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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려라" 트럼프 통화정책 개입 지속, 정부 부채·재정적자 부담 속 美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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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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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 연준, 3년 만에 금리 인상 단행
즉각 금리 인하 요구 나선 트럼프, 시장 신뢰 훼손 우려
美 국채금리 천정부지, 트럼프 감세·현금 살포 정책에 긴장감 고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관세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자, 본격적으로 통화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연준의 긴축 기조 속에서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으며, 대규모 감세·현금성 지원 정책 카드도 서슴없이 꺼내 드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국가부채와 재정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금융 시장 혼란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준 긴축 행보 본격화

16일(이하 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인상하기로 만장일치(12대 0) 의결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한 것은 지난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FOMC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의 정책 조치는 위원회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 달성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이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추가 긴축 가능성도 뚜렷하게 시사됐다.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연 4.1%로, 지난 6월 전망치인 3.8%보다 0.3%P 상승했다. 현재 기준금리 중간값이 3.875%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0.25%P 추가 인상 전망이 강화된 셈이다. 전망을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올해 말 금리가 현재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이 가운데 12명은 한 차례, 4명은 두 차례 추가 인상에 해당하는 금리를 제시했다. 현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본 위원은 2명뿐이었다. 다만 취임 후 구체적인 금리 경로를 미리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점도표 전망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이번에도 즉각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연준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세계에서 단연코 최고의 신용도를 가진 나라"라며 "미국의 금리는 1%이거나 그보다 낮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가 무역 적자를 보는 모든 나라, 즉 대부분의 국가와 교역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최소 연간 1조5,000억 달러(약 2,070조원)를 벌어들일 것"이라며 "'적자'라는 표현은 '손실'을 우아하게 표현한 것일 뿐, 우리가 세계 거의 모든 나라를 '먹여 살리고'(carrying)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감수하면서 다른 나라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만큼, 높은 금리까지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를 낮추라, 서둘러서!"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직접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집권 1기였던 2018년 7월부터 꾸준히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이 미국의 경제 성장과 대외 경쟁력을 약화한다며 “달갑지 않다”고 밝혔고, 같은 해 10월에는 연준의 긴축이 “너무 공격적”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후 2019년 들어서는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4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적 완화(QE) 재개까지 촉구했고, 8월에도 미국이 독일 등 주요국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인하를 요구했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는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당시 연준 의장을 만나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고, 같은 해 7월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1% 수준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이후에도 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때마다 즉각적인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반복해 왔다.

불어나는 美 부채 비용

문제는 이 같은 정치권의 금리 개입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부 부채와 재정 적자가 대폭 불어난 상황에서 인위적인 금리 인하 압력까지 커질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국채의 수익 매력과 정책 신뢰도가 함께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 산하 재정국이 운영하는 재정 포털 'FiscalData'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미국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40조1,144억 달러(약 5경5,250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보유하는 공공보유 부채는 32조4,064억 달러(약 4경4,631조원), 연방정부 내부 계정이 보유한 부채는 7조7,081억 달러(약 1경620조원)였다.

정부가 부담하는 이자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최근 공개한 2026회계연도 8월까지의 월간 재정수지(MTS)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연방정부가 지출한 순이자 비용은 1조169억 달러(약 1,400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840억 달러(약 116조원), 9%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연방 지출의 약 15% 규모이자, 사회보장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2026 회계연도 전체 순이자 비용이 1조 달러(약 1,380조원)를 웃돌며 국내총생산(GDP)의 3.3%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표1. 미국 정부 재정 및 국채 시장 현황

구분주요 현황
정부 부채연방정부 총부채 40조1,144억 달러, 공공보유 부채 32조4,064억 달러
이자 부담2026회계연도 8월까지 순이자 비용 1조16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
장기채 금리16일 기준 10년물 5.01%, 20년물 5.39%, 30년물 5.35%
국채 공급재정 적자·기존 채권 차환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 지속
시장 신뢰정치권 금리 인하 압력, 재정 불안으로 국채 투자 매력·정책 신뢰 약화 우려
자료: 미국 재무부·의회예산국

장기채 금리 5% 웃돌아

이처럼 막대한 국가 부채가 누적되면서, 미 국채 투자자들은 장기채 보유에 이전보다 높은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30년물 국채금리는 2023년 말 4.03%에서 2024년 말 4.78%로 상승했고, 지난해 9월 초에는 4.97%까지 치솟았다. 이후 올해 들어 오름세는 한층 가팔라졌고, 이달 들어서는 대부분의 장기채 금리가 5%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16일 기준 30년물 금리는 5.35%, 20년물은 5.39%, 10년물은 5.01%에 달한다. 이는 단순히 최근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중장기적인 흐름이다.

이러한 상승세를 떠받친 것이 정부 재정 불안이다. 대규모 재정 적자가 지속될 경우, 미국 정부는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채권을 차환하는 동시에 신규 재정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막대한 국채를 계속해서 공급해야 한다. 실제 미 재무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올해 7~9월 민간 시장에서 7,390억 달러(약 1,020조원), 10~12월에는 6,280억 달러(약 865조원)를 순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시장에 소화해야 할 채권 물량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낮은 채권 가격, 즉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여기에 향후 인플레이션 및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까지 높아질 경우 장기간 고정된 이자를 받는 데 따른 위험 보상 역시 확대될 수 있다.

트럼프의 '위험천만' 정책 노선

채권 시장의 혼란이 나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부담을 동반하는 정책을 쏟아내는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다. 지난해 7월 발효된 이 법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도입된 개인소득세 감면 조치를 상당 부분 영구화하고, 팁·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세액 공제 및 고령층 추가 공제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에 대해서도 일정 설비 투자에 대한 100% 즉시상각 제도를 영구화하는 등 감세 범위를 크게 넓혔다. CBO는 지난해 8월 발표한 분석에서 OBBBA가 2025~2034년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3조4,000억 달러(약 4,680조원) 늘릴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추가 이자 비용까지 포함하면 적자 확대 규모가 4조1,000억 달러(약 5,6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중간선거 행사에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 장악을 유지하면 성인 모두에게 5천 달러(약 67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거둔 관세 수입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지급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공약이 연방 재정 적자를 키우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며 금융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조세재단(Tax Foundation)의 에리카 요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수입은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는 데 필요한 1조2,500억 달러(약 1,720조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관세 수입 부족분을 메우려면 결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 경우 현재 1조8,000억 달러(약 2,480조원)인 연방 재정 적자가 3조 달러(약 4,130조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금융 시장이 이미 역사적으로 큰 미국 재정 적자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적자를 거의 두 배로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미친 짓(that's madness)"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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