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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독일 TKMS 품으로, ‘나토 협력·기술력 격차’가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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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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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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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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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나토 상호운용성·북극 안보 등 '안정성' 선택
韓, 검증된 실물·빠른 납기 앞세웠으나 고배
독일 의존 여전한 추진기관, 기술력 한계도 노출
한국이 캐나다에 제안한 한화오션의 3,600t급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사진=한화오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방산업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선정됐다. 한국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 잠수함 산업이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렸음에도 추진체계 등 일부 핵심 원천기술에서는 독일 의존이 남아 있다는 점도 캐나다의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나토 결속·경제효과가 변수로 작용

6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건조 사업자로 독일 TKMS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계약은 아니지만, 통상적인 캐나다 방산 조달 절차상 사실상 사업자를 결정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캐나다가 신형 잠수함을 구매하는 것은 냉전 시기였던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중고 잠수함 4척을 운용하고 있으나, 실제 작전이 가능한 함정은 통상 1척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로, 캐나다 해군이 보유한 2,400t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최대 3,000t급 신규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새 잠수함 12척을 확보하면 대서양과 태평양, 북극권에서 동시에 작전할 수 있는 수중 전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수함 건조 비용만 200억~300억 캐나다달러(약 21조~32조원)로 추산되며, 도입 뒤 30년간 운영·정비·성능개량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약 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업체들은 이번 사업에서 독일 TKMS와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Batch)Ⅱ를 앞세워 빠른 납기와 장기 잠항 능력, 수직발사대(VLS) 탑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5월에는 3,000t급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해군과 전장 정보를 공유하는 등 성능과 상호운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시연도 진행했다. 캐나다 정부는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와 TKMS의 212CD 모두 군사적 요구를 충족한다고 평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선택에는 나토 동맹과의 안보 협력, 캐나다에 제공할 경제적 효과와 산업 협력 규모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체제하에서 지속적으로 나토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아왔으며, 오는 2035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TKMS의 212CD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북방 해역 작전을 위해 공동 설계한 모델로, 나토 상호운용성과 북극 환경 운용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독일·노르웨이의 공동 프로그램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은 유럽 안보 네트워크와의 결속을 증명할 가장 확실한 카드다.

캐나다가 최근 유럽과의 안보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독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12월 비유럽연합 국가로는 처음으로 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인 ‘세이프’ 참여에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나토 및 유럽과의 방산 협력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사례다. 절충 교역 측면에서도 독일이 우위를 점했다. 캐나다는 국방 물자 도입 때 계약 금액의 100%를 국내 산업에 환원하도록 하는 산업·기술적 혜택(ITB)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독일은 핵심 광물 수입, 북극 기지 현대화 참여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獨은 韓의 잠수함 스승, 핵심 부품 여전히 독일제 의존

한국 역시 대규모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기업과 손잡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 구축에 참여하고, 캐나다 자동차부품협회(APMA)와 협력해 K9 자주포와 천무 등 국산 무기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현지 기업 100여 곳과 협업해 연간 수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화가 의뢰한 연구에서는 2만2,000개의 직접 일자리와 600억 달러(약 91조5,7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럼에도 캐나다가 독일을 택한 배경에는 한국 잠수함 산업의 기술 자립 수준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잠수함 도입 시기는 1992년으로 상당히 늦다. 심지어 북한조차 한국보다 30년 빠른 1963년 첫 번째 잠수함을 도입했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위협을 느낀 한국은 1980년대 후반 잠수함 도입을 위한 특수사업단을 발족해 독일 HDW로부터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워왔다. 당시 대우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거쳐 현재 한화오션이 됐고, 대우중공업이 건조 기술을 배운 HDW는 지금의 TKMS다.

