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딥폴리시
  • [딥폴리시] 中 희토류 벗어나려는 유럽, 美 의존이 새 과제

[딥폴리시] 中 희토류 벗어나려는 유럽, 美 의존이 새 과제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희토류 공급 안정성 흔드는 미중 관계 
핵심광물 투자 격차에 커지는 유럽의 부담 
채굴·정제 역량 강화와 공급처 다변화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월 24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국빈 방문은 11년 만이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에 이어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합의한 무역 휴전의 연장 여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당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철회하지 않고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정기적으로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자국의 희토류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이번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 미국과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급망 안정에 나섰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여부는 미중 협상 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기댄 유럽의 희토류 협력

지난 4월 EU와 미국이 체결한 핵심광물 양해각서(MOU)에는 희토류 가공 기준 마련과 전략 비축, 가격 하한제, 공급 차질에 대비한 신속 대응 체계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둘러싼 협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어 EU·미국 간 협력이 실제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중 관계에 달려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발표 내용부터 엇갈렸다. 백악관은 중국이 ‘희토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라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에는 희토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미국이 중국의 양보를 강조한 것과 달리, 중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철회하지 않고 1년간 유예하는 데 그친 만큼 향후 공급 여건 역시 후속 협상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9월 24일 정상회담에서 수출 통제 유예가 연장되면 유럽의 자동차·방산·풍력터빈 업계도 당분간 공급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유럽은 협상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채 공급 차질에 따른 영향을 떠안게 된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 측에 “외부의 모든 간섭을 제거하고 장애물을 극복하자”고 촉구한 점을 고려하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조율해야 할 사안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 앞세운 미국, 입지 좁아지는 유럽

미국의 핵심광물 정책이 자국 공급망과 생산기반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유럽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과 협력을 확대하더라도 핵심광물 투자와 생산은 미국 산업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광산업체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5,390억원)를 출자하고,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에 대해 10년간 ㎏당 110달러(약 14만8,000원)의 가격 하한을 보장했다. 미국 내 희토류 공급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자석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프랑스 희토류 재활용·정제업체 카레스테르와 미국 USA레어어스가 협력을 검토하는 사례도 유럽 기업이 미국 주도의 대체 공급망과 연계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양측의 투자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이후 광물 프로젝트에 약 400억 달러(약 53조9,800억원)의 사전 금융지원을 약속한 반면, EU가 2026년 배정한 자금은 약 60억 유로(약 9조4,030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자금력 차이는 양측이 같은 광물 사업을 놓고 경쟁할 때 더욱 뚜렷해진다. 실제 브라질에서는 미국이 적극적인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EU가 광물 사업의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미국과 EU가 같은 광물 자원과 사업을 놓고 경쟁하면 자금력이 큰 미국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럽이 자체 투자 여력을 키우지 못한 채 미국과의 협력에만 의존할 경우, 필요한 자원과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확보할 여지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중국 의존 탈피와 새로운 대미 의존

이러한 우려는 유럽이 에너지 공급망에서 겪은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 공급이 급감하자, 유럽은 불과 몇 달 만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폭 늘렸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미국산 LNG의 비중이 커지면서 새로운 대외 의존이 형성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핵심광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협력을 확대할수록 유럽의 대미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공급망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유럽의 선택지를 더욱 좁힌다. 중국은 전 세계 중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제의 91%, 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하며 최종 제품에 가까운 생산 단계로 갈수록 영향력도 커진다. 미국과 EU 모두 아직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할 만한 생산기반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기업과 기관이 유럽 내 희토류 가공시설의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 미국의 영향력은 핵심광물 교역을 넘어 유럽의 생산·가공 기반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구분주요내용
핵심 위험유럽의 희토류 공급 안정이 미중 협상 결과에 좌우
미국과의 협력공급망 다변화 효과에도 대미 의존 심화 우려
구조적 취약점미국에 비해 부족한 투자 여력과 가공 역량
9월 24일 정상회담수출 통제 유예 연장 가능성에도 의존 구조 지속
정책 과제독자적인 협상력과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

미중 합의에 좌우되는 유럽의 희토류 안보

유럽이 대미 의존을 낮추려면 결국 스스로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오는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은 이러한 과제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백악관에서 하루 동안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 기업 경영진이 방미에 동행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합의한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가 연장되면 단기적으로 유럽 산업계도 희토류 공급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이는 유럽이 직접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확보한 성과가 아니라 미중 합의에 따른 결과다.

물론 자체 채굴·정제 기반이 부족한 EU가 중국에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미국과의 협력은 필요하다. 다만 투자와 생산·가공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미국에만 의존하면 중국에 집중됐던 공급망 위험이 미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가 장기간 연장되더라도, 이를 공급망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럽에는 독자적인 투자와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협상력을 키울 시간을 확보한 것에 가깝다. 이 기간 자체적인 대응력을 갖추지 못하면 향후 미중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유럽의 핵심광물 공급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Europe’s Rare Earth Bargain Is Riskier Than It Look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