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컬쳐] 청소년 신문 무료 제공 실험, 이용 늘어도 효과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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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접근 문턱 낮추자 학생 참여 확대 정보 격차 큰 집단서 학습 성과 두드러져 청소년 독자 확보 위한 장기적 접근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신문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젊은층의 신문 이용을 어떻게 늘릴지가 언론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고등학생에게 유력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디지털 구독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용 행태의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이 진행됐다. 실험 전 조사에서 지난 일주일간 신문을 이용한 학생은 19%에 불과했다. 이후 무료 구독권을 제공하자 학생의 70.3%가 구독을 활성화했다. 비용 부담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청소년의 신문 이용을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구독률을 지속적인 독서 습관으로 보기는 어렵다. 학생들이 학교와 교사, 또래의 영향을 받는 환경에서 신문을 접한 만큼 무료 구독 자체의 효과를 따로 가려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 환경이 키운 신문 이용
이번 실험은 개인이 아닌 학교를 단위로 진행했다. 평소 뉴스에 관심이 많은 학생만 자발적으로 참여해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일반계·기술계·직업계 고등학교 243곳에서 9,600명 이상이 참여해 다양한 학생층도 조사에 포함됐다. 그러나 학교 단위로 진행한 실험 방식은 결과를 해석할 때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기사를 읽을 계기를 만들어줬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실제 이용 기록에서도 학교 환경의 영향이 뚜렷했다. 같은 학급 학생이 동일한 뉴스 콘텐츠를 읽을 가능성은 다른 학급 학생보다 8.34배 높았다. 전체 방문의 약 19%는 주말에 이뤄져 학교 밖에서도 자발적인 이용이 이어졌지만, 대부분은 평일에 집중됐다. 이는 수업이나 과제, 교사의 추천, 친구들과의 대화 등이 기사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무료 구독의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비용 부담을 낮춘 영향과 학교가 신문을 읽을 계기를 제공한 영향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접속 늘었지만 지식 향상은 제한적
학교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이 실제로 신문을 이용했다는 점은 이용 기록에서 확인된다. 이번 실험에서는 설문조사에 그치지 않고 계정 활성화 여부와 실제 접속 기록까지 추적했다. 응답에 의존하지 않고 무료 구독 이후 학생들의 실제 이용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구독을 활성화한 학생 가운데 87.7%는 최소 10회, 63.8%는 최소 50회 르몽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수 학생이 계정만 만든 뒤 이용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학기 중 반복해서 신문을 찾은 셈이다.
물론 접속 횟수가 늘었다고 해서 기사를 충분히 읽고 이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이 뉴스 관련 지식을 측정한 결과, 전체 학생의 지식 수준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사회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학교에서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무료 구독만 제공한 경우 뉴스 지식지수가 0.20 표준편차 상승했고, 미디어 교육을 함께 실시했을 때는 0.31 표준편차 높아졌다. 이는 양질의 정보에 대한 접근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학생들의 기존 정보 환경에 따라 같은 정책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달라진 청소년의 뉴스 소비 방식
청소년의 뉴스 소비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신문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게 하더라도 이미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플랫폼에 익숙한 청소년을 장문 기사로 끌어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 2025’에 따르면, 48개국 18~24세의 44%가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플랫폼을 주요 뉴스 출처로 꼽았다. 이 연령대에서 뉴스에 관심이 많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그쳤지만, 55세 이상에서는 52%에 달했다. 이처럼 젊은층에서는 뉴스가 소셜미디어의 오락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알고리즘 추천 콘텐츠 사이에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긴 글을 읽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장문 기사 소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에서 비교 가능한 35개국의 평균 읽기 성취도는 2018년보다 25점 하락했으며 긴 글을 바탕으로 한 과제에서 감소 폭이 더 컸다. 이와 맞물려 젊은층의 뉴스 소비도 짧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형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35세 미만 가운데 22%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유명 유튜브 채널 ‘위고데크립트’(HugoDécrypte)의 뉴스 콘텐츠를 이용했다. 이는 젊은층이 뉴스 자체를 외면한다기보다 기존 신문과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신문 이용 지속 여부가 관건
그럼에도 일부 학생은 무료 구독이 끝난 뒤에도 신문 이용을 이어갔다. 실험 기간 르몽드를 이용한 학생 가운데 약 20%는 프로그램 종료 수개월 뒤인 2025년 11~12월에도 다시 접속했다. 무료 구독과 미디어 교육을 함께 제공한 집단에서는 약 1년 뒤 르몽드를 구독할 가능성도 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미국에서 성인 2,5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는 지역신문 온라인 구독권을 무료로 제공했지만, 실제 구독자는 44명에 그쳤다. 이와 같이 두 실험에서 무료 구독에 대한 반응이 크게 엇갈린 만큼 그 효과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청소년의 뉴스 이용을 늘리려면 무료 구독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조건에서 실제 독서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사를 과제로 제시했을 때와 학생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겼을 때 이용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단순 접속이 실제 읽기와 완독으로 이어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익숙한 짧은 뉴스 콘텐츠가 장문 기사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지, 오히려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읽는 계기가 되는지도 후속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무료 구독만으로 청소년의 신문 이용을 지속적인 독서 습관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학교와 또래의 영향뿐 아니라 기존 정보 접근 환경과 달라진 콘텐츠 소비 방식까지 이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학교에서 뉴스 지식 향상 효과가 더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학생에게 같은 방식으로 구독권을 제공하는 것보다 어떤 환경에서 효과가 커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료 구독이 끝난 뒤에도 청소년이 스스로 뉴스를 찾아 읽게 만드는 조건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Making Teenagers Read Newspapers Takes More Than Free Acces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