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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높여도 중국산 부품 필요” 中과 통상 갈등 격화 땐 역내 생산도 차질, 유럽 車 공급망 자립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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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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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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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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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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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車 공급망의 높은 대외 의존도, 단기간 자립 전환 한계
수입 규제 강화로 생산 차질 위험 및 대체 공급망 투자 부담 동반 확대
차량 가격 인상 여력까지 제한, 완성차 업계 수익성 압박하기도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통상 장벽을 높이고 역내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높은 대외 의존도가 정책 추진의 제약으로 떠올랐다. 중국에 집중된 정제·가공 능력과 부족한 배터리 공급 기반 탓에 수입 규제를 강화할수록 유럽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어서다.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데다 전환 기간에는 기존 수입 물량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 부담까지 따른다. 여기에 비용 상승을 감당할 기업·정부의 여력과 소비자의 구매 부담이 맞물리면서 유럽의 공급망 자립 구상이 시험대에 올랐다.

유럽 車 공급망, 정제·가공 단계 취약성 집중

유럽자동차제조업체협회(ACEA)가 EY 독일·체코에 의뢰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은 원자재를 차량용 소재로 전환하는 정제·가공 공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소재·부품 10개 품목의 공급망을 단계별로 분석한 결과, 6개 품목에서 정제·가공 단계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동화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공급망의 지정학적 위험을 점검한 이번 연구는 일부 국가와 기업에 집중된 가공 능력, 제한적인 대체 공급처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정제와 영구자석 생산, 갈륨·게르마늄 가공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 유럽 자동차 업계의 대외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원료를 확보한 뒤에도 자동차 생산에 적합한 소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특정 거점을 거쳐야 하는 만큼, 해당 지역의 수출 통제나 생산 차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신규 가공 시설을 실제 공급망에 편입하려면 전문 기술과 숙련 인력을 확보하고, 인허가와 기술 검증, 자동차용 품질 인증까지 마쳐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수년이 소요되면서 기존 공급처에 문제가 생겨도 단기간에 조달 경로를 바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체 공급 기반 확충이 더딘 가운데 전동화에 따른 핵심 소재 수요 증가도 유럽 완성차 업계의 조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기차 생산과 차량의 디지털 기능 확대에 반도체·전력전자 부품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들 품목을 함께 사용하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방산·청정에너지 산업과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반면 공급업체를 상대로 구매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동차 업계의 수요 비중은 반도체 최종 수요의 17%, 갈륨의 3%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급이 부족해질 경우 완성차 업체가 필요한 물량을 우선 배정받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능 고도화로 반도체와 센서,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의존도까지 높아지면서 차량 개발 과정에서 확보해야 할 핵심 소재와 전자부품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표1. EU 자동차 공급망 현지화 정책과 주요 제약

구분핵심 내용업계 부담
통상·현지화 정책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도입.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으로 공공조달·보조금에 유럽산 요건 적용 추진중국산 소재·부품 교역 위축 시 생산 비용·공급 차질 부담 증가. 유럽산 조달 부족 시 역내 업체도 지원 대상 제외 가능
배터리 셀 부족2032년 생산량 306GWh에도 세 가지 수요 시나리오 모두 공급 부족 예상2028년 IAA 발효 시 유럽산 배터리 부족으로 약 300만 대의 차량이 지원 요건 미충족 가능
핵심 소재 부족양극재·음극재 공급 부족은 낮은 수요 시나리오에서도 2038~2040년까지 지속 가능배터리 공급망 현지화 지연과 아시아산 소재 의존 지속
생산 확대 부담유럽산 배터리 셀의 높은 생산 비용과 신규 공장의 자금 조달·사업 지연 위험아시아산 물량 대체에 필요한 비용과 생산능력 확보 부담 증가
자료: 유럽연합(EU), 유럽자동차제조업체협회(ACEA), 모빌리티글로벌 등

유럽산 요건 강화에 역내 車업계도 부담

이 같은 공급망 의존은 유럽연합(EU)이 중국을 상대로 통상 압박을 확대하는 데 있어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입 규제가 핵심 소재·부품 교역까지 위축시킬 경우 유럽 완성차 업체의 생산 비용과 공급 차질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어서다. EU는 2024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확정 상계관세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한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을 내놨다. 공공조달과 보조금 등 공적 지원에 유럽산 요건을 적용해 역내 생산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조립 지역에 더해 배터리와 주요 부품의 원산지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럽산 사용 요건을 충족할 공급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규제가 강화되면 역내 업체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긴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이미 정책이 요구하는 현지화 속도를 생산 능력이 따라가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ACEA가 시장조사업체 모빌리티글로벌에 의뢰해 지난달 22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배터리 셀 생산량이 2032년 306기가와트시(GWh)까지 늘더라도 연구에서 설정한 세 가지 수요 시나리오 모두에서 공급 부족이 예상됐다. 특히 2028년 IAA가 발효될 경우 유럽산 배터리 부족으로 약 300만 대의 차량이 관련 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양극재와 음극재의 공급 부족 역시 낮은 수요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도 2038~2040년까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유럽산 배터리 셀의 높은 생산 비용과 신규 공장의 자금 조달·사업 지연 위험까지 겹쳐 아시아산 물량을 대체하는 과정의 부담을 키우는 형세다.

