 위험이 세계 경제 전반의 불안 요인인지, 어떤 위험이 특정 지역의 충격으로 확산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위험이 이미 기업과 가계의 비용으로 전환되고 있는지를 구분해 보여줄 수 있는 입체적인 분석 체계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Regional Geopolitical Risk Is Not a Single Numb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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