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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 사업 전 과정 지원
中 문화사절단 한국 파견, 개방 추진
우리 외교계도 적극 대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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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올해 최우선 목표로 자국 경제성장을 제시하면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철폐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8년간 유지돼 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한한령의 최대 피해자로 꼽혔던 게임업계 등은 다소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中 “다양한 분야에서 적절한 개방 이뤄져야”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이달 19일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방안’을 발표하고 외국인 투자 장려를 위한 규제 완화 계획을 밝혔다. 통신과 바이오, 외국인 소유 병원 등의 개방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 사업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절한 개방이 이뤄지도록 적용 분야를 계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조직인 ‘중국아태합작중심’ 고위 관계자 역시 “다음 달 민간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하고, 올 상반기 내 전면적인 문화 개방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올해와 내년에 차례로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며 의장국을 맡는 만큼 양국 간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그간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는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유통을 금지해 왔다. 외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유통되기 위해서는 당국의 심의나 허가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허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의 연구에서는 2017년 한한령 발동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피해가 최대 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이번 한한령 해제 움직임과 관련해 일부 국제 관계 전문가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그 돌파구로 우방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 중국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말 한국을 중국의 무비자 대상국에 포함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외교적 대화 창구도 활짝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중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우리도 중국 정부에 (한한령 해제를) 꾸준히 요구하고, 중국 정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한한령이 어딘가에 명시된 공식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제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K팝 가수 등이 중국 공연을 신청하면, 과거와 달리 풀어주는 식으로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달 22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외교장관회의를 전후로 양자 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회담에서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유통 확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게 외교계의 중론이다.
나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대두되는 분위기다. 앞서 시 주석은 이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한중 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APEC 정상회의에는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올해 11월 한국을 방문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이 내년 APEC 개최를 앞둔 만큼 올해 개최국인 한국과의 긴밀한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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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지 업체 성장에 게임업계는 ‘글로벌 진출’ 무게
다만 이처럼 긍정적 분위기 속에서도 모두가 한한령 해제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국의 한한령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평가된 게임업계는 해제 후에도 중국 사업 비중을 다시 늘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신규 판호를 발급해 중국 시장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미국, 유럽, 일본 등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곳이 주를 이루면서다. 한때 중국이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그 이유로 현지 게임사들의 급성장을 꼽았다.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대형 게임사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키운 탓에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의하면 2023년 674억5,700만 달러(약 87조700억원)수준이던 중국 게임 시장은 2028년 1,247억9,900만 달러(약 162조2,4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사업 비중이 비교적 높은 위메이드 관계자는 “재작년 판호를 얻은 ‘미르M’이 중국 내에서 꾸준한 이용자를 기록 중이지만, 다른 게임의 출시는 정해진 바 없다”며 “과거 중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게임 게임들도 있었던 만큼 한한령 해제가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타 대형 게임사들 또한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특정 시장에 의존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기조를 유지하며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