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AI 콘텐츠 라이선싱, 정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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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정보 유통 질서 검증 비용과 보상 체계의 불균형 신뢰받는 정보 생태계 구축 과제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검색 결과를 직접 요약해 제공하면서 언론사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정보 유통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검색엔진은 언론사의 기사를 이용자에게 연결하고, 언론사는 이를 바탕으로 구독과 광고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확산은 기존 정보 유통 구조의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구글이 검색 결과에 AI 요약을 제공할 경우 일반 검색 결과를 클릭하는 비율은 8%에 그쳤다. AI 요약이 없을 때의 클릭률이 15%였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AI 답변에 포함된 출처 링크를 클릭한 비율도 1%에 불과했다. 이용자는 여전히 언론사가 생산한 정보를 소비하지만, 원문을 직접 찾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언론 수익 기반 흔드는 AI 검색
기존 검색 서비스는 언론사가 검색엔진의 크롤링(자동 수집)을 허용하면 검색엔진이 이용자를 원문 기사로 연결하는 구조였다. 이를 통해 확보한 독자는 구독과 광고, 후원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수익은 다시 취재와 편집, 탐사보도에 투자되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생성형 AI는 이 같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답변을 제공하면서 이용자가 원문을 직접 방문할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정보 소비의 중심이 AI 답변으로 이동하면서 콘텐츠 활용과 정보 생산에 대한 보상이 분리되는 현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검색 유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48개국 조사에서 뉴스를 얻기 위해 챗봇을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10%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전 세계 2,500여 개 언론사의 구글 자연 검색 유입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약 3분의 1 축소됐다. 미디어 기업들은 향후 3년 동안 검색 유입이 추가로 4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뉴스 소비를 전면적으로 대체하지 않더라도, 이용자의 검색 경로만 바꿔도 언론사의 독자 확보와 기존 수익 기반에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출처 표시만으로는 부족한 보상 체계
검색 유입이 줄어들면서 단순한 출처 표시만으로는 언론사의 역할을 충분히 보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언론사 콘텐츠가 AI 답변에 활용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언론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탐사보도나 법정 취재 기사는 AI가 핵심 내용만 요약하는 순간 원문을 찾을 유인이 크게 낮아진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출처를 확인하지 않는 만큼 단순한 출처 표시는 정당한 보상이나 독자 확보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 같은 이유로 라이선싱도 콘텐츠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한계가 있다. 언론의 경쟁력은 취재와 사실 확인, 편집, 법률 검토 등 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검증 과정에서 나온다. AI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 결과물을 활용하지만 검증에 필요한 비용은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의 라이선싱 체계는 콘텐츠 이용료를 넘어 검증 체계의 가치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AI 신뢰성 확보 위한 검증 체계 강화
물론 콘텐츠 이용에 대한 보상이 곧바로 AI 답변의 신뢰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 모델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더라도 날짜나 인물을 혼동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사실처럼 제시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주요 AI 비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시험 사례의 45%에서 중대한 오류가 확인됐으며, 31%는 출처에 문제가 있었고 20%는 부정확한 정보를 포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라이선싱과 AI 신뢰성은 별개의 과제인 만큼 검증 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AI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 답변을 생성하는 만큼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내용은 불확실성을 함께 표시할 필요가 있다. 의료와 법률 등 고위험 분야에서는 사람의 검증을 거친 답변만 활용하는 기준이 요구된다. 교육 현장에서는 출처 검증 교육을 확대하고, 정책 당국도 지역 언론과 팩트체크 네트워크 등 공공성이 높은 검증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수 과제다.

공정한 라이선싱 체계를 위한 제도 정비
라이선싱 시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거래 구조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 현재의 민간 중심 계약은 대형 언론사에 유리하게 작동하는 반면 지역 언론과 전문 매체, 소수 언어 매체는 협상력과 정보 접근성이 부족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 반대로 플랫폼은 콘텐츠 이용 기준과 보상 체계의 결정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협상력 격차가 커질수록 콘텐츠 이용에 따른 보상도 일부 사업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개선하려면 저작권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보상 원칙을 명확히 하고, 소규모 매체도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집단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크롤링 규모와 콘텐츠 이용 내역, 로열티 지급 현황을 공개하는 표준화된 보고 체계도 함께 구축될 필요가 있다. 플랫폼과 콘텐츠 생산자 간 정보 비대칭을 줄여야 공정한 보상 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제 라이선싱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관련 연구에 따르면 고품질 정보의 지속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데는 제도적 보상 체계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산업의 경쟁력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꾸준히 생산되는 환경이 뒷받침될 때 유지될 수 있다.
AI 시대에 걸맞은 정보 생태계 구축
공정한 라이선싱 체계는 콘텐츠 이용에 대한 보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 기업은 콘텐츠 활용 범위와 학습·검색 방식의 투명성을 높이고, 답변에는 출처와 원문 접근 경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내용은 불확실성을 함께 표시하고, 원문이 수정되면 AI 답변도 신속하게 반영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또한 시장 기능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검증 인프라에 대한 지원도 요구된다. 지역 언론과 공익 연구, 팩트체크 네트워크는 AI가 활용하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기반인 만큼 지속 가능한 운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정보 유통 방식뿐 아니라 정보 생산 기반까지 재편하는 중이다. 소수 대형 언론사 중심의 라이선싱만으로는 정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콘텐츠 이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원문 중심의 출처 표시, 소규모 언론사의 협상력 강화, AI의 투명성과 오류 수정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AI 콘텐츠 라이선싱의 궁극적인 목적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생산 기반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다. 정보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질 때 AI 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Content Licensing Must Pay for the Machinery of Truth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