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3년來·국채금리 24년來 최고” 이란전쟁에 치솟는 美 금리, 종전·에너지 공급 회복이 금리 안정 관건
입력
수정
美 모기지·국채금리 급등, 재정적자·이란전쟁 여파 금리 상승으로 정부 이자 지출 늘며 추가 차입 부담 확대 연준, 물가 충격 확산 경계하며 연내 추가 인상에 무게

미국 모기지 금리가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10년물 국채금리도 2002년 이후 고점을 경신했다. 대규모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이어지는 데다, 이란전쟁 장기화로 전쟁 비용과 고유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렇게 오른 금리가 다시 정부의 이자 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추가 차입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연내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7% 진입 후 가팔라진 美 모기지 금리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 2일 기준 주간 단위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전주대비 19bp(1bp=0.01%p) 급등한 7.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2023년 급등 이후 한동안 진정되다 올해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2021년 3%대에서 움직였으나 2022년 10월 7%를 돌파했고, 2023년 10월에는 7.90%까지 치솟았다. 이후 고점에서 내려와 2024년 9월 20일로 끝난 주에는 6.13%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등락을 거듭한 끝에 9월 19일 기준 6.34%로 낮아지며 6%대 초중반에 진입한 바 있다. 이달 초 금리가 7.49%까지 오르면서 2023년 10월 고점과의 격차는 0.41%포인트로 좁혀진 상태다.
최근 흐름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는 기간과 주간 상승 폭이 함께 눈에 띈다. 지난 2일로 끝난 주까지 모기지 금리는 7주 연속 올라, 수주에 걸쳐 금리 수준 자체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9월 18일 기준 7.12%였던 금리는 같은 달 25일 7.30%, 이달 2일 7.49%로 뛰었다. 주간 상승 폭이 18bp에서 19bp로 확대되면서 2주간 누적 상승 폭만 0.37%포인트에 달했다. 올해 2월 말 이후 상승분 약 1.4%포인트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이 두 주에 집중된 셈이다. 9월 중순 7%대에 올라선 뒤 불과 2주 만에 7.5%에 육박할 만큼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5% 돌파 후 상승 가속, 美 국채 금리 고점 경신
미국 모기지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7일 장중 5.364%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0월 장중 5.02%를 찍었던 당시 고점을 약 0.34%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2023년 가을 급등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2024년 9월 중순에는 3.6% 안팎까지 내려왔다. 이후 재차 상승해 2025년 1월 4.8% 수준에 도달하는 등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5%대 중반을 향해 오르며 지난 수년간 형성된 고점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상승 속도는 지난달 들어 한층 가팔라졌다. 지난달 14일 5%를 돌파한 10년물 금리는 같은 달 29일 5.293%까지 올라, 보름 사이 약 0.3%포인트 상승했다.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3분기 상승 폭은 199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는 이어져 1일 장중 5.3445%에 도달한 데 이어, 7일에는 5.364%까지 고점을 높였다. 다만 7일 오후 거래에서는 5.284%로 내려와 장중 고점보다 약 8bp 낮아졌다. 금리 수준이 5.3% 안팎으로 높아진 가운데 하루 중에도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표1. 미국 모기지·10년물 국채금리 상승 추이
| 구분 | 핵심 내용 |
|---|---|
| 모기지금리 장기 흐름 | 30년 만기 고정금리, 2021년 3%대 → 2022년 10월 7% 돌파 → 2023년 10월 7.90% |
| 모기지금리 하락기 | 2024년 9월 20일 6.13%, 2025년 9월 19일 6.34%로 하락 |
| 최근 모기지금리 | 2026년 10월 2일 7.49%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2023년 10월 고점과 격차 0.41%포인트 |
| 모기지금리 상승 속도 | 7주 연속 상승. 9월 18일 7.12% → 25일 7.30% → 10월 2일 7.49%. 2주간 0.37%포인트 상승 |
| 10년물 국채금리 흐름 | 2023년 10월 장중 5.02% → 2024년 9월 중순 3.6% 안팎 → 2025년 1월 4.8% 수준 |
| 국채금리 상승 속도 | 2026년 9월 14일 5% 돌파 → 29일 5.293%. 보름 사이 약 0.3%포인트 상승, 3분기 상승 폭은 1994년 이후 최대 |
| 최근 국채금리 고점 | 10월 1일 장중 5.3445% → 7일 5.364%로 2002년 이후 최고. 2023년 10월 고점보다 약 0.34%포인트 상승 |
| 국채금리 장중 등락 | 10월 7일 오후 5.284%로 하락. 당일 장중 고점 대비 약 8bp 낮아짐 |
