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 바이오
  • "생물보안법부터 투자 규제까지" 中 바이오에 대규모 제재 단행한 美, 안보 리스크 해소·패권 유지에 사활

"생물보안법부터 투자 규제까지" 中 바이오에 대규모 제재 단행한 美, 안보 리스크 해소·패권 유지에 사활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수정

美, 中 바이오 업계 향해 규제 조치 줄줄이 쏟아내
"中에 美 유전 정보·임상 데이터 유출" 양국 간 안보 리스크 부각
정부 지원 업고 급성장하는 中 바이오산업,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막대

미국과 중국의 산업 패권 경쟁이 바이오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생물보안법 등을 앞세워 대(對)중국 바이오 규제를 강화하며 양국 간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미국의 제재 행보에는 유전·임상 데이터 유출에 대한 경계심 및 중국 바이오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美의 對중국 바이오 규제 행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국방부는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 188개 명단을 홈페이지와 연방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소위 '1260H 리스트'로 불리는 해당 명단에는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은 물론, 중국 유전체 분석 기업 BGI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앱텍 등이 포함됐다. 이들 바이오 기업의 등재 근거로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중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IT) △중국 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등 중국 정부 기관의 직간접적 지배 가능성이 꼽혔다. BGI와 우시앱텍이 중국 정부 기관에 지배·연계됐거나 중국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군민 융합' 전략에 기여했다는 판단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1260H 리스트에 등재된 것 자체만으로는 즉각적인 제약을 받지 않지만, 바이오 기업의 경우 예외다. 이 명단에 오르면 NDAA의 하위법인 '생물보안법'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의회에서 최종 통과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행정 기관이 '우려 바이오 기업'이 생산·제공하는 장비와 서비스를 조달하거나 계약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며, 자회사와 모회사, 계열사, 승계 회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260H 리스트는 우려 바이오 기업 지정의 주요 기준 중 하나다.

이 밖에도 미국은 중국 바이오산업을 향한 규제 수위를 꾸준히 높여 가는 중이다. 지난 2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이 대표적인 예다. BINSA는 공화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초당적 법안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포괄적 해외 투자 국가안보법(COINS)'의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 범위는 의약품 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 임상 연구·개발(R&D), 라이선스 계약, 합작·지분 투자, 기술·지식재산권(IP) 등 포괄적이다. 의안을 발의한 존 물레나르 공화당 하원의원은 "현재 화이자, BMS와 같은 미국 기업들은 미국 의약품 생산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험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투자, 전문 지식, 그리고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어 중국 기업들이 우리 경제를 더욱 장악하고, 국가 연구 인프라가 약화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오산업發 안보 위협

미국이 이처럼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유전자 데이터 유출 의혹이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인의 유전 정보와 임상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내부적 우려가 커진 것이다. 특히 BGI를 둘러싸고는 산전 유전자 검사 서비스 'NIFTY'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임신부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BGI가 해당 검사 과정에서 확보한 유전 정보를 중국군 연구 기관과의 공동 연구에 활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BGI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우시앱텍 역시 미국 정치권의 집중 견제 대상이 돼 왔다. 앞서 미국 의회는 우시앱텍과 그 계열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시험, 신약 개발, 생산 공정을 광범위하게 지원 중이며, 그 과정에서 방대한 연구 자료와 제조 공정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의 핵심 데이터와 지식재산권(IP)이 중국의 위협에 노출됐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우시앱텍이 중국 정부와 군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으며,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에 협조할 수 있다고 직접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은 이 같은 리스크를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관련한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다. 유전자 데이터가 이름·주소 같은 일반 개인정보와 달리 개인의 질병 이력, 유전적 취약성, 가족 관계, 인종적 특성까지 포함하는 고유 정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의 경우 특정 집단의 건강 특성 분석은 물론, 신약 개발, 정밀의료, 생명공학 연구 경쟁력 확보 등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中 바이오, 시장 영향력 나날이 확대

강력한 규제는 중국 바이오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중국 바이오산업은 최근 수년 사이 가파른 양적·질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2019년부터 미국을 추월해 바이오 특허 최다 출원국으로 등극했으며, 우수 특허 출원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제너릭(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합성 의약품의 복제약) 생산국에 그쳤던 중국이 첨단 바이오 연구의 중심축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소간섭리보핵산(siRNA) 등 고난도 신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초기 임상 단계에 진입한 전 세계 신규 ADC 후보 물질 중 50% 이상이 중국 기업의 제품이다.

중국은 최근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에서도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네이처 인덱스는 세계 주요 학술지와 학술대회에 실린 고품질 연구 논문의 국가별·기관별 기여도를 집계한 지표다. 중국의 올해 논문 기여도는 5만2,735로, 2위 미국(2만6,006)의 2배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기여도 성장 폭은 역시 22.4%로 미국(4.2%)을 수 배 이상 웃돌았다. 개별 연구 기관의 기여 순위는 이 같은 중국의 우세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준다. 1위는 중국과학원이, 2위는 중국 저장대가 각각 차지했으며, 미국 하버드대가 3위로 작년보다 한 계단 내려갔다. 4~10위는 모두 중국 연구 기관과 대학이다. 상위 10곳 중 9곳을 중국이 휩쓴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끈 것은 정부의 지원사격이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를, 2016년 ‘헬시 차이나 2030’을 발표하는 등 바이오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 왔다.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는 바이오를 포함한 첨단 제조·기술 산업에 대한 자본 투자를 유도하는 산업 전략이다. 헬시 차이나 2030은 보건·의료·바이오 혁신을 하나의 국가 경제 전략으로 병합하는 방안으로, 바이오 분야의 R&D 활성화와 투자 확대를 견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 밖에도 신속심사제도,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인센티브, 기업공개(IPO) 개혁 등 정부 주도 혁신을 통한 제도적 성장 기반 마련에도 힘썼다.

임상시험 승인 절차도 단계적으로 개편돼 왔다. 의약품관리법 개정을 통해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시 규제 당국이 일정 기간 내 별도 의견을 제기하지 않으면 임상시험이 자동으로 개시되는 ‘묵시적 승인’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수개월 이상 시간을 잡아먹던 심사 지연 문제가 크게 완화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혁신 신약의 임상 진입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제1급(Class I, 전 세계 어디에서도 승인된 적이 없는 신규 화합물 또는 신규 생물의약품) 신약의 IND 승인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