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증가=면세 호황 공식 끝났다” 인천공항, 사상 첫 세계 1위 올랐지만 면세점 객단가는 ‘3년째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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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제선 여객 3,839만 명, 인천공항 첫 세계 정상 관광 호황을 비껴간 면세 매출, 외국인 객단가 하락 고착 객당 9,000원 계약 붕괴, 공항 상업 수익모델도 재편 압박

인천국제공항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3,839만 명을 기록하며 개항 이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란 전쟁 여파로 유럽행 환승 수요가 유입되고 방한 관광 시장도 호황을 맞았지만, 공항 면세점의 외국인 객단가는 3년째 하락하며 여객과 상업수입의 흐름이 엇갈렸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의 사업권 반납에 이어 재입찰 임대료까지 40%가량 낮아지면서 여객 증가를 면세 임대수입으로 연결해 온 인천공항의 수익 공식 역시 재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공항 국제 여객 세계 1위 ‘우뚝’, 이란전 여파
1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실적은 3,839만 명을 기록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국제공항협의회(ACI) 기준 세계 순위 1위 기록이다. 영국 히드로공항이 3,779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3,453만 명으로 3위에 올랐다. 국제선 여객실적은 공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지난달 7일 기준으로는 누적 여객 10억 명을 돌파했다. 개항 이후 25년 3개월 만으로, 이 기록은 독일 뮌헨공항(33년 10개월), 창이공항(35년 5개월), 일본 나리타공항(39년 2개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58년 2개월)보다 빠른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101개 항공사가 취항해 53개국 183개 도시를 연결한다. 여객 국제선은 158개 도시로 홍콩(139개)과 상하이 푸동(92개), 나리타(86개)보다 많고 창이공항과 같은 수준이다.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실적 세계 1위 기록은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두바이와 히드로 등 세계 주요 공항의 여객 증가세가 주춤한 것을 인천공항이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의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3,612만 명)과 비교했을 때 6.3%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쟁 여파로 환승객 증가가 도드라졌다. 상반기 환승객은 424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9만6,000명) 대비 18.1% 증가했다. 유럽 노선의 경우 환승객 2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2% 증가하기도 했다.
관광 소비 저변 넓어졌지만
중국과 일본 등 방한 관광객 중심의 외국인 여객 증가세도 여객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비중은 39.3%로 2025년 연간 35.2%를 웃돌았으며, 2분기에는 역대 최고인 44.4%까지 치솟았다. K팝과 드라마, 영화에서 형성된 관심이 K뷰티·식품·패션 소비와 방한 수요로 확산되면서 중국과 일본 중심의 단거리 입국 수요가 공항 실적을 밀어 올렸다.
관광 소비의 저변도 넓어졌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지출액은 10조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8% 증가했다. 6월 카드 지출액만 2조544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66.4% 늘었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객이 6월 기준 42.5% 증가했고, 비수도권 방문율도 지난해 2분기 31.4%에서 올해 34.2%로 높아졌다. 항공 여객 증가가 숙박·음식·교통·지역관광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형성된 셈이다.
표1. 국내 면세점 내·외국인 소비 지표
| 구분 | 구매금액 | 전년 동기 대비 | 구매객 | 전년 동기 대비 | 1인당 구매금액 |
|---|---|---|---|---|---|
| 2026년 6월 외국인 | 9,176억원 | 11.6% 증가 | 127만9,200명 | 31.9% 증가 | 71만7,000원 (15.4% 감소) |
| 2026년 6월 내국인 | 2,110억원 | 19.8% 감소 | 119만6,800명 | 23.3% 감소 | 17만6,000원 (소폭 상승) |
| 2026년 상반기 외국인 | 4조9,968억원 | — | 664만4,900명 | — | 75만2,000원 (약 20% 감소) |
| 2026년 상반기 내국인 | 1조4,783억원 | 12.0% 감소 | 841만 명 | 11.5% 감소 | 17만6,000원 |
면세점 객단가 3년째 급락
하지만 관광 호황에도 공항 면세점의 소비 밀도는 약화됐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6월 외국인 구매금액은 9,176억원으로 11.6% 늘었지만, 내국인 구매금액은 2,110억원으로 19.8%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외국인 매출 비중도 81.3%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구매금액 증가에도 1인당 객단가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6월 외국인 구매객은 127만9,2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하며 구매금액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외국인 1인당 구매금액은 71만7,000원으로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구매객은 119만6,800명으로 23.3% 줄면서, 내국인 1인당 구매액은 소폭 상승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2023년 183만8,000원에서 2024년 119만800원, 2025년 85만5,000원으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구매금액은 4조9,968억원, 구매객은 664만4,900명으로 외국인 1인당 구매금액은 약 75만2,000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상반기 94만원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관광객은 늘었지만 1인당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내국인 수요는 더 위축됐다. 상반기 내국인 매출은 1조4,7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했고 구매 인원도 841만 명으로 11.5% 줄었다. 이 기간 내국인 출국자 수는 1,49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음에도, 면세점 매출은 역성장했다.
