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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60엔대" 연준 긴축 카드에 美·日 외환시장 개입 효과 소진, 日 금리 인상은 재정 위협 동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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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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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단행한 日, 효력 사실상 상쇄
"물가에 집중" 美 연준 긴축 신호, 금융시장 즉각 반응
日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 재정 운용 리스크 커져

엔화 가치의 변동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 손잡고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신호와 미·일 금리차 확대 우려가 겹치며 엔화 약세 흐름이 재차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일본은행이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지만, 이 경우 국채금리 상승과 차환 비용 증가로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이 한층 커질 위험이 있다.

美-日 동반 외환시장 개입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 7월 30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약 한 달간 총 15조4,000억 엔(약 131조9,260억원)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개별 개입 일자와 일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상당액이 7월 30~31일 이틀 동안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잔액 전망 등을 토대로 당시 개입액을 7월 30일 530억 달러(약 72조5,520억원), 31일 340억 달러(약 46조5,430억원) 등 총 870억 달러(약 119조94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특히 7월 31일에는 미국도 엔화 방어에 동참했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3일 성명을 통해 "7월 31일 미 재무부와 공조해 엔화를 매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일이 엔화 매수를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번 개입이 지난해 9월 체결된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근거해 이뤄졌으며, 최근 나타난 엔화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 중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추가적 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양국은 미국 측의 실제 개입 규모와 각각의 거래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엔화 가치 한 달 만에 제자리

당시 미국은 엔화 가치의 불확실성이 미국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9일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같은 달 27일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은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라며 “무질서한 엔화 시장은 포지션의 강제 청산을 촉발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워런 의원이 지난달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재무부 외환안정기금(ESF)을 사용한 근거와 관련 분석을 요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시장 개입에도 엔화 가치가 완전히 안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말 미일 당국의 개입 당시 달러당 162엔(약 1,395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개입 직후 155엔(약 1,328원) 안팎까지 급락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다가 같은 달 말 결국 160엔(약 1,371원)대를 회복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8일 장중 엔·달러 환율은 160.21엔(약 1,373원)까지 상승했고, 30일에도 160.20엔(약 1,372원)에 머물렀다. 양국의 개입을 통해 형성됐던 엔화 강세 흐름이 상당 부분 원상복귀된 셈이다.

표1. 미·일 외환시장 공동 개입 및 엔화 가치 추이

구분주요 내용
일본 개입 규모7월 30일~8월 26일 총 15조4,000억 엔 투입
집중 개입 추정7월 30일 530억 달러, 31일 340억 달러 등 이틀간 총 870억 달러 투입 추산
미·일 공조7월 31일 양국이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엔화 공동 매수
미국의 개입 배경엔화 시장 혼란이 미국 국채 매도·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 경계
개입 직후 효과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2엔대 후반에서 155엔 안팎으로 하락
이후 흐름8월 말 기준 개입 효과 상당 부분 소멸
자료: 일본 재무성, 미국 재무부, 블룸버그통신

연준의 금리 인상 시그널

이러한 환율 불확실성은 최근 두드러진 연준의 긴축 기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 최근 여름철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기조적인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12개월 기준 3.7%, 6개월 기준 4.1%에 달한다며 “현재 연준의 주된 초점은 물가에 맞춰져야 한다”고도 짚었다.

시장은 이를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는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해당 연설 전 약 35%에서 연설 이후 60%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1bp 오른 4.34%로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99.66으로 전일 대비 0.6%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 등 달러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자, 달러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日 정책금리 상방 압력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일 금리차가 확대돼 엔저 흐름이 심화하게 된다. 곳곳에서 일본은행 역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시장에 반영된 일본은행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85%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가격 역시 인상 가능성을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주기가 기존보다 짧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월과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속해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직전 금리 인상이 지난 6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은행이 지금까지 유지한 약 6개월 간격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두 배가량 빨라지는 셈이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27일 사이타마시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를 위험을 지금까지보다 강하게 의식할 필요가 있다”며 “계속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늦어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이 필요해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소기업과 주택대출 이용자, 재정에 최종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역시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기조적 물가가 물가 안정 목표치 2%를 넘어설 위험을 이전보다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기조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부담 대폭 가중돼

문제는 긴축 기조가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장기간 지속된 초저금리 정책 아래 낮은 금리로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왔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말 기준 일반국채 잔액은 1,145조 엔(약 9,808조7,57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만기가 돌아온 저금리 국채를 보다 높은 금리의 신규 국채로 차환하는 과정에서 정부 이자 부담이 대폭 불어나게 된다. 실제 2026회계연도 일본 정부의 이자 지급액은 13조 엔(약 111조3,660억원)으로 전년도 당초 예산인 10조5,000억 엔(약 89조9,500억원)보다 2조5,000억 엔(약 21조4,165억원)가량 급증한 상태다. 재무성은 이 가운데 1조5,000억 엔(약 12조8,500억원)이 기존 국채 차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증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감세 정책으로 인한 부담을 짊어진 일본 정부 재정에 추가적인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기존 8%인 식료품 소비세율을 2년 한시로 1%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 2월 중의원 선거 당시 다카이치 총리가 내놓은 공약의 이행이자,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소비세 인하 이후 발생하는 세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일본 싱크탱크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식료품 소비세율을 8%에서 1%로 낮출 경우 일본의 연간 세수가 4조4,000억 엔(약 37조6,930억원) 급감하는 반면,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는 3,000억 엔(약 2조5,7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감세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만으로 세수 감소분을 보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체 재원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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