이후 한국 잠수함의 국산화율은 꾸준히 올라갔고 전투체계, 소나, 리튬이온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기반 공기불요추진체계(AIP) 등 주요 영역에서 국내 업체 참여도 확대됐다. 그러나 잠수함 추진 계통의 핵심인 디젤엔진 분야에서는 독일 MTU 계열 의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잠수함에서 엔진은 일반 선박용 기자재와 성격이 다르다. 디젤엔진은 수면 또는 스노클 운항 때 배터리를 충전하고, 수중 작전 지속성과 정비 주기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운용 중 결함이 발생하면 제작사 진단과 부품 공급, 기술 인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독일이 앞세운 TKMS 212CD는 이런 조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TKMS는 디젤엔진과 AIP를 결합한 추진체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212 계열 운용 경험도 축적해 왔다. 여기에 MTU 잠수함 엔진은 세계 20개 이상 해군에서 쓰이고 있어 장기 정비와 부품 공급 측면에서 검증된 생태계를 갖췄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 업체들도 후속 지원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독일 기업과 협력을 넓혀 왔지만 핵심 추진기관의 원제작사 통제력이 독일 측에 남아 있는 한, 구매국 입장에서는 한국 업체가 단독으로 전 생애주기 지원을 책임질 수 있는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반복 수주 이끄는 독일 잠수함 기술 저력

기술력 면에서도 독일이 더 우위에 있다. TKMS는 1960년대부터 재래식 잠수함을 개발해 지금까지 20여 개국에 180척 이상을 수출했다. 209급은 한국을 비롯해 그리스,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페루 등 여러 국가 해군이 운용하고 있으며, 후속 모델인 212·214급도 독일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싱가포르 등에 배치됐다. 세계 각국 해군이 수십 년 동안 동일 계열 플랫폼을 운용하면서 축적된 정비 데이터와 운용 경험은 후발 업체가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대형 수출 사업에서도 독일은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인도 해군은 9,000억 루피(약 14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Project-75I)에서 TKMS와 인도 국영 조선사 마자곤독(MD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해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 인도 정부는 계약과 함께 정부 간 협정(IGA)을 추진하며 기술 이전, 인력 교육, 장기 군수지원 체계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잠수함 자체 성능에 더해 수십 년 동안 이어질 기술 지원과 운용 체계에 더 큰 비중을 둔 결정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 사례도 독일의 기술 우위를 보여주는 한 축이다. 싱가포르는 2013년 TKMS와 Type 218SG 잠수함 2척 도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7년 동일 기종 2척을 추가 발주했다. 이후 2025년에는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동일 플랫폼 2척을 다시 계약하면서 운용 규모를 총 6척으로 확대했다. Type 218SG는 기존 212·214급 기술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해군의 요구에 맞춰 새로 설계된 모델로, 얕고 혼잡한 해역과 고온·고습한 열대 환경, 장거리 작전 여건을 반영했다. 자동화 수준을 높여 비교적 적은 승조원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독일은 현지 건조와 성능 개량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튀르키예 해군은 독일 Type 214 기반의 레이스(Reis)급 잠수함 6척을 도입하면서 괼주크(Gölcük) 해군조선소의 현지 건조 방식을 택했고, 2024년 8월 1번함 피리 레이스를 인도받은 데 이어 2025년 11월 2번함 흐즈르 레이스까지 넘겨받았다. 그리스도 2000년대 초 Type 214급을 도입한 뒤 최근 중간수명 개량 사업에서 다시 TKMS와 손잡았다. 이스라엘 해군 역시 TKMS 계열 돌핀급을 장기간 운용해 왔고, 2024년에는 차세대 다카르급 1번함 건조를 시작했다.

이들 사례는 독일 잠수함 산업이 신규 건조와 현지 생산, 성능개량, 맞춤형 설계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방산 전문가는 "한국 잠수함이 건조 기술과 플랫폼 통합 능력에서 독일을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온 건 사실이나, 추진체계 등 일부 원천기술은 아직 독일 의존이 남아 있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과 경쟁하는 단계에는 진입했지만 독일을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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