입국 수요와 면세 소비 '반비례'
비교 시점을 코로나19 이전으로 확장하면 면세 시장의 수요 이탈은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은 2019년 동기 대비 30.9% 감소했고, 1인당 매출액도 41.8% 줄었다. 두 지표가 동시에 꺾이면서 외국인 면세 매출은 2019년의 40.2% 수준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방한객이 26.9% 증가한 흐름과 정반대로, 입국자 증가를 면세 수요 확대로 직결하던 기존 산식이 유효성을 잃은 셈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객단가 하락의 지속성이 확인됐다. 전국 면세점 이용객은 2,948만 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나 매출은 11.8% 감소한 12조5,34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 24조8,586억원의 50.4%에 불과하다. 특히 외국인 구매객은 933만 명에서 1,092만 명으로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은 16% 감소한 9조3,333억원으로 후퇴했다. 입국 수요와 면세 소비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관광 시장과 면세 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도 고착되는 양상이다.
쇼핑 지도에서 밀려난 면세점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면세 업계가 낮아진 객단가를 상수로 반영해야 할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객단가 하락은 경기 순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미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동선부터 코로나19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2019년 주요 쇼핑 장소 상위 5곳에 들었던 공항·시내면세점은 2024년 조사에서 모두 빠졌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업종 가운데 면세점 비중도 2019년 63%에서 2024년 13%로 급락했다. 명품과 화장품에 집중됐던 지출은 올리브영·다이소·백화점으로 흩어졌고, 의료와 외식·지역 상권으로도 소비가 확산됐다. 면세 업계로서는 수익 계산을 낮아진 객단가에 맞춰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의 기준선이 내려가는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의 비용 부담은 오히려 급증했다. 인천공항이 면세점에서 받는 임대료는 2022년 1,403억원에서 2024년 6,445억원으로 4.6배 불어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면세 시장 매출은 17조원에서 14조원대로 줄었다. 현행 임대료는 면세점 구매객이나 매출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전체 출국객에 사업자가 입찰 당시 제시한 객당 단가를 곱하는 방식이다. 쇼핑하지 않는 여객까지 임대료 산정에 포함되다 보니 공항이 붐빌수록 사업자의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누적된 손실은 지난해 임대료 분쟁으로 비화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4월 29일 인천지방법원에 임대료 조정을 신청했고, 신라면세점도 5월 8일 같은 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의 감정촉탁을 받은 삼일회계법인은 같은 해 8월 7일 재입찰 임대료가 기존 계약의 6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평가했다. 두 회사가 요구한 40% 인하안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공사가 기존 계약의 변경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조정은 8월 28일 불성립됐고, 신라는 9월 18일, 신세계는 10월 30일 각각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회사별로 1,900억원 안팎의 위약금 부담을 감수한 선택이었다. 이후 올해 초 진행된 입찰의 객당 임대료는 롯데면세점 5,345원, 현대면세점 5,394원으로 기존 계약의 60% 안팎에서 정해졌다. 법원 감정과 시장의 투찰가가 같은 결론에 도달하면서 객당 9,000원대 임대료는 지속 가능성을 잃었다.
인천공항 수익원 재편 불가피
재입찰로 핵심 면세구역의 객당 임대료가 40%가량 낮아지면서 인천공항도 수익원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인천공항공사의 2024년 연결 매출은 2조6,325억원, 영업이익은 7,41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비항공수익은 전체 매출의 63%인 1조6,6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집계된 면세점 임대료를 연결 매출에 대입하면 비중은 24.5%다. 공사 매출의 4분의 1을 담당해 온 수입원의 가격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객당 단가가 40% 하락하면 같은 임대수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여객 증가율은 66.7%에 이른다. 현재의 여객 증가 속도로는 단가 하락분을 메우기 어렵다.
해외 주요 공항과 비교해도 인천공항의 상업수입 의존도는 두드러진다. 국제공항협의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공항의 비항공수익 비중은 2019년 49%에서 2023년 42%로 낮아졌지만, 인천공항의 비항공수익 비중은 최신 지역 평균보다 21%포인트 높다. 같은 기간 이 지역의 여객은 2019년보다 11% 적었지만 비항공수익은 31% 감소했고, 소매 임대가 비항공수익에서 차지하는 몫도 44%에서 33%로 축소됐다. 여객 회복 속도를 상업수입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2024년에도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중동 지역의 비항공수익은 여전히 2019년보다 22.8% 적었으며, 비항공수익에서 소매가 차지한 비중은 38.8%, 식음료는 2.1%였다. 면세점 임대료 감소분을 다른 상업시설 수입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인천공항은 환승객 유치를 확대하고 체류 소비를 신규 수익원으로 전환할 사업모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