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공익법인 전환 확정, MS 지분 27%로 ‘AI 권력 지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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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단체가 영리사업 직접 통제
그간 논의된 개편안과 큰 틀에서 유사
공익 명분과 현실의 충돌 가능성도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공익법인 형태로 전환하면서 비영리 이사회 통제 아래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이번 개편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 27%의 오픈AI 지분을 확보했으나,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 통제권은 제한됐다. 업계는 이번 재편을 예견된 순서로 보면서도, 오픈AI의 ‘공익 우선’ 원칙이 향후 기술 개발과 자본 조달의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일론 머스크 xAI 최고경영자(CEO) 등 비판론자들의 공세를 자극할 수 있고, MS와의 긴장 재부상 등 향후 변수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외부 이해관계 조정으로 ‘기술 독립’ 의지
28일(현지시각) 오픈AI는 MS와 새로운 협약을 체결해 자본을 재조정하고, 공익법인 전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MS는 새로 구성된 ‘오픈AI 그룹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의 지분 약 27%를 확보하게 된다. 평가액 기준으로는 1,350억 달러(약 194조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 오픈AI는 기존에 추진하던 완전 영리법인 전환 구상이 사실상 철회되면서 다시 비영리 재단이 경영권을 쥐고 상위에서 기업 운영을 감독하는 구조로 돌아갔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이중 구조의 유지’다. 오픈AI의 상위 기관은 ‘오픈AI 재단(OpenAI Foundation)’으로 재편됐으며, 이 재단이 공익법인 PBC의 의결권을 포함한 지분 1,300억 달러(약 186조원) 상당을 보유하게 됐다. 재단은 기업 가치가 일정 기준을 넘을 때마다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향후에도 비영리 단체가 영리 사업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범용 인공지능(AGI)이 도래하기 전 주요 자원에 대한 통제권과 접근 권한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MS의 27% 지분 확보는 단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새 협약에서 오픈AI는 모델과 제품에 대한 MS의 지식재산권(IP) 사용 권한을 2032년까지로 규정하면서 AI 모델이 AGI 수준에 도달했을 경우에도 일정 기간 IP 접근을 허용했다. 단, 해당 권한은 오픈AI가 직접 개발하는 소비자용 하드웨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MS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모델 훈련 등 인프라적 영역에 한정된 파트너로 남게 되며, 물리적 제품 사업에는 개입할 수 없다. 이는 하드웨어 영역을 독립시키려는 오픈AI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AGI 이후의 시장 경쟁을 염두에 둔 대비책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로서의 우선 협상권도 잃었다. 오픈AI는 여전히 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를 주요 인프라로 활용하지만, 추가 구매 규모를 2,500억 달러(약 360조원)로 한정하고 이후 협력 조건에 대해선 개별 계약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수익 분배 협정은 AGI 검증 시점까지 유지되는데, 업계는 오픈AI 수익의 약 20%를 수령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IP·지분·수익이 서로 다른 기간과 범위로 분리된 복합 구조는 오픈AI가 기술 독립성과 외부 자본 유입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오픈AI는 이번 개편의 정당성을 “공익 가치와 AI 산업의 지속가능성 간 균형”에서 찾으며 “AGI가 인류의 이익이 되도록 보장한다는 설립 취지를 유지하며, 기업 수익 일부를 공익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영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PBC 체계가 향후 AI 산업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재편이 개별 기업의 ‘기술 독립 선언’으로 받아들여질지, 아니면 ‘특정 투자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형식적 조정’으로 평가될지는 아직 시장의 검증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자본 유입 유지 위한 절충적 모델
업계에선 오픈AI의 지배구조 재편을 예정된 수순으로 본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오픈AI는 애초 2015년 비영리로 출발했지만, 2019년에는 비영리 이사회가 통제하는 ‘이익 상한(capped-profit)’ 영리 법인 구조를 덧붙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제한 자체를 걷어낸 사실상 완전 영리 구조(독립 상장 가능한 형태)로 옮겨가려 했다. 그 과정에서 “비영리적 사명보다 상업화를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캘리포니아·델라웨어 주 법무당국의 감독 요구까지 맞으면서 결국 중간 지점으로 공익법인을 택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스스로 “AGI(범용 인공지능)를 구축하려면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오픈AI는 이미 수차례 대규모 외부 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기업가치 1,570억 달러(약 225조원) 수준에서 600억 달러(약 86조원) 이상을 한 번에 끌어오는 라운드를 진행할 만큼 비상장사로선 전례 없는 초대형 조달을 반복해 왔다. 새로 구성된 오픈AI 그룹 PBC는 바로 이러한 목적에 맞춰 설계됐다. 전통적 의미의 지분 발행과 추가 라운드, 나아가 기업공개(IPO)까지 가능한 형태로 정비되면서 오픈AI는 기존의 수익 상한형 영리 자회사로는 접근할 수 없던 자본 접근성을 확대했다.
