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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에듀] 양적 실적에 갇힌 대학 순위, 연구 성과·교육 가치 반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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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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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실적 위주 대학 순위의 한계 부각 
학생 감소·AI 확산에 교육 경쟁력 검증 요구 
연구 역량과 실질적 기여도 중심의 평가 체계 개편

본 연구 기사는 글로벌 교육 전문지 The EduTimes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duTime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duTimes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학술매체 '유니버시티월드뉴스(University World News)'는 세계 대학 순위가 연구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대학 평가 체계가 국제 공동저술을 긍정적인 지표로 반영하지만, 실제 연구 기여도까지 따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하고 연구자를 양성하며 핵심 데이터를 구축한 대학과 공동저자로 일부 참여한 대학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연구 협력 지표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보다 수치화하기 쉬운 지표를 앞세우면서 대학 순위 자체에 대한 신뢰도 약화하는 추세다. 학생과 학부모 역시 명성이나 순위만 보고 고액의 등록금을 부담하기보다 졸업 후 취업과 소득, 진로 등 학위가 가져올 실질적인 성과를 따지기 시작했다.

논문 수보다 연구 영향력

연구 성과를 바라보는 기준은 학계와 대학 인증기관 사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최상위권 연구기관에서는 Q3·Q4 등 하위 등급 저널 논문 여러 편보다 영향력 있는 논문 한 편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대학 인증기관은 Q3·Q4 저널 논문도 연구 실적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는 대학 평가가 집계하기 쉬운 양적 지표에 치우친 현실을 보여준다. 대학 순위는 공동연구의 실질적인 기여도를 구분하지 않은 채 국제 공동저술 실적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인증기관 역시 논문의 영향력보다 게재 여부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평가한다. 논문이나 공동저술 실적이 많더라도 대학의 실제 연구 역량이 그에 비례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 자료에서도 이러한 괴리가 드러난다. '타임스고등교육(THE)'의 2026년 대학 순위 자료에서 국제 공동저술과 연구의 질 사이의 상관관계는 약 0.5에 그쳤다. 중국 본토는 32개국 가운데 국제 공동저술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연구의 질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반면 칠레는 국제 공동저술 비중이 높았음에도 연구의 질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 중국은 국제 공동저술 비중이 낮지만 연구의 질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한 반면 칠레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학 가치 재평가

대학 순위의 한계가 드러나는 가운데 대학을 둘러싼 환경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평가기관마다 산정 기준과 가중치가 달라 같은 대학의 순위가 크게 엇갈리는 데다 학생과 학부모도 등록금에 상응하는 교육 성과를 중시하는 추세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앞당길 전망이다. 미국 서부고등교육위원회(WICHE)는 미국 고교 졸업자 수가 2025년 정점을 찍은 뒤 2041년까지 약 1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38개 주에서는 2041년 졸업자 수가 2023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진학 인구가 감소하면 뚜렷한 성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대학의 학생 유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상위권 대학으로의 쏠림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 진학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학교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일반적인 대학 졸업자의 투자수익률(ROI)을 12.5%로 추산했지만, 최소 4분의 1은 대학 교육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지타운대가 같은 해 약 4,600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장기 투자수익률은 대학별로 상당한 격차를 나타냈다. 명문대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했으며 일부 지역 공립대학은 대표 주립대와 비슷한 성과를 보였다.

인공지능(AI) 확산도 대학 교육의 경쟁력을 가늠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5년 전 세계 근로자 약 4명 중 1명이 생성형 AI에 일정 부분 노출된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대규모 일자리 감소보다 기존 업무의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와 같이 AI가 지식 기반 업무와 반복 업무를 빠르게 바꾸면서 일반적인 지식과 기술 중심의 학위는 이전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등록금에 상응하는 성과를 입증하기 어려운 중·하위권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더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주: 아이비플러스 진학은 명망 있는 기업에 취업할 가능성을 약 세 배 높이는 등 대학의 명성이 진로 선택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명성과 연구 영향력의 선순환

대학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학생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요인도 중요해진다. 학생들은 대학의 명성과 졸업 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해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에 따르면, 아이비플러스(Ivy-Plus) 대학 진학생은 일반 선별형 공립대 진학생보다 소득 상위 1%에 진입할 가능성이 약 50% 높았다. 최상위 대학원 진학 가능성은 거의 두 배, 명망 있는 기업에 취업할 가능성은 약 세 배로 조사됐다.

대학의 연구 영향력은 이러한 명성과 경쟁력을 형성하는 주요 기반으로 꼽힌다. 영향력 있는 연구는 우수한 연구자와 연구비, 박사과정 인재를 끌어들이고 정책과 산업계의 관심을 높인다. 연구 역량이 축적될수록 대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다시 인재와 자원이 유입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순위도 연구가 실제로 창출한 성과와 대학의 기여도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전환해야 한다.

분야별 인용 영향력과 특허, 임상지침 반영, 정책 문서 인용, 기술 라이선스 등을 활용하면 연구 결과가 학계와 산업, 사회에서 얼마나 활용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 주저자 여부와 연구비 운용, 박사과정 연구자 양성 실적 등을 함께 반영하면 공동연구에서 각 대학의 실질적인 기여도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국제 공동연구도 참여 건수보다 협력을 통해 해당 대학의 연구 역량이 얼마나 강화됐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이 적절하다. 대학 인증 체계에서는 연구 성과의 품질과 활용도를 검증하고 연구윤리와 연구지도 기준을 함께 살피는 방식이 요구된다.

대학 순위의 핵심은 대학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학생들이 대학의 가치를 직접 따져보고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만큼 평가 체계도 연구의 성과와 영향력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단순 실적 집계에 머무는 대학 순위로는 대학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기 어렵고 시장에서도 신뢰를 얻기 힘들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Research Impact Should Be the Real Measure of a University's Rank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duTime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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