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바이오] 노동력 줄어도 생산성 높아져, 기술 투자가 노동력 공백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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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하락에도 노동생산성 증가 노동력 부족이 기술 혁신·자동화 촉진 AI·로봇 확산, 인구 감소 충격 완화 기대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노동력 축소를 초래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이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자동화 투자가 확대돼 노동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국가의 출산율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40년 뒤 노동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22% 높아지고 60년 뒤에는 격차가 29%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인 국가의 70년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국 722개 통근권의 임금 상승률을 교차 검증한 결과다.
인구 감소에도 경제성과 유지
지난 50년간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출산율 하락으로 노동력이 줄고 연금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경제 규모도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세계 조출생률은 1950년 인구 100명당 3.78명에서 2025년 1.71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출산율도 각각 0.63명, 0.60명, 0.46명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 국가에서는 2050년까지 인구가 20~30% 감소하고 45세 이상이 전체 노동력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간의 경제 지표에서는 이 같은 전망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 교수 공동 연구진이 수십 년 전 출산율과 이후 경제 성과를 분석한 결과 출산율이 낮았던 국가일수록 생산가능인구 1인당 GDP가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950년 출산율과 1970~2020년 경제 성과 사이에서 이러한 관계가 확인됐으며, 미국에서도 출산율이 낮았던 지역의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노동력 감소에도 전체 GDP와 총소득에서는 뚜렷한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자 1인당 생산성 향상이 인력 감소에 따른 생산 손실을 상당 부분 보완한 결과다. 이는 노동력이 줄면 노동자 1인당 자본이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이후 자본량이 조정되면서 효과가 사라지고 총생산도 감소할 것으로 보는 기존 성장모형의 예측과 차이를 보인다.

노동력 부족이 기술 혁신 촉진
연구진은 이러한 생산성 향상의 원인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자녀 교육 투자 증가, 농업 인력의 제조업 이동 등이 영향을 미쳤는지 검증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 요인만으로는 국가와 지역에서 나타난 생산성 증가를 일관되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보다 뚜렷한 변화는 기술 부문에서 확인됐다. 노동력이 부족해진 국가일수록 이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출산율 하락 폭이 큰 국가에서는 첨단기술 제품 수출과 관련 산업 고용이 빠르게 늘었다. 미국에서도 출산율이 낮아진 지역을 중심으로 고용이 연구개발(R&D) 집약 산업으로 이동했으며 노동절약형 기술 특허도 증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구 감소가 이후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민간인 사망은 전 연령대에 걸쳐 발생한 반면 군인 사망은 주로 젊은 남성에게 집중됐다. 전체 전쟁 사망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이후 1인당 GDP가 낮아졌지만, 군인 사망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오히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순한 인구 감소보다 젊은 노동력의 부족이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기술 대응 없으면 인구 감소 부담 확대
그러나 노동력 부족에 따른 기술 혁신이 항상 충분한 수준으로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 투자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노동인구 비중 감소로 향후 30년간 회원국의 1인당 소득이 약 8%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안정화기구(ESM)도 부양비 상승이 생산성을 낮추고 특허 출원을 위축시켜 유로존의 경쟁력을 장기간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OECD와 ESM의 분석은 기술 발전이 인구구조 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가능성도 함께 제시한다. OECD는 인공지능(AI)을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았다. ESM 역시 분석에 이민과 AI의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만큼 추정치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의 상한선으로 해석했다. 기술 투자가 충분히 뒷받침될 경우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ESM은 부양비가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GDP의 약 0.2%에 해당하는 성장 촉진 투자가 지속되면 생산성 감소가 상쇄될 것으로 보았다.
| 구분 | 예상되는 영향 | 근거 |
|---|---|---|
| 노동력 감소 | 전체 노동 투입 감소 | 기존 인구구조 모형 |
| 자본집약도 상승 | 노동자 1인당 자본 일시적 증가 | 전통적 성장 이론 |
| 노동절약형 기술 혁신 | 노동자 1인당 생산성 향상 | 애쓰모글루 교수 연구진·전쟁 사례 분석 |
| 부양비 상승 | 재정 부담 및 생산성 저하 | OECD·ESM |
| AI·로봇 활용 | 부족한 노동력 대체 가능 | 중국의 최근 사례 |
AI·로봇으로 확산되는 노동 대체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AI와 로봇의 확산은 인구 감소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가늠할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는다. 2020년대 들어 AI와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이 담당하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노동력 부족이 노동절약형 기술 개발을 촉진했다면, 앞으로는 AI와 로봇이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는 역할을 더욱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는 국가다. 중국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약 10억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100년에는 약 3억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력 감소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자동화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보유량은 2021~2024년 약 두 배로 증가했으며, 현재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인구구조 변화와 생산 현장의 자동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AI와 로봇의 활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면 노동인구 감소가 생산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부족한 인력을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날수록 노동력 감소에 따른 생산 차질을 줄일 여지도 커진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생산능력을 평가할 때도 인구와 노동력 규모에 더해 자동화 수준과 기술 활용 역량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술 발전이 인구 감소에 따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 인구 감소, 고령화에 따른 부양 부담 등은 별도의 대응이 필요한 과제로 남는다. 그러나 지난 70년간의 데이터는 출생아 감소에 따른 노동력 축소가 반드시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이러한 흐름이 AI와 자동화 확산 과정에서도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AI와 로봇이 부족한 노동력을 어느 정도 대체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인구 감소가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w Labor Scarcity Can Turn Population Decline Into Productivity Growth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