이 같은 구조는 ‘통제권은 재단에 남겨두되, 돈은 시장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사실상 제도화한 것과 같다. 외형적으로는 AI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 모델을 표방하지만, 동시에 상업적 사업 본체인 PBC는 PBC대로 상장 가능성과 추가 라운드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명분을 확보해 두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일부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만약 오픈AI가 스스로 정의한 AGI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기술 격차가 구글·메타·xAI 등 경쟁사 대비 좁혀질 경우 현시점의 기업가치와 조달 논리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규제당국은 물론 업계와 시장의 신뢰 또한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술 공개·투명성 압박 강화 전망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조항 역시 오픈AI의 기술·사업 확장 과정에서 활동 폭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이사회가 비영리 재단에 의해 통제되는 구조상 오픈AI 경영진은 기업 수익보다 윤리적 가치와 사회적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또 이사회는 오픈AI가 창립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될 경우 경영진을 일방적으로 해임할 수 있다. 오픈AI 이사회는 이미 2023년 11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해당 조항을 유지하는 것은 기술 전략이나 상업화 속도에 대한 내부 제어 장치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오픈AI가 내부적으로 ‘절반의 성취’에 그친 결과라고 본다. 미 온라인 매체 엑시오스(Axios)는 “올트먼 CEO는 이사회 통제를 벗어나려 했으나, 이번 조치로 다시 비영리 이사회의 감독 아래 들어갔다”며 “이는 그가 원한 자유와 투자 유연성 확보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픈AI는 시장에서 ‘자본 조달’의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공익성 검증’이라는 법적·윤리적 족쇄를 함께 달게 됐다”고 부연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제약이 외부 비판세력에도 새로운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머스크 CEO는 여전히 오픈AI의 비영리 사명 포기를 문제 삼으며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머스크 CEO 측 변호인은 “오픈AI의 공익법인 전환은 형식만 바꿨을 뿐, 실질적으로는 영리화의 지속”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 역시 “오픈AI의 발표는 현상 유지일 뿐이며, 이사회가 비영리 통제를 명목으로 세제 혜택을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일갈했다. 이 같은 비판이 재점화되면서 오픈AI는 향후 AGI 개발 과정에서 기술 공개·데이터 접근성 등 투명성 요구에 더 강하게 노출될 위기에 놓였다.
한편, 파트너십 측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법인 전환 과정에서 MS의 과도한 통제에 반발하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제소까지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 인수권과 AGI 개발 이후 IP 배분 문제를 놓고 이견이 지속됐다는 전언이다. 이와 별개로 FTC는 이미 MS-오픈AI 파트너십의 경쟁 제한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WSJ은 “양사는 이미 챗봇·기업용 AI 등 주요 시장에서 직접 경쟁 중이며, 이번 재편은 협력과 경쟁의 묘한 아슬아슬한 균형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