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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이어 배터리도 무기화” 韓 불확실성 vs 반사이익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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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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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배터리 핵심 소재 통제 예고
업계 "새로운 리스크 아냐" IRA 이후 공급망 다변화
K-배터리, 美 시장서 반사익 기대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수출 통제도 시행한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전 기싸움 차원을 넘어 핵심 전략자산의 글로벌 장악력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의 수출 제한이 본격화할 경우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산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中 배터리 및 양극재·흑연 등 수출 통제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지난 9일 리튬 배터리 및 관련 재료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되는 이 조치는 에너지 밀도가 최소 300와트시퍼킬로그램(Wh/kg)인 리튬이온 배터리, 주요 배터리 생산 장비, 인조흑연 음극재, 천연흑연, 고성능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 핵심 재료에 적용된다. 해당 품목을 수출하려는 기업은 이중용도 품목 수출 통제 관련 규정에 따라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분석가들은 이번 통제를 리튬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의 우위를 공고히 하고 경쟁사의 발전을 늦추려는 전략적 조치로 보고 있다. 특히 군사용 고성능 배터리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간과 군사 분야의 배터리 요구사항은 크게 다르다. 전기차 제조업체는 주행거리와 대량생산 비용에 중점을 두는 반면, 군은 에너지 밀도, 경량 설계, 극한 온도 성능, 안전성을 중시한다. 이번 수출 통제는 바로 이런 군사용 품질의 배터리를 대상으로 한다.

이 같은 고성능 배터리는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넘어 군사 장비에 중대한 동력원이 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하이브리드 전기 기술을 탑재하고 최고 시속 85㎞로 달릴 수 있는 신형 전차를 선보였다. 또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가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방위산업 박람회에서 전시한 자체 개발 전기 무인 잠수함은 전기 엔진으로 최대 속도 12노트에 해저 300m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500해리(약 926㎞)에 이른다. 중국이 과감한 배터리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데에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 최근 이룩한 진전이 뒷받침된 셈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열과 압력에 강해 화재·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액체 전해질보다 이온 전도도가 낮고 고체 전해질과 전극의 계면에서 발생하는 높은 저항으로 성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 등이 난제로 지목됐지만, 최근 중국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양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칭화대 장창 교수 연구팀은 계면 안정성을 크게 높인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해 에너지 밀도를 600Wh/㎏까지 높이고, 못 관통과 섭씨 120도에 6시간 노출 등 안전성 시험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학원 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계면 저항을 줄이는 데 요오드화 이온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복구가 가능한 '동적 적응 계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에너지 밀도 500Wh/㎏가 넘는 배터리를 3∼5년 안에 양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소재의 70% 이상과 배터리의 60% 이상을 중국이 공급하고 있는 상황 속 이 같은 기술 발전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에너지 공급망에 치명적

희토류에 이은 중국의 배터리 수출 제한 조치는 다수의 미국 기업들, 특히 에너지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일부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산 배터리가 없으면 공급망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에서 수입한 전력망 관련 리튬이온 배터리 가운데 70%가량이 중국산이다.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하는 ESS는 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전력 생산이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분야에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ESS는 136기가와트(GW) 규모로 추산된다. 약 1억2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은 현재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에 고전하고 있어 ESS 설치 용량이 빠르게 늘어나야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배터리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 AI 산업의 아킬레스 건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씽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블룸버그에 “최근 들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은 첨단 반도체 공급망 제약으로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에너지 수요 대응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韓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

이번 배터리 수출 통제는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있어서도 위기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납기 지연과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국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압도적인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핵심소재 수입 비중 현황' 따르면 최근 5년간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의 중국산 의존도는 각각 97.7%, 98.8%에 달했다.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인 전구체와 수산화리튬 수입도 각각 94.1%, 82.7%를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수출 허가 절차 강화에 따른 물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단기적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이미 원료 공급선을 다변화해 왔다”며 “중국이 ‘금수’ 조치가 아닌 ‘허가 강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흑연 수출 통제 당시에도 서류 심사만 까다로워졌을 뿐 수출이 중단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가 오히려 한국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RA에 따라 2027년부터 중국산 흑연을 사용하는 기업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한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완성차의 대체 공급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ESS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낮은 한국산 배터리의 수요 확대가 점쳐진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4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SDI와 SK온도 북미 고객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자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 온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4억7,000만 달러(약 6,700억원) 규모의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유일의 음극재 대량생산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구형흑연-흑연 음극재에 이르는 자체적인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등 중국 외 국가에서의 흑연 원광을 확보하고, 전라북도 새만금에 중간소재인 구형흑연 가공을 위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엘앤에프 역시 최근 LS와 손잡고 전북 새만금에 공급망 내재화를 위한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공장은 2026년 1단계로 연산 2만 톤, 2027년 2단계 4만 톤, 이후 2029년 전기차 130만 대 규모인 12만 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의 목적 자체가 소재 국산화를 통한 북미 시장 대응인 만큼, 광물 등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도 모두 탈중국 소재를 이용한다는 것이 엘앤에프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소재 내재화 움직임에도 당장 완전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가격이나 물량을 고려했을 때 완전히 중국에 등을 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69만5,000톤 가운데 중국 기업 점유율은 95%에 달하는 반면 우리 기업들은 2.7%에 그쳤다. 중국이 배터리 핵심 소재를 즉각 통제할 경우 우리 기업들 역시 피해 사정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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