美 재정적자 확대에 국채 공급 부담 가중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는 데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전쟁 비용 증가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작용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국채금리를 바탕으로 조기상환 위험에 대한 보상과 대출 취급·관리 비용 등이 더해져 결정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금리를 구성하는 기초 금리부터 높아지는 구조다. 최근 국채시장에서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채권 발행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채 투자에 요구하는 보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전 장기화로 추가 군사비와 물가 상승 부담까지 겹치자, 시장이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여건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미 세입으로 지출을 충당하기 어려운 재정 구조에서 부채를 빠르게 늘려 왔다. 미 재무부 집계상 지난 8월 18일 연방정부 총부채는 40조470억 달러(약 5경3,571조원)로, 2017년 1월 19조9,500억 달러(약 2경6,687조원)에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이 가운데 정부 내부 계정 간 보유분을 제외한 대중보유부채는 32조2,660억 달러(약 4경3,162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차입이 급증한 데 이어 사회보장·의료 지출과 이자 비용이 늘고, 감세로 세입 기반이 제약된 결과다.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8월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 전망치를 기존 1조9,000억 달러(약 2,541조6,300억원)에서 2조1,000억 달러(약 2,809조1,7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관세 수입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치면서 연간 세입 전망이 2,000억 달러(약 267조5,400억원) 줄어든 점이 주된 조정 요인으로 꼽혔다.
이란전 비용까지 떠안은 美 재정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이란전쟁 비용까지 더해짐에 따라 향후 지출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CBO는 지난달 발표한 분석에서 8월 1일까지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발생한 국방부 비용을 380억 달러(약 50조8,330억원)로 추산했다. 소진된 탄약과 손실 장비의 보충, 비행시간 증가, 작전 수행 및 연료비 상승 등이 반영된 금액이다. 전투 강도가 5~6월 수준으로 유지되면 매달 20억 달러(약 2조6,750억원), 7월 수준으로 높아지면 30억 달러(약 4조130억원)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계산도 제시했다. 전쟁이 이어지는 기간과 교전 강도에 따라 예산 소요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국채 투자자에게는 앞으로 시장에 공급될 채권 물량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요인이다.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한 추가 차입은 기존 채무의 차환과 맞물려 정부의 이자 부담도 키운다. 신규 발행 국채에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만기가 돌아온 저금리 국채도 더 높은 금리의 새 국채로 대체되면서 이자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CBO 추산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첫 10개월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순이자 지출은 9,630억 달러(약 1,288조2,05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170억 달러(약 156조5,110억원)(14%) 늘었다.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추가 차입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재무부가 지난 8월 제시한 민간 대상 시장성 국채 순차입 예상액은 3분기 7,390억 달러(약 988조5,600억원), 4분기 6,280억 달러(약 840조760억원)에 달했다. 이는 만기 상환분을 차감한 금액으로, 시장이 소화해야 할 전체 발행 물량에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한 차환용 국채까지 포함된다.
연준 대다수 “연말까지 금리 더 올려야”
정부와 민간의 차입 비용이 함께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또 다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이란전쟁으로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어 모기지 금리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준 역시 고유가가 물가 전반으로 번질 위험을 경계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무게를 두고 있다. 7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봤다. 지난달 15~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조정한 데 이어 추가 긴축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일부 참석자는 현 금리 수준의 수요 억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연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제품·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면서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흐름이다. 의사록에서 다수 참석자는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특정 부문의 비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원재료비를 끌어올리면서 여러 업종의 생산·유통 비용이 함께 불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가 상승으로 불어난 운송비와 원재료비가 판매가격에 반영되면 에너지 부문에서 시작된 물가 충격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견조한 소비가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물가 안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졌다. 일부는 목표치인 2%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지속되면 임금 협상과 기업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