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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컬쳐] 이민이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숙련도·정착 여건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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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3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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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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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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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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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감소로 노동력·성장 부담 확대 
숙련도·정착지에 따라 달라지는 경제 효과 
이민 규제 속 숙련 인력 확보 중요성 부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순이민이 2025년 반세기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정책 강화로 유입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이에 따른 노동력 감소로 같은 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약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비슷한 상황은 약 100년 전에도 있었다. 1880~1920년 미국에 2,000만 명이 넘는 이민자가 유입됐지만, 1921년과 1924년 이민쿼터법 시행으로 대규모 이민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후 경제 변화를 추적한 연구에서는 이민자의 유입 규모와 숙련도, 정착 지역에 따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민 확대에 따른 노동공급·생산성 변화

저출생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국가에서는 노동력 확보가 성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스처럼 출산율이 수십 년간 인구 대체 수준을 밑돈 국가에서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인구보다 은퇴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출산율이 반등하더라도 실제 노동력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민은 단기간에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노동력이 늘면 경제의 생산 여력도 커진다. 다양한 숙련을 갖춘 이민자가 기존 근로자의 역할을 보완할 경우 생산성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전체 고용 대비 이민자 유입 비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5년 뒤 생산은 약 1%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민자와 기존 근로자가 서로 다른 숙련을 활용해 역할을 나눈 영향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에 정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제한된다. 선진국과 달리 난민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경우 취업과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높아 경제활동 참여에도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주: 도시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특허 등록과 이민자 비중도 함께 증가했다.

대규모 이민이 성장과 혁신에 미친 영향

이러한 차이는 미국의 대규모 이민 역사에서도 확인된다. 1880~1920년 미국에는 남유럽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2,000만 명이 넘는 이민자가 들어왔다. 약 40년간 이어진 대규모 유입은 1921년과 1924년 이민쿼터법이 시행되면서 급격히 줄었다. 이처럼 이민이 급증한 뒤 강력한 제한이 뒤따르면서 이민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장기간 비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당시 특허와 인구조사, 이민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민자 유입이 없었다면 1940년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실제보다 8.2% 낮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성장 효과의 상당 부분은 이민자들이 보유한 숙련과 혁신 역량에서 나왔다. 전체 효과의 약 4분의 3이 이와 관련됐으며, 당시 미국 발명가 가운데 이민자 비중도 약 20%에 달했다. 이들이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에 모여들면서 지식과 기술 교류가 활발해졌고 혁신에도 힘을 보탰다.

이후에는 효과의 크기가 달라졌다. 연구진이 1930~1960년에도 쿼터제가 없었다고 가정한 결과, 2000년 1인당 생산은 실제보다 1.7% 높아지는 데 그쳤다. 앞선 대규모 이민 시기보다 미국 인구가 크게 늘어 추가 유입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당시 입국이 제한됐던 집단의 평균 숙련도가 미국 태생 인구보다 낮았던 점도 영향을 줬다. 이는 같은 규모의 이민이라도 당시 인구 규모와 유입 인력의 특성에 따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주: 경제성장 효과의 대부분은 이민자의 숙련도에서 비롯됐다.

현대 이민자의 숙련도와 실제 모습

이러한 차이는 과거와 현재 이민자의 특성을 비교할 때도 확인된다. 과거 미국 뉴욕만에 있는 엘리스섬(Ellis Island)을 통해 들어온 이민자들이 오늘날 이민자보다 숙련도와 노동 의지가 높았다는 인식이 있지만, 당시 기록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숙련도는 출신국별로 편차가 컸다. 영국 출신은 미국 태생 인구보다 특허 등록률이 높았던 반면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출신은 낮았으며 이민 전 종사했던 직업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현재는 숙련 인력의 유입이 과거보다 뚜렷하다. 미국에서 숙련 노동에 대한 보상이 커진 데다 취업비자와 학력 기준 등을 적용하는 이민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이민자가 유입되는 비중도 높아졌다.

이민자의 실제 규모를 둘러싼 인식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드러난다. 6개국 2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이민자가 전체 인구의 36.1%를 차지한다고 추정했지만 실제 비중은 약 14%였다. 이는 과거 엘리스섬을 통한 대규모 이민이 이어지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같이 이민자 규모를 실제보다 크게 보는 인식은 이민자의 구성과 경제적 영향을 판단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민자 범죄율과 정책 과제

이민자를 둘러싼 인식과 실제 통계의 차이는 범죄 문제에서도 확인된다. 이민자가 늘면 범죄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최근 미국 통계에서는 이민자의 수감률이 미국 태생 인구보다 낮게 나타났다. 2024년 미국지역사회조사(ACS)에 따르면, 비정규 이민자의 수감률은 인구 10만 명당 674명으로 미국 태생 인구의 1,195명을 밑돌았다. 합법 이민자는 10만 명당 303명으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비정규 이민자의 경우 범죄에 따른 추방 위험이 수감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민정책이 풀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는 남아 있다. 늘어나는 망명 신청을 처리할 행정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주거와 언어, 취업 등 정착에 필요한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 범죄 위험을 이민자 전체로 확대하기보다 구체적인 위험에 법 집행을 집중하고 노동시장 정착을 뒷받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숙련 인력 중심으로 바뀌는 이민정책

유럽연합(EU)도 이민자 수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정책에서 숙련 인력 확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정된 ‘EU 블루카드’와 올해 도입된 ‘EU 인재 풀(EU Talent Pool)’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민자 수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에 필요한 인력을 선별해 유치하려는 움직임이다. 관건은 최근 강화되는 이민 제한이 어느 정도의 경제적 비용으로 이어질지다. 미국은 1920년대보다 인구와 경제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이민 감소에 따른 충격이 과거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구 감소가 더 빠르고 인구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유럽에서 같은 양상이 나타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향후 이민 제한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가늠하려면 유입 인구의 규모와 숙련도, 노동시장 정착 여건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Migration and Economic Growth: Why Skills and Location Matt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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