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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계리 핵실험, 잠자던 단층 깨웠다” 핵실험 뒤 지진 1,330회, 백두산 분화 촉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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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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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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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北 지하 핵실험, 만탑산 지각 손상 누적
응력 재분배 속 단층 재활성화, 지진 빈도·규모 확대
길주군 지진 장기화, 백두산 화산 활동 자극 가능성

북한 풍계리에서 진행된 지하 핵실험이 만탑산 주변 지각을 손상시키고 기존 단층을 수년에 걸쳐 재활성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냉전기 미국 핵실험장에서도 단층 변위와 지진이 관측됐지만, 풍계리에서는 핵실험이 끝난 뒤에도 지진의 빈도와 규모가 계속 커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최근 북한 길주군 일대에서 지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강한 지진파가 인근 백두산의 화산 활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6년 첫 핵실험 전 없던 지진, 2017년 이후 1,330차례

18일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구팀은 중국 청두이공대학교 판싱리(Xingli Fan) 교수팀, 중국과학원, 중국지진국, 산둥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2008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17년간 관측한 연속 지진파 자료를 분석해 북한 풍계리 만탑산 주변 단층의 재활성화 양상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이전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6차 핵실험이 이뤄진 2017년까지 60차례가량 지진이 발생했다. 3차 핵실험이 있었던 2013년 이후 서서히 지진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7년 규모가 가장 컸던 6차 핵실험이 있은 지 20일 후부터 지진활동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지금까지 무려 1,330차례나 지진이 발생했고, 2개의 북북서 방향 길이 24㎞ 단층대에 집중됐다.

지진 규모도 1.0∼1.3에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2023∼2024년에는 규모 3대로 올라갔고, 최고 3.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지진이 집중되는 길이 24㎞ 단층대가 한꺼번에 재활성화될 경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반복된 핵실험이 만탑산 지각의 얕은 부분에 균열과 손상을 누적시키고 힘을 받는 주변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는 바람에 가만히 있던 단층이 점진적으로 재활성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여러 차례의 지하 핵실험이 만탑산 주변의 얕은 지각을 반복해서 손상시키고, 암석 내부에 걸려 있던 힘의 분포를 바꿨다는 것이다.

냉전기부터 확인된 핵실험발 단층 변위

지하 핵실험이 기존 단층을 움직인 사례는 냉전기부터 확인됐다. 1968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실시된 1.1메가톤급 ‘벤햄(Benham)’ 핵실험은 이미 파악돼 있던 단층에 변위를 일으켰고, 폭심지(Ground Zero) 반경 13㎞ 안에서 소규모 지진이 잇따랐다. 1975∼1976년 네바다 파후트 메사에서도 대형 지하 핵실험 8차례 이후 규모 2.5∼4.9의 지진 1,075건이 관측됐다. 이들 지진은 폭심지 주변에 집중된 뒤 감소했지만, 만탑산에서는 핵실험이 끝난 지 수년이 지난 뒤까지 빈도와 규모가 커졌다는 차이가 있다.

만탑산의 변화는 2017년 6차 핵실험 직후부터 각국 관측망에 잡혔다.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의 지진 관측망은 당시 만탑산 일대를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시 폭발 진동을 규모 6.3으로 산정했으며, 약 8분30초 뒤에는 갱도나 폭발 공동의 붕괴로 해석되는 별도 진동이 포착됐다. 위성 레이더 분석에서도 산 정상부와 사면이 수m씩 밀려난 흔적이 발견됐고, 이후 5개월 동안 반경 15㎞ 안에서 규모 2.5 이상의 얕은 지진 10건이 이어졌다. 당시에는 강한 지반 진동과 암반 파쇄에 따른 단기 여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이번 연구는 이후 수년간 이어진 단층 움직임까지 관측 범위에 넣었다.

표1. 지하 핵실험·강진 이후 단층 및 화산 반응 사례

구분사례관측 결과핵심 특징
지하 핵실험1968년 미국 네바다주 벤햄 핵실험1.1메가톤급 폭발로 기존 단층에 변위 발생, 폭심지 반경 13㎞ 안에서 소규모 지진 지속기존 단층의 직접적인 재활성화
지하 핵실험1975∼1976년 미국 네바다주 파후트 메사 핵실험대형 핵실험 8차례 이후 규모 2.5∼4.9의 지진 1,075건 관측폭심지 주변에 집중된 뒤 점차 감소
지하 핵실험2017년 북한 풍계리 6차 핵실험규모 6.3의 폭발 진동과 공동 붕괴 추정 진동 포착, 산 정상부·사면 수m 이동 및 반경 15㎞ 안에서 규모 2.5 이상 지진 10건 발생핵실험 종료 수년 뒤까지 지진 빈도와 규모 증가
강진 충격캄차카·칠레·알래스카 및 2002년 미국 데날리 지진인근 화산의 분화 또는 레이니어산·롱밸리 칼데라·옐로스톤의 지진 군집 발생불안정한 화산의 분화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
백두산 영향규모 7.0 상당의 풍계리 지하 핵폭발 가정약 116㎞ 떨어진 백두산 마그마방에 110∼130kPa의 동적 응력 변화 가능응력 변화만으로 분화 가능성 판단은 곤란
자료: 미국 지질조사국(USGS)·부산대학교 연구팀·사이언티픽 리포트

