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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박에 대안 없는 우크라이나, 광물 수익 50% 내놓는 협정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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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우 광물협정 체결식 예정
美, 평화 유지에 유럽 역할 강조
국무장관 아닌 재무장관 파견

우크라이나가 미국과의 광물 협정 조건에 합의했다. 광물 자원의 공동 개발을 통해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황폐화한 영토 재건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의 안보 보장 조항은 이번 협정안에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광물 개발 기금 조성, 우크라이나 재건에 활용

25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 자원 공동 개발에 대한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양국 관계 개선과 미국의 장기적 안보 지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 수익의 50%를 공동 기금에 출자하는 게 골자이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28일 백악관을 방문해 협정서에 서명할 방침이다.

FT가 입수한 최종 협정문에 의하면 우크라이나는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국유 광물 자원의 수익화로 발생하는 수익의 50%를 기금에 출연해야 한다.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 수입원으로 작용하는 광물 자원은 제외되는 만큼 우크라이나 최대 석유·가스 기업인 나프토가즈(Naftogaz)와 우크르나프타(Ukrnafta)의 활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조성된 기금은 우크라이나 재건 등 프로젝트에 활용된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번 합의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하 스테파니시사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법무부 장관은 “광물 협정은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며 “미국 행정부로부터 이번 협정이 더 큰 틀 안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리자 역시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더 큰 그림이 무엇인지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 개발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5,000억 달러(약 715조원)의 수익 중 일정 부분을 차지하려던 기존 요구를 철회한 직후 성사됐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으로부터 받은 군사 및 재정 지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에서도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일부 거둬들였다.

우크라이나 지키기? 미국 기업 지키기!

이번 협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처음부터 강력히 요구해 온 미국의 안보 보장 조항이 빠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모든 이가 수용할 수 있는 형태의 평화 유지가 필요하다”며 “유럽이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는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보 보장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미국은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평화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선 안 된다”고 짚으며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전체의 안보를 보장하는 협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주도의 평화유지군 배치는 안보 보장의 일부일 뿐, 미국의 역할이 여전히 막대하다는 게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이. 나아가 러시아의 재침공 가능성 또한 우려했다. 그는 “협정이 존중받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억지력”이라며 미국 만이 러시아를 제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미국은 우크라이나 안보에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광물협정 협의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정부 관리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라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베센트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난 (이번 광물협정을) 경제 안보 보장이라고 부른다”며 “미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자산이 많을수록, 미국이 우크라이나 경제의 미래 안녕에 두는 이해관계가 클수록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안보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억지력은 자국 기업들의 자산을 지키는 선에서만 작용할 것을 천명한 셈이다.

러시아 수용 여부 강조하기도

이에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에 유럽이 평화 유지군을 배치하는 식으로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견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한다는 공동 목표에 뜻을 모은 만큼 러시아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종전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각계 전문가의 일관된 견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조기 종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현명하다면, 전쟁은 수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의 개입을 강조해 왔던 마크롱 대통령도 한 발짝 물러섰다. 그는 “(유럽이 더 이상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국방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유럽은 더 강력한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으며, 국방 측면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간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러시아의 재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최대 3만 명 규모의 유럽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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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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