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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이 키운 로봇 시장” 中·日 자동화 투자 확대, 아시아 제조업 지형 변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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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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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산업 현장서 로봇 도입 확대, 인력난 속 자동화 가속
기술 상용화 확산에 보험 등 관련 산업 생태계도 성장세
"고숙련 인력 중요해진다" 아시아 제조업 경쟁력 중심축 이동 전망

중국의 농업용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촌 인구 감소·고령화로 농번기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드론·로봇을 활용해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중국을 넘어 일본 등에서도 확인된다.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자, 이를 로봇·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완하기 위한 투자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中 농업용 드론의 발전

25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 농업용 드론 제조업체 XAG는 차세대 농업용 로봇 시스템을 앞세워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나섰다. XAG가 지난 7월 공개한 'X 시리즈 농업용 로봇'은 X100·X150 농업용 드론, XA1 도킹 스테이션, LM1 스마트 약제 혼합 장치로 구성된다. 드론이 사전에 설정된 경로를 따라 농약을 살포하고 도킹 스테이션으로 복귀하면 배터리 충전, 약제 보충, 세척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앞서 광저우에서 진행한 시연에서 드론의 충전·약제 보충부터 재이륙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3분 정도였다.

저스틴 공 XAG 수석부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농촌 인구 감소와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로 숙련된 드론 조종사를 확보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농번기에는 조종사들이 여러 농장을 순회하며 방제 작업을 수행해야 해 외딴 지역의 농가일수록 제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서 매년 약 1,200만 명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추산하면서, 향후 3년간 약 300만 대의 농업용 드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경작지를 대상으로 무인 방제 체계를 구축할 경우 잠재 수요가 최대 1,200만 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농업계 내 로봇 존재감 확대

중국 농업계의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자동화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문 매장도 등장했다. 지난 6월 장쑤성 우시시에서 문을 연 중국 최초의 농업용 로봇 전문 4S 매장이 대표적이다. 해당 매장은 창장삼각주 국가기술혁신센터 산하 스마트농업로봇연구소가 운영하며, 농업용 로봇의 시연·체험부터 판매·인도, 기술 지원,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통합적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 농기계 판매점과 달리 농가의 재배 작물, 경작 환경, 작업 공정 등을 고려해 적합한 로봇을 선정하고 실제 농업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까지 제시해 주는 형태다.

중국 정부 역시 농업용 드론과 로봇의 보급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2월 발표한 '2026년 중앙 1호 문건'에 AI와 농업의 융합을 촉진하고 드론·사물인터넷(IoT)·로봇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중앙 1호 문건은 2004년 이후 매년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 온 최상위 정책 지침이다. 당국은 앞으로 첨단 지능형 농기계의 연구개발(R&D)과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내는 한편, 농업용 바이오 제조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日 자동차·건설업계도 자동화 박차

이처럼 인력 부족 문제를 자동화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일본에서도 확인된다. 일례로 일본 최대 완성차 제조 업체 토요타는 지난달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2028년부터 공장 현대화에 연간 최대 1조 엔(약 8조4,070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화에 필요한 로봇은 약 40만 대로 추산되며 이 중 15만 대는 토요타 자체 생산 시설에, 나머지 25만 대는 계열사와 주요 협력 업체에 배치될 전망이다. 최고생산책임자(CPO) 산하에 로봇 전담팀이 신설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성적인 구인난과 고령화에 시달리는 일본 건설업계도 피지컬 AI 기술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개발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시미즈건설은 최근 미국 로봇 스타트업 노블 머신즈에 출자하고 일본 건설 현장에 최적화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동 개발에 나섰다. 노블 머신즈의 로봇에 시미즈건설의 현장 데이터와 노하우를 결합해 자재 운반, 세밀한 현장 작업 등을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안도하자마는 고베시립공업고등전문학교와 공동으로 굴삭기 등 건설 기계를 조종하는 휴머노이드 개발에 착수했으며, 오바야시구미 역시 현장 점검용 이족보행 로봇 실증 연구를 추진 중이다.

표1. 중국·일본 산업계의 로봇 도입 현황

국가기업·기관주요 내용
중국XAG농약 살포·충전·약제 보충·세척 등을 자동화한 농업용 드론 시스템 공개
스마트농업로봇연구소농업용 로봇 체험·판매·기술 지원·현장 적용 등을 위한 전문 4S 매장 운영
중국 정부농업·AI 융합 촉진, 드론·IoT·로봇 연구개발 및 현장 보급 지원
일본토요타공장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봇 배치 추진, 전담 조직 신설 검토
시미즈건설·노볼 머신즈건설 현장 자재 운반·정밀 작업을 돕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동 개발
안도하자마건설기계 조종용 휴머노이드 개발 추진
오바야시구미건설 현장 점검용 이족보행 로봇 실증 연구 진행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자율형 로봇의 파손·배상책임·작업 중단 비용 등을 보장하는 전용 보험 출시
자료: 파이낸셜타임스, 니혼게이자이신문, 각 사

각 분야에서 자동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로봇 운영을 지원하는 서비스 시장도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해상홀딩스 산하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이 오는 11월부터 피지컬 AI를 탑재한 자율형 로봇 전용 보험을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상품은 바퀴형 이동로봇, 사족보행 로봇, 휴머노이드 등에 걸친 폭넓은 보장 범위가 특징이다. 자연재해나 충돌 등으로 로봇이 파손됐을 때 발생하는 수리·교체 비용은 물론, 로봇의 오작동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부담하는 법적 배상 책임도 보장한다. 로봇이 고장 나 작업이 중단될 시 대체 인력의 인건비와 임시 로봇 임차 비용까지 지급된다.

보험료는 기존 산업용 로봇 보험보다 약 20%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자율형 로봇은 정해진 위치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거나 실외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충돌·전도 등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판매 가격이 500만 엔(약 4,200만원)인 로봇 기준 연간 보험료가 수십만 엔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은 향후 2027회계연도까지 약 1,000대의 로봇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고용 시장 구조 재편될까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277억6,460만 달러(약 36조7,600억원)에서 2033년 514억2,370만 달러(약 68조84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9.2% 수준이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질 국가 중 하나로는 중국이 꼽힌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중국 산업용 이동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222억 위안(약 4조4,060억원)에서 2030년 530억 위안(약 10조5,19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같은 기간 자동차·전자제품 제조 공정 등에 활용되는 다관절 로봇 시장도 386억 위안(약 7조6,610억원)에서 740억 위안(약 14조6,86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자동화 확산이 아시아 제조업의 전통적인 경쟁 구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와 로봇이 반복적인 생산 공정을 대체할 경우, 저임금 인력 확보를 우선시하던 기존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과거에는 얼마나 저렴한 인력을 확보하느냐가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했지만, 앞으로는 얼마나 적은 인력으로 생산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이라며 "사무직에 이어 생산직에서도 단순·반복 업무에 대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로봇을 설계·운영·관리할 수 있는 고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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