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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재편 시동" 전기차 세제 혜택 줄이는 中, 간접 보조금·우회 수출 논란 속 EU와 갈등 봉합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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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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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시장 성장 떠받치던 세제 혜택 축소 예정
EU의 대중국 전기차 견제, 관세부터 제도 장벽까지
"전기차가 끝이 아니다" 이미 골 깊어진 EU-中 무역 분쟁 

중국 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세제 지원을 축소하며 산업 재편 의지를 공식화하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비화한 유럽연합(EU)과의 무역 갈등 확전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중국의 간접 보조금 제공 구조와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세제 혜택 폐지가 곧바로 EU와의 통상 갈등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中, 전기차 산업 지원 '급제동'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재무부와 국가조세청, 산업정보기술부(MIIT)는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2027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에너지 절약형 차량 및 신에너지차(NEV) 세부 클래스에 적용되던 연간 차량·선박세 감면 및 면제 혜택을 전격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하이브리드(EREV), 연료전지(FC) 상용차 등은 내년부터 일반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과세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자국 전기차 산업이 이미 정책 의존 단계를 벗어났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9년부터 NEV 산업에 보조금을 투입했고, 2015년 세계 최대 NEV 시장으로 올라선 뒤에는 장기간 생산·판매량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중국의 NEV 생산·판매량은 2024년 기준 각각 1,288만8,000대, 1,286만6,000대에 달했고,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9%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빠르게 커졌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은 700만 대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NEV 수출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260만 대에 육박했다.

문제는 전기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함과 동시에 구조적 병폐 역시 심화했다는 점이다. 영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제이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모델은 약 400종으로 2019년의 두 배를 웃돈다. 현지 시장 내 경쟁이 그만큼 과열됐다는 의미다. 다만 비야디(BYD)·지리자동차·체리자동차 등 핵심 업체들은 수직계열화 및 해외 판로 확보에 성공해 자립의 기반을 다진 상태며,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것은 대부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전기차 업체들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지원이 축소될 경우, 자연스럽게 한계 기업이 시장에서 걸러지고 수출 경쟁력을 갖춘 선두 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EU-中 통상 갈등 장기화

EU와의 무역 갈등 역시 세제 혜택 폐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EU는 수년 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이어 왔다. 시발점은 2023년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유럽의회 국정연설이었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글로벌 시장이 저가 중국산 전기차로 넘쳐나고 있으며,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반보조금 조사를 예고했다. 이는 특정 기업의 제소에 따른 행보가 아닌 EU 집행위원회가 자체 판단으로 착수한 직권 조사였다. 조사는 같은 해 10월 4일 본격 개시됐으며, 집행위는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BEV) 밸류체인이 정부 보조금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와 이로 인해 EU 전기차 산업에 실질적 피해 또는 위협이 발생했는지를 들여다봤다.

이후 2024년 6월 공개된 잠정 조사 결과에는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이 불공정 보조금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저가 수입 물량이 EU 제조업체에 ‘예견 가능하고 임박한 피해 위협’을 초래한다는 판단이 담겼다. 이어 같은 해 7월 EU는 BYD 17.4%, 지리 19.9%, SAIC 37.6%, 기타 협조 업체 20.8%, 비협조 업체 37.6% 등의 잠정 상계관세를 매겼다. 기존 부과되던 10% 자동차 수입 관세에 추가 관세를 더하는 구조다. 2024년 10월에는 EU 회원국 표결을 통해 5년간의 상계관세 부과가 확정됐다. 확정 관세율은 테슬라 7.8%, BYD 17.0%, 지리 18.8%, SAIC 35.3%, 기타 협조 업체 20.7%, 비협조 업체 35.3%로 정해졌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제재는 비관세 부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EU는 현재 최종 조립이 유럽 내에서 이뤄지고,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의 최소 70%가 유럽산인 차량에만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법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히 중국산 완성차 수입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전기차 생산·부품 공급망 자체를 유럽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데다, 명시적인 무역 분쟁의 당사국인 만큼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해야 이 같은 장벽을 일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외 쟁점서도 대립 지속

다만 중국의 전기차 지원이 축소된다고 해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양국이 전기차 외 부문에서도 치열한 통상 갈등을 벌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환적 문제다. 지난 5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로코 항구도시 탕르의 500만㎡ 규모의 농업 지대가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센추리, BTR, APG 등 10여 개 중국 자동차 부품 기업이 공장을 가동·건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탕헤르에 7,000만 달러(약 1,070억원) 규모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APG의 프로젝트 책임자 차이쥔제는 "탕헤르 공장은 현지 노동력과 자재를 중국산 부품·기술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유럽에 있는 공장 인근에서 필요한 물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모로코에 공장을 짓는 것은 모로코가 대유럽 수출에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모로코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마주하고 있으며, EU·미국을 포함한 약 50개국과 FTA을 체결한 국가다. 중국 기업의 생산품이 모로코산으로 인정받을 경우 무관세로 EU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의 모로코 투자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유럽 수출품을 제3국을 거쳐 우회 수출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며 “이는 유럽에 매우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계에 제공해 온 ‘간접 보조금’ 역시 논란거리 중 하나다. 간접 보조금은 직접적인 현금 지급이 아닌 방식으로 기업의 생산 원가를 낮춰주는 조치를 일컫는다. 일례로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은 국유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시장 금리보다 낮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거나, 산업 육성 목적의 채권·펀드 자금을 적극 활용하며 생산 설비를 확충해 왔다. 지방 정부들은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산업단지 부지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거나, 도로·전력·용수 등 기반 시설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주기도 했다. 이 같은 간접 보조금은 기업의 실제 경쟁력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진작 설비투자를 줄이거나 퇴출됐어야 할 한계기업이 보조금에 기대 생존하며 공급이 과도하게 쌓이고, 기업들의 재고 해소 압박이 가중되며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하는 악순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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