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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투자 열풍에 올라탄 반도체주, AI 수익성·버블 붕괴 우려 속 '하방 베팅'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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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0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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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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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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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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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H서 전체 프리미엄 30% 규모 단일 풋옵션 매수 체결
빅테크 대규모 AI 투자 릴레이, 수익화 속도는 의문
AI 버블 무너지면 반도체 주가도 흔들린다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빅테크들의 자본지출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막대한 인프라 투자의 수익화가 지연될 경우 반도체주의 성장 동력도 빠르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AI 수요와 빅테크의 투자 강화 기조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아직 공매도 등 본격적인 하락 베팅 전략을 채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ETF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

1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금융 매체 구루포커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글로벌 반도체 대표 상장지수펀드인 밴에크 반도체 ETF(SMH)에서는 1억2,900만 달러(약 1,822억7,700만원) 규모의 대형 풋옵션 거래가 체결됐다. 시가총액이 685억9,000만 달러(약 96조9,180억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ETF 시장에 전체 프리미엄의 30%를 웃도는 단일 풋옵션 매수가 집중된 것이다. 구루포커스는 일반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콜옵션 매수에 힘을 싣는 반면, 거대 기관 투자자는 풋옵션을 통한 리스크 헤지에 나섰다고 전했다.

기관이 대규모 하방 베팅에 나선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구루포커스의 자체 가치평가 모델인 GF 밸류 자료를 살펴보면, 과거 거래 배수와 성장 지표를 고려한 SMH의 적정 가격은 429.07달러(약 60만6,270원)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시장 거래 가격인 567.30달러(약 80만1,600원) 대비 32.2% 낮은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24.26배를 기록해 과거 중앙값보다 높은 선에 머물고 있으며, 종합 지표인 GF 스코어의 밸류에이션 점수도 10점 만점에 4점에 그쳤다.

빅테크의 대규모 자본지출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과열 흐름은 AI 시장 상황과 연결돼 있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일례로 지난달 구글은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기존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시 아나트 아슈케나지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년간 설비 용량을 상당히 확대했지만, 수요가 여전히 투자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며 "올해 전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약 262조8,000억~277조4,000억원)에서 1,950억~2,050억 달러(약 284조7,000억~299조3,000억원)로 상향한다"고 전했다.

아마존 역시 같은 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전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2,000억 달러(약 278조2,000억원)에서 2,200억 달러(약 305조원)로 상향했다. 아마존은 자본지출의 대부분을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생성형 AI 관련 인프라 확충에 투입하고 있으며, 2분기에만 531억 달러(약 73조6,1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올해 1,750억 달러(약 242조6,000억원) 규모 자본지출에 나설 예정이며, 지난 분기에만 410억 달러(약 56조8,400억원)의 지출을 단행했다. 메타 역시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1,300억~1,450억 달러(약 180조2,200억~201조100억원)로 제시했다. 2분기 자본지출은 310억8,000만 달러(약 43조900억원) 수준이었다.

AI 사업 수익성 불투명

향후 관건은 AI 사업의 수익성이 투자 규모에 비례할 수 있을지다. 현재까지 시장의 AI 수요 자체는 견조하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AI 관련 매출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일부 기업은 데이터센터 증설 없이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호황이 장기적인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데이터센터에 투입된 자금이 수년에 걸쳐 감가상각비로 반영돼 가는 동안,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은 업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은 기술 변화가 매우 빠른 편이다. 새로운 GPU와 AI 가속기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모델의 연산 효율도 단기간 내 개선된다. 업계 특성상 기존 설비의 경제적 가치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질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동시에 AI 모델 간 경쟁이 심화해 클라우드 연산이나 AI 서비스 가격이 하락할 경우, AI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수익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대규모 투자로 현금 흐름 부담을 떠안은 빅테크 기업들에 있어 막대한 부담이다. 알파벳은 올해 2분기 449억 달러(약 62조5,730억원)의 자본지출을 집행하면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59억 달러(약 8조2,220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아마존 역시 2분기 자본지출이 영업현금흐름을 웃돌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고, MS의 매출총이익률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도체주가 품은 리스크

AI 버블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기업들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는 지금까지 빅테크 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 업종이었다. AI 사업의 수익화 여부와 별개로, 빅테크가 AI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GPU,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사업의 수익성 성장세가 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시, 빅테크 기업들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서버 증설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막대한 파장을 야기할 확률이 높다.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느려지면 GPU와 HBM 주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장기간 지속되던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국면이 끝날 수 있다. 이후 재고가 쌓이고 가동률 하락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하게 된다. 실적이 움직이기 전에 주가가 먼저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반도체주 주가에는 향후 수년간 AI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늦춰지거나, 보수적으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반도체주에 대한 성장 기대와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표1.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상황 및 리스크

구분현재 흐름주요 리스크
AI 투자빅테크 중심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 AI 사업 장기 수익성 불투명
빅테크 재무클라우드·AI 수요 및 매출 견조대규모 자본지출로 현금흐름 및 수익성 부담 확대
기술 변화GPU, AI 가속기, 모델 효율 등이 빠르게 발전기존 설비의 경제적 가치가 예상보다 빨리 하락할 가능성
반도체 업황GPU·HBM 등 AI 반도체 수요 강세 지속빅테크 투자 둔화 시 급격한 업황 악화 위험
반도체주장기적인 AI 투자 확대 기대가 주가에 반영AI 버블 붕괴 시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
자료: 외신 종합

AI·반도체 투자 전략 변화

최근 시장에서 관찰되는 반도체 및 AI주 숏 베팅 흐름은 이러한 리스크에서 기인한다. ‘빅쇼트’ 투자자로 이름을 알린 마이클 버리는 최근 "현재 숏 포지션 규모가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 폭락장 당시 베팅과 비슷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버리는 대형 기술주 중심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풋옵션을 대폭 늘리고,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풋옵션을 유지 중이다. 글로벌 헤지펀드들 역시 AI 관련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 확대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이 데이터 플랫폼 해즐트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AI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 AI 인프라·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그룹 등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늘렸다. 이들 종목은 6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가장 많이 공매도된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비중을 무작정 높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화 ‘빅쇼트’로 알려진 투자자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 ‘위클리 랩(Weekly Wrap)에서 AI 시장의 붕괴 위험을 입증할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고 짚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및 AI 관련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AI 관련 자산에 상당한 매수 포지션을 유지 중이라는 전언이다. 동시에 그는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대한 하이퍼스케일러의 높은 의존도를 AI 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았다. 두 기업이 MS, 아마존, 알파벳의 AI·클라우드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시 그 충격이 곧장 빅테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아이스먼은 이 경우 하이퍼스케일러가 자본지출을 축소하면서 AI 인프라와 반도체 수요까지 연쇄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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