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홍콩을 다시 금융허브로” 中 정부, 본토 기업·유동성·금 거래망 홍콩에 집중

“홍콩을 다시 금융허브로” 中 정부, 본토 기업·유동성·금 거래망 홍콩에 집중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中 정부, 탈달러 전략 앞세워 홍콩 금 거래 인프라 확충
본토 기업 상장·위안화 공급까지 밀어주며 글로벌 자금 유입
자산관리업 순유입 193% 급증, 세계 3위 금융허브 복귀

탈달러 흐름을 겨냥한 중국의 금 패권 전략이 홍콩 금융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금거래소(SGE)의 첫 역외 금고와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을 홍콩에 구축하고, 금 보관 능력도 향후 3년 안에 2,000톤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본토의 막대한 실물 금 수요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해 국제 금 가격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콩 금 거래 인프라, 시장 안착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귀금속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Central Clearing)과 SGE 간의 국경 간 실물 인도 인프라는 시장의 신뢰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7월 전액 출자 법인인 홍콩귀금속중앙청산소(HKPMCC)를 통해 금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SGE와 실물 금을 양방향으로 이전하는 ‘딜리버리 커넥트’도 함께 가동했으며, 아시아 거래 시간대의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HAU 가격 지표’는 블룸버그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단말기에 등재했다. 정부가 청산 원장과 실물 인도 체계를 먼저 구축하고 금융회사와 거래소를 끌어들이는 방식인 만큼, 홍콩 금시장의 성장 속도는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의 정책 의지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의 금 허브 야망이 급물살을 탄 결정적 이유는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패권 균열'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해외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약 412조3,000억원)를 전격 동결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해외에 예치된 달러 자산은 결국 타국의 부채이자 정치적 위험에 노출된 자산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정치적 개입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량은 289톤에 달해 역대 2분기 사상 최대치(전년 동기 166.5톤)를 기록했다.

홍콩 앞세운 中의 금 패권 구상

특히 중국인민은행(PBOC)은 7월 말 기준 금 보유고를 7,608만 온스(3,063억5,000만 달러·약 419조3,930억원)까지 늘리며 21개월 연속 매입 행진을 이어갔는데, 중국 정부가 금 전략의 전진기지로 낙점한 곳이 바로 홍콩이다. 중국 본토는 세계 최대 금 생산·소비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엄격한 자본 통제와 금융시장의 폐쇄성 탓에 해외 기관투자자를 직접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홍콩은 자유로운 자본 이동과 달러·위안화·홍콩달러 결제망, 국제 금융회사들이 익숙한 법률·거래 체계를 갖춘 만큼 본토의 실물 금 수요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할 최적의 창구로 꼽힌다.

이에 중국 정부는 홍콩을 금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SGE의 첫 역외 금고를 홍콩에 둔 데 이어, 제15차 5개년 계획에도 홍콩의 원자재 거래 생태계 구축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이 같은 지원을 발판으로 홍콩은 향후 3년 안에 금 보관 능력을 2,000톤 이상으로 확충하고 거래·청산·보관망 정비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의 금 보유고를 홍콩으로 유치하고 위안화 표시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국제 금 가격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홍콩이 ‘아시아의 런던’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중국은 막대한 실물 금 보유량과 국제 거래·청산 인프라를 양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표1. 중국의 홍콩 금 허브 육성 전략

구분주요 내용홍콩의 역할목표
중국 금 보유 확대PBOC 금 보유고 7,608만 온스
(7월 말 기준·약 3,063억5,000만 달러)
중국 금 전략의 전진기지금 보유 확대를 통한 금융 영향력 강화
본토 시장의 한계 보완세계 최대 금 생산·소비 시장을 보유했지만 자본 통제와 금융시장 폐쇄성으로 해외 자본 유치에 한계본토의 실물 금 수요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해외 중앙은행·기관투자자 유치
국제 거래 기반 활용자유로운 자본 이동과 달러·위안화·홍콩달러 결제망 보유국제 금융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법률·거래 체계 제공국경 간 금 거래 활성화
거래 인프라 확충SGE 첫 역외 금고 설치 및 거래·청산·보관망 정비향후 3년 안에 금 보관 능력을 2,000톤 이상으로 확대아시아 금 거래·보관 허브 구축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제15차 5개년 계획에 홍콩 원자재 거래 생태계 구축 지원 방침 명시위안화 표시 금 거래를 확대하는 역외 거점국제 금 가격 결정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자료: 중국인민은행(PBOC), 상하이금거래소(SGE)

거래 규모 커지자 음성 거래도 확산

중국 정부가 홍콩을 글로벌 금 거래 허브로 육성하면서 실물 금 수요와 거래 규모가 급증하자, 현지에서는 밀수와 탈세, 무등록 귀금속 거래 등 각종 불법행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이 홍콩을 통해 들여간 금은 99.327톤으로 전월보다 24.8% 늘었고, 수출 물량을 제외한 순수입은 86.715톤으로 81.2% 급증했다. 중국의 홍콩 경유 금 순수입이 13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금값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가별 세제 차이와 화물 검색의 빈틈을 노린 차익 거래의 유인도 한층 커진 것이다.

