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판 속 ‘보조금 중심 성장’ 이어가는 中, 인도엔 오히려 ‘보조금 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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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등 국제사회, 中 보조금 정책 이전부터 비판 지적 속 개도국 지위 포기한 中, 정부 주도 성장 구도는 지속 전망 인도 전기차·배터리 보조금에는 역으로 '반기'

중국 산업계가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믿고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지속하며 시장 입지를 조금씩 넓혀 나가는 양상이다.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같은 중국의 행보를 비판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정부 주도 성장 구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반감 산 中의 보조금
17일 정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전부터 WTO로부터 산업 보조금 정책과 관련한 지적을 받아 왔다. 지난해 WTO는 중국에 대한 무역정책 검토 회의를 열고 17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 "중국 정부가 평가 기간 동안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줬지만, 중국이 제공한 답변으로는 중국이 자국 기업에 제공한 보조금 규모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적시한 바 있다. 무역정책 검토는 WTO가 회원국들의 무역정책에 대한 투명성 등을 심사하기 위해 실시하는 다자간 검토다.
당시 WTO는 "중국의 보조금에 대한 통지문은 알루미늄, 전기차(EV), 태양광 모듈, 유리, 조선, 반도체, 철강 등 정부 지원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분야의 재정 지원 수준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당국은 시장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고 말했지만, 중국이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기금의 제공 보조금 규모는 일반적으로 WTO에 통보되지 않았다"며 "기금 규모 추정치는 1조9,000억 위안(약 360조8,290억원)에서 6조5,000억 위안(약 1,234조4,150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에서도 중국의 보조금 정책에 대한 비판과 제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배터리 전기자동차 가치 사슬이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의 생산 업체가 경제적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관세 부과 사유를 설명했다.

개도국 지위 포기, 전환점 될 수 있을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들어 중국의 보조금 중심 산업 육성 정책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지난달 개도국으로서 WTO로부터 받던 특혜를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WTO는 개도국에 규범 이행 유예와 무역 자유화 의무 완화, 기술·재정 지원, 농업·식량 안보 보호 조치 등 특혜(SDT)를 제공한다. 이 같은 특혜가 사라지면 중국 기업은 관세와 자국 산업 보조금 등 분야에서 우대 조치를 받기가 어려워지며, 세계 각국 역시 중국산 제품을 겨냥해 더 강한 무역 정책을 펼칠 수 있다.
다만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해서 중국 산업계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 주도 성장 구조가 유지되는 한 개도국 혜택은 그저 작은 변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한 시장 전문가는 "중국 정부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공격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성장을 우선으로 하는 스타트업형 성장 노선을 채택한 셈"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표면적으로 직접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다"면서도 "정부가 기업들의 성장을 이끄는 근본적인 성장 전략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국의 정부 주도 성장 전략은 특히 기술 업계에서 두드러진다. 정부 보조금을 중심으로 구성된 반도체 밸류체인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 중이며,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화웨이는 장전기술, 북방화창 등 자국 반도체 협력사들을 아우르며 설계·제조·패키징 등 밸류체인 전반을 이끌고 있다. 자체 운영체제(OS)와 AI 인프라를 확보하고,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주도로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며 시장 존재감 역시 눈에 띄게 확대된 상태다.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역시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단기적인 수익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전략을 채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CXMT의 실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50%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형이 꾸준히 성장 중임에도 불구,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MXT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중이다.
中, 인도 보조금 조치 WTO에 제소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계에 대한 공격적 지원을 단행하는 한편, 여타 국가들의 보조금 정책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문답 형태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인도의 전기차 및 배터리 보조금 조치에 대해 WTO에 제소했다"며 인도 측에 "WTO와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잘못된 조치를 즉시 시정하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인도의 보조금 조치가 인도 국내 산업에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친다"면서 "중국은 국내 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인도 측이 취한 여러 경제·무역 조치들이 WTO 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있어 WTO 회원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주요 국가 중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은 전기 트럭, 구급차, 버스 등을 비롯해 고속 충전소, 배터리 분야에도 지급되고 있다. 전국 공용 고속 충전소 인프라 구축 비용 역시 최소 80%를 중앙 정부가 부담하며, 때에 따라 최대 100% 지원도 가능하다. 비야디(BYD) 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인 중국 입장에서 인도는 명백한 경쟁국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