백두산 마그마방 응력 변화

강한 지진파가 화산 활동을 자극한 사례도 여러 지역에서 보고됐다. USGS에 따르면 규모 9급 강진이 발생한 캄차카와 칠레, 알래스카에서는 인근 화산이 수주에서 수개월 뒤 분화한 사례가 있었고, 2002년 규모 7.9의 미국 데날리 지진 이후에는 레이니어산과 롱밸리 칼데라, 옐로스톤에서 지진 군집이 나타났다. 지진파가 마그마방의 압력과 화산 내부 유체의 흐름을 바꾼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당시 화산들은 이미 불안정한 상태였으며, 외부 충격은 분화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 때문에 풍계리에서 약 116㎞ 떨어진 백두산도 2017년 핵실험 당시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연세대학교 연구진은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에서 규모 7.0 상당의 지하 핵폭발이 백두산 마그마방에 110∼130킬로파스칼(kPa)의 동적 응력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화산 분화에는 마그마의 양과 압력, 가스 함량, 균열 상태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이 수치만으로 분화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로 핵실험이 끝난 뒤에도 단층 재활성화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연구 관측이 끝난 지난해 5월까지도 풍계리 일대의 지진 발생률과 지진모멘트 방출량은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지진 급증세, 풍계리 주변에 집중

최근 북한에서 감지되는 지진도 예년보다 잦아졌다.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에서는 2021년부터 규모 2 안팎의 지진이 잇따랐다. 기상청 집계로 2021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이 일대에서 관측된 규모 2.0 이상 지진은 13회였다. 2021년 9월 11일 규모 2.1 지진은 진원 깊이가 8㎞였고, 나머지는 대부분 지하 14∼33㎞에서 발생했다. 2022년 2월에는 나흘 사이 네 차례가 몰렸다. 11일 오전 10시35분 규모 3.1 지진을 시작으로 14일 오후 2시33분과 오후 7시47분 규모 2.3 지진이 연달아 포착됐다. 이튿날 오전 6시52분에는 규모 2.5 지진이 추가됐다. 네 지진의 진원 깊이는 17∼29㎞였으며, 기상청은 모두 자연지진으로 분류했다.

지진 발생은 2023∼2024년에도 이어졌다. 2023년 7월 3일 길주군 북북서쪽 약 40㎞ 지역에서 규모 3.3 지진이 발생했다. 그해 북한에서 집계된 규모 2.0 이상 지진은 37회로, 2022년 20회보다 85% 늘었다. 2024년에도 북한에서 31회가 관측됐으며 이 가운데 20회가 길주군에 집중됐다. 황해북도와 평안남도에서는 각각 5회, 함경남도에서는 1회가 기록됐다. 길주군에서는 11월 2일 규모 2.5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인 9일, 북북서쪽 37㎞ 지점에서 규모 3.1 지진이 다시 일어났다. 진원 깊이는 11㎞였다. 당시 기상청 통계를 보면 이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 안에서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86회 발생했으며, 규모 3대 지진도 7회에 달했다. 이 구역에서 관측된 최대 지진은 2023년 7월의 규모 3.3이었다.

공동연구의 관측 기간이 끝난 지난해 5월 이후에도 길주군 지진은 계속됐다. 5월 1일 규모 2.3 지진에 이어 6월 16일 오전 7시4분 길주군 북북서쪽 43㎞ 지점에서 규모 2.4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5㎞였다. 6월 22일에는 규모 2.2 지진이 추가됐고, 9월 21일 오전 1시59분에는 북북서쪽 44㎞ 지역에서 규모 2.5 지진이 포착됐다. 이 지진의 진원 깊이는 19㎞였다. 10월 12일에는 북북서쪽 39㎞ 지점에서 규모 2.2 지진이 발생했으며 진원은 지하 23㎞로 분석됐다. 11월 20일에도 길주군 북쪽 39㎞ 지역에서 규모 2.2 지진이 관측됐고, 진원 깊이는 14㎞였다. 지난해 북한 전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모두 21회로, 1999∼2024년 연평균 11.8회를 크게 웃돌았다. 판 내부에 자리한 한반도에서 하부지각 지진이 연속으로 나타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기상청은 이들 지진을 자연지진으로 분류했지만, 전문가들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각에 쌓인 응력이 2017년 6차 핵실험의 충격을 받은 뒤 복합적으로 풀리는 과정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두산 분화 시 中 동북 3성 직격탄

풍계리와 백두산 일대의 지각 변화는 중국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백두산 천지와 화산체가 북·중 국경에 걸쳐 있고, 중국 쪽 북사면은 지린성 창바이산 관광지와 생태보호구역으로 이어져 있다. 대규모 분화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도 지린성 일대다. 천지에 고인 약 20억t의 물이 화산재·토사와 섞여 라하르를 형성할 경우 하천과 계곡을 따라 피해가 번질 수 있으며, 지린성에는 946년 대분화 당시 흘러내린 라하르의 흔적도 남아 있다. 화산재가 넓게 퍼지면 농작물과 수질은 물론 도로·철도, 항공 운항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회도서관 국가전략포털은 피해 범위가 지린성에서 랴오닝성·헤이룽장성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북한 주민의 대규모 국경 이동이 겹치면 중국은 자연재해 대응과 국경 관리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경제적 노출도 상당하다. 중국 창바이산 관리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 방문객은 1,201만여 명, 관광수입은 186억500만 위안에 달했다. 중국이 화산 감시와 대피 체계를 함께 강화한 이유도 주민 안전과 지역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지진국과 지린성지진국은 지진파 분석과 GPS·위성합성개구레이더(InSAR) 지표 변형 관측, 화산가스 배출량 측정을 결합한 종합 감시망을 운영하고 있다. 지질재해 우려가 있는 12개 지점에는 별도 관리기록을 마련했으며, 최근 2년간 관광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40차례 넘는 대피 훈련과 88차례의 전문교육도 실시했다. 중국 측은 같은 기간 천지 화산의 활동 수준을 ‘정상 배경치’로 평가했으나, 지진과 지표 변형, 가스 흐름에 대한 상시 관측은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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