실제 금에 붙은 웃돈을 노린 밀수는 올해 들어 규모부터 달라졌다. 홍콩 세관이 지난 3월 일본행 항공화물 두 건에서 적발한 금박 168㎏과 은박 285㎏의 시가는 2억3,300만 홍콩달러(약 406억5,380만원)로, 세관 역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귀금속판은 다기능 세척기와 자외선 세척기 4,680대의 바닥에 붙어 정상 부품처럼 위장돼 있었다. 당국은 관련자들이 일본에서 2,300만 홍콩달러(약 40억1,300만원)의 세금을 피하려 했으며, 발송인으로 기재된 업체도 홍콩 내 등록 이력과 온라인 흔적이 없는 유령회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 수요 폭증에 동남아 밀수망까지 기승

공항의 밀수 적발과 별도로 귀금속 거래 시장에서는 등록을 피한 업체도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홍콩 세관은 지난달 20일 금·은·보석을 12만 홍콩달러(약 2,090만원) 이상 거래하고도 관련 등록을 하지 않은 현지 업체를 적발했다. 현행 자금세탁방지 조례는 12만 홍콩달러 이상의 현금·비현금 거래를 취급하는 귀금속업자에게 세관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유사 사례는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부피가 작고 정제 뒤 원산지를 가리기 쉬운 금의 특성상 이런 장외 거래는 자금세탁과 제재 회피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세계금협회가 추산한 연간 불법 금 유통액도 이미 1,200억 달러(약 164조1,120억원)를 웃돈다.

홍콩을 목적지로 삼은 불법 금 유통망은 동남아까지 뻗어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달 가공한 금을 운반책의 몸에 붙이는 ‘보디 스트래핑’ 방식으로 홍콩에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 조직을 적발했다. 해당 조직은 자카르타의 한 주택에 금 정제·가공 장비를 들여놓고 거래 거점으로 활용했으며, 중국 국적자가 밀수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금과 거래 문서·계약서를 압수한 뒤 금융당국과 함께 관련 계좌와 자산을 추적하는 중이다. 홍콩의 거대한 금 수요가 주변국의 불법 유통망까지 끌어들이는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홍콩 탈출’에서 ‘홍콩 회귀’로

불법 거래가 따라붙을 만큼 금과 자금이 몰리는 지금의 홍콩은 불과 6년 전과 딴판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 홍콩보안법 제정을 밀어붙이자 주요 환전소에서는 미국 달러가 동났고, 이민업체에는 문의가 평소의 20배가량 몰렸다. 법치와 자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금융권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런던 이주 움직임도 확산됐다. 홍콩 금융권에는 자본과 인재가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기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홍콩의 금융지표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 3월 발표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39)에서 홍콩은 세계 3위이자 아시아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런던과의 격차도 1점까지 좁혀졌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자산관리업 운용자산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42조2,020억 홍콩달러(약 7,363조4,05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유입액은 193% 급증한 2조650억 홍콩달러(약 360조3,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업계 인력 증가율은 5%에 불과해 자금의 회귀 속도가 인력 충원을 크게 앞질렀다.

반전을 이끈 주체는 중국 정부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본토 선도기업의 홍콩 상장을 지원하고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s)의 후강퉁·선강퉁 편입, 위안화 거래창구 확대, 펀드 상호인정제도 개선을 잇달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홍콩 내 중국계 금융회사의 운용자산은 28% 늘어난 3조9,490억 홍콩달러(약 689조210억원), 순유입액은 80% 증가한 4,600억 홍콩달러(약 80조2,510억원)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인공지능(AI)·기술기업의 상장이 몰리며 홍콩 증시의 주식 발행액이 130억 달러(약 17조7,830억원)를 웃돌아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본토의 상장 수요와 유동성, 투자상품을 홍콩으로 끌어온 결과다.

이 같은 정책 드라이브는 채권·위안화·원자재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 등은 지난 7월 역외 위안화 유동성 지원 규모를 2,000억 위안에서 5,000억 위안으로 늘리고, 채권·스와프 커넥트 강화와 5년 만기 중국 국채선물 도입 지원책도 함께 내놨다. 금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과 SGE 실물 인도망 역시 홍콩의 금융 기능을 중국 국가 전략에 맞춰 재편하는 과정에 포함됐다. 정치적 통제로 홍콩 금융시장의 신뢰를 흔든 중국 정부가 이제는 정책 자금과 금융 인프라를 동원해 시장을 되살리고 있는 모습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