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지렛대' 재차 고개 든 CJ그룹-CJ올리브영 합병설, 각종 변수 속 적절한 '타이밍'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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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와 직결되는 CJ올리브영-CJ 합병, 시장 이목 집중 대주주 국민연금과의 이해 충돌 등 고려하면 단기간 내 합병 가능성 낮아 올리브영의 미국 시장 진출 성과도 핵심 변수

CJ그룹 승계 작업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오너 3세인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6년 만에 지주사인 CJ로 복귀한 가운데, CJ그룹이 CJ올리브영과의 합병 절차를 본격화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다만 CJ그룹 측은 이 같은 추측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대주주 국민연금의 의사를 비롯해 고려해야 할 변수가 상당한 만큼, 승계 자체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하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은 CJ그룹 승계의 열쇠?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장에서는 CJ그룹이 한 회계법인에 올리브영과의 합병을 위한 가치평가를 의뢰했다는 소문이 확산했다. 이에 곳곳에서 이선호 실장으로의 그룹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단 CJ그룹은 같은 달 자사 공식 뉴스룸을 통해 CJ그룹과 올리브영의 합병을 위한 가치 평가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며 단호히 선을 그은 상태다.
이 같은 분석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은 현재 이선호 실장이 CJ그룹 내 지배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현재 CJ의 최대주주는 42.07%의 지분을 보유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의 지분율은 각각 3.2%, 1.1%에 불과하다.
CJ와 올리브영의 합병은 이전부터 오너 3세의 영향력을 강화할 '승계의 지렛대'로 꼽혀 왔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의 올리브영 지분율은 각각 11.04%, 4.21%로 CJ 보유 지분 대비 많다. 올리브영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CJ와 합병할 경우,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의 합병 지주사 법인 지배력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양 사 합병의 장애물
다만 CJ 측이 합병 및 승계 작업을 서두를 가능성은 사실상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곳곳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량의 CJ 지분을 가진 ‘큰손’ 국민연금의 의사가 강력한 변수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CJ 지분 10.63%를 보유 중이며, 의결권 지분율은 12%가 넘는다. 이와 관련해 한 IB업계 관계자는 “양 사 합병 비율이 CJ에 지나치게 불리하도록 설정된다면, 국민연금은 소액주주의 이익을 해친다며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는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5조원 이상이다. 올리브영의 몸값이 5조원이라고 가정한다면 CJ의 몸값에는 올리브영 지분(51.15%) 가치로만 2조5,500억원이 반영돼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CJ 기업가치는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올 수 없고, 이는 승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CJ 측이 승계를 위해 올리브영 지분 가치를 무시한 채 CJ의 기업가치를 낮게 책정한다면 상기 관계자가 언급했듯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할 공산이 크다.
기업공개(IPO) 가능성 역시 모호한 상황이다. 당초 증권가 등에서는 CJ그룹이 올리브영의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이선호 실장의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으로 인해 상황이 뒤집혔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신설, 감사위원 선임 '3% 룰' 강화, 대규모 상장사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독립이사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이사진의 충실의무 범위가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됐고,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주주가치가 희석될 경우 법적 책임이 뒤따를 위험이 생겼다. CJ 측의 중복 상장 부담이 그만큼 가중됐다는 의미다.

올리브영, 추가 기업가치 성장 가능할까
향후 올리브영의 기업가치 성장세도 관전 요소다. 현시점 올리브영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현대차증권과 하나증권 등 증권사들은 최근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7조2,000억원~8조8,000억원 선으로 제시했다. 이는 앞선 2020년 올리브영의 프리IPO 당시 기업가치(1조8,000억원)는 물론 글랜우드PE의 엑시트(3조4,500억원), 업계 추산치(5조원) 등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실적 성장세 역시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6,961억원, 순이익은 2,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9%, 17.1%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승계 시나리오가 이행되기 위해서는 올리브영이 최소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아직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만한 요소로는 올리브영의 미국 사업 성패가 꼽힌다. 올리브영은 올해 초 'CJ Olive Young USA'라는 이름의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 상반기 오프라인 매장을 출범해 미국 H&B(헬스앤뷰티)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K-뷰티를 앞세워 '글로벌 1위 뷰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올리브영이 이 같은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포라나 시코르를 비롯한 글로벌 뷰티 편집숍, 얼타뷰티 등 글로벌 뷰티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