中 희토류 수출 제한, 유럽 제조업 가동 차질

중국과의 통상 갈등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으로 번질 경우 유럽 제조업이 입을 피해는 실제 생산 중단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유럽자동차부품공급업체협회(CLEPA)는 지난해 6월 중국의 희토류·자석 수출 통제로 유럽 내 여러 생산라인과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당시 4월 이후 제출된 수백 건의 수출허가 신청 가운데 승인된 비율은 4분의 1 수준에 그쳤으며, 지역별로 상이한 심사 절차도 물량 확보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부품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에 모두 사용돼 생산 차질이 여러 차종으로 확산할 위험까지 불거졌다. 이 사례에 비춰볼 때 EU가 추가 관세로 중국을 압박할 때에는 중국의 공급 제한에 따른 역내 생산 손실도 함께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CLEPA가 EU와 중국 당국에 수출허가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대화를 촉구한 것도 이러한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에서였다.

유럽산 인정 범위를 둘러싼 회원국 간 이견도 아시아와의 교역을 일괄적으로 제한하기 어려운 통상 여건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달 24일 EU 기업에 상응하는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교역 상대국의 제품도 유럽산으로 인정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인정 대상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과 관세동맹 참여국,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가입국 등으로 넓히자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구상에 따라 일본·영국·캐나다·튀르키예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탈중국 투자비만 9조1,000억 달러 추산

다만 교역 상대국의 참여 범위를 조정하더라도 장기간 형성된 대외 의존도를 낮추려면 막대한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 컨설팅 업체 EY파르테논이 지난 7월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연결된 공급망을 대체하는 데 필요한 투자액은 2050년까지 유로존에서 9조1,000억 달러(약 1경2,350조원), 영국에서 8,000억 달러(약 1,085조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제조시설과 운송망은 물론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협력업체 기반과 인력 역량을 새로 확보하는 비용까지 반영한 수치다.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산업 전반의 공급망 재편을 가정한 추산으로, 중국산 수입을 줄이는 과정에서 유럽이 부담해야 할 투자 규모를 보여준다. 연구는 특히 의존도가 높은 일부 분야에 우선 투자한 뒤 대체 대상을 넓혀갈수록 필요한 자금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투자 부담은 유럽의 산업 지원 재정에도 직접 반영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산업 지원책의 일환으로 역내 배터리 생산 기반에 18억 유로(약 2조7,660억원)를 투입하는 ‘배터리 부스터’ 전략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15억 유로(약 2조3,050억원)는 유럽 배터리 셀 제조사에 대한 무이자 대출로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동안 기업이 감당해야 할 금융 비용을 공공 부문이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무이자 자금은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원금 상환과 사업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기업의 몫으로 남는다. 생산 확대와 판매가 계획에 못 미치면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는 만큼, 기업으로서는 추가 지원을 요청하거나 제품 가격에 비용을 반영해야 할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수입 대금에 전환 투자비까지, 유럽 車 이중 부담

기업의 비용 부담이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가운데 저가 수입품의 유입까지 제한되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간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유럽의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기여해 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상반기 경제공보에서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 하락이 유로존 상품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3월 중국산 수입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3% 하락했으며, 유로존의 역외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이후 14%에서 17%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기업과 가계가 중국의 생산 기반을 활용해 조달비와 구매비를 절감해 왔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자동차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 차량의 선택지가 줄면 소비자가 구매 비용을 낮출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유럽의 전기차 보급을 제약하는 주요인으로 초기 구매 가격을 지목한 바 있다.

이 같은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고려하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전환 비용을 차량 가격에 반영할 여력도 제한적이다. 대체 생산시설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때까지 해외 소재·부품을 계속 구매하면서 신규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자금까지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생산을 유지하는 데 드는 조달 비용과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투자비가 상당 기간 겹치는 셈이다. EY파르테논은 공급망 재편 비용을 기업이 부담할 경우 자동차·기계·전자 등 일부 업종의 자본 지출이 기존 수준의 최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늘어난 지출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기업으로서는 수익성과 신규 투자 재원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정부 역시 재정 여건상 지원을 계속 확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역내 생산 기반 확충이 늦어질 여지가 있다. 그동안 유럽의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아시아산 소재·부품·완성차 수입 대금도 계속 지출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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