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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컬쳐] "시간 낭비만은 아니다" 업무 회의, 운영 방식이 생산성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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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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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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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근무시간·인건비에서 상당한 비중
회의 잦은 기업, 높은 임금·매출과 연관
목적·참석자·운영 방식이 성과 좌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업무 회의는 기업의 주요 협업 수단이지만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하버드 케네디스쿨과 노르웨이 경제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노르웨이 근로자 약 9,000명의 자료와 고용주·근로자 행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르웨이 근로자의 회의시간은 일주일 평균 4.7시간으로 전체 근무시간의 약 12%를 차지했다. 이를 인건비로 환산하면 회의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업 전체 급여 지출의 약 14% 수준이다.

비효율적인 회의가 키우는 비용

회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운영 방식에 따라 손실 규모도 달라진다. 비효율적인 회의에서는 참석자 간 의견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필요한 정보가 제때 공유되지 않고 의사결정도 늦어질 수 있다. 상사가 대부분의 시간을 발언하고 참석자들은 듣는 데 그치는 회의가 대표적이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상태라면 질문이나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어렵다.

와튼스쿨의 경영분석 매체 'Knowledge at Wharton'은 이런 회의가 참석자의 참여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미국 성인 2,06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가 회의에 참석하느니 다른 불쾌한 일을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조직심리학 연구에서도 참석자가 회의에는 자리하지만, 자신이 가진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필요한 정보가 오가지 않으면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조직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어난다. 회의에 들어가는 시간은 실제 회의시간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조사에서 근로자들은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에 주당 4.5시간, 회의 준비에 4.6시간을 썼다. 준비에만 실제 회의시간과 맞먹는 시간이 들어간 셈이다. 참석자가 많아질수록 인건비 부담도 커진다. 10명이 한 시간 동안 회의하면 모두 10시간의 노동시간이 투입된다. 여기에 집중 업무 중단과 피로, 잦은 업무 전환에 따른 생산성 저하도 추가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 계획 수립과 협업, 프로젝트 진행 상황 공유가 직장 내 회의의 주요 목적을 차지했다.

좋은 회의는 조직의 자산

반대로 목적과 참석자가 분명한 회의는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논의할 사안을 명확히 정하고 실제로 협업이 필요한 인원만 참여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안건 역시 논의할 쟁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규 인력 충원 이후 공간을 어떻게 배치할지처럼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하면 논의 범위가 분명해지고 결론을 내릴 시점도 명확해진다. 또한 참석자 간 사전 준비 수준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참석자가 회의 자리에서야 안건을 처음 검토하면 사전에 준비한 참석자와의 정보 격차가 커져 논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컨설팅회사 더 테이블 그룹(The Table Group)은 저서 ‘회의로 죽다(Death by Meeting)’에서 회의를 ▲일일 점검 ▲진행 상황 점검 ▲전략 논의 ▲분기 평가 등 목적에 따라 나눠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전체 회의시간은 근무시간의 15%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회의의 목적과 역할을 명확히 하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구성원 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복잡한 사안일수록 직접 대화를 통해 표정과 말투까지 전달할 수 있어 정보 공유에도 유리하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협업 방식과 문제 해결 노하우가 조직 안에 쌓여 ‘조직자본(organizational capital)’으로 자리 잡는다.

회의와 기업 성과의 상관관계

기업 수준의 분석 결과도 회의를 단순한 낭비로만 보는 시각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노르웨이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임금 수준이 높고 매출과 직원 1인당 매출이 많은 기업일수록 회의도 잦았다. 이는 임금 프리미엄을 추정할 수 있는 3,818개 기업에서 나타난 공통된 흐름이다. 특히 임금이 높은 기업은 회의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크지만, 회의시간은 오히려 더 길었다. 근로자 개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회의에 많은 시간을 쓰는 근로자일수록 임금 상승폭이 컸고 업무를 통해 더 많이 배운다고 답했다.

그러나 회의가 기업과 근로자의 성과를 직접 높였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역량이 높은 직원이나 복잡한 업무를 맡은 직원이 회의가 많은 직무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고, 회의가 잦은 기업 역시 성과에 영향을 주는 다른 특성을 지녔을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임금과 매출이 높은 기업에서 회의가 더 많이 이뤄지고, 회의시간이 긴 근로자에게서 임금 상승과 학습 수준이 함께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회의를 단순한 시간 낭비로만 보기 어렵게 한다.

주: 임금 프리미엄이 높은 기업일수록 주간 회의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운영의 기준

이 같은 결과는 회의의 횟수를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목적과 성과를 기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의사결정이나 조율이 필요한 사안은 회의로 다루되 단순 정보 전달은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면서 실제 논의가 필요한 사안에 시간을 집중할 수 있다.

회의에 투입되는 비용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상당한 인건비를 쓰면서도 어떤 결정이 내려졌고 어떤 조율이 이뤄졌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운영 방식의 재검토가 요구된다. 참석자 구성 역시 같은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실제 논의에 필요한 인원만 참여시키고 안건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 참석 기회는 인사 측면에서도 점검 대상이다. 주요 사안이 논의되는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 직원은 정보와 지식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석자를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각 회의에 누가 왜 참여해야 하는지 기준을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

회의의 성과는 횟수보다 운영 방식에 좌우된다. 목적과 참석자가 명확한 회의는 의사결정과 정보 공유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뚜렷한 성과 없이 반복되는 회의는 인건비 부담과 업무 중단에 따른 손실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필요한 회의와 불필요한 회의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ork Meetings and Productivity: When Meetings Create Real Valu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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