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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장악한 넷플릭스, 액면분할로 증명한 절대적 독주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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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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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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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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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15%로 경쟁사 두 배 넘어
매출·성장률 모두 글로벌 OTT 압도
넷플릭스 쏠림 심화, 국내 OTT는 적자 늪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1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단행한다. 1,000달러가 넘는 주가를 100달러대로 낮추며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이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완전한 장악을 알리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리밍 산업의 헤게모니가 넷플릭스로 완전히 기울며, 경쟁사인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는 물론 한국 OTT들까지 구조적 쇠퇴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OTT 생태계 전반을 재편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3분기 실적 115억 달러, 디즈니의 2배·워너의 4배

30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10일 기준 주주들에게 1주당 9주의 신주를 추가로 배정한다. 분할된 주식은 다음 달 17일부터 분할된 새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주가는 최근 3년간 1주당 1,000달러(약 140만원)를 넘어섰다. 30일 종가 기준 1,089달러로, 올해 들어 22.81%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장기업 중 주가가 1,000달러를 넘는 기업은 넷플릭스를 포함해 10곳이다.

시장은 넷플릭스의 액면분할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계 유통망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넷플릭스는 매출 규모와 성장 속도 모두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스트리밍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공시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115억1,000만 달러(약 16조4,700억원)로, 디즈니와 WBD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특히 분기 스트리밍 매출은 디즈니의 약 2배, WBD의 4배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성장하며 분기마다 7억~10억 달러(약 1조~1조4,300억원)씩 매출을 늘렸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성장률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8개 분기 동안 평균 15%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디즈니와 WBD 성장률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월가 리서치 기업 모펫네이선슨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디즈니와 WBD는 올해 하반기에도 성장률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넷플릭스 성공 요인은 차별화한 가격 전략에 있다. 넷플릭스 광고형 최저가 요금제는 월 7.99달러로 경쟁사보다 2~3달러 싸다. 이로써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쉽게 끌어들인다. 반면 최상위 요금제는 경쟁사보다 비싸다. 이런 가격 구조로 넷플릭스는 가격 민감도가 가장 낮은 고가치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광고 사업도 넷플릭스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그렉 피터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광고 매출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아직 구독 매출에 견줘 작은 규모지만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3.5% 감원, 디즈니·워너도 미디어 구조조정 가속

이는 미국 시장 경쟁사들이 줄줄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와 상반된다. 지난 6월 가입자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미국 직원의 3.5%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의 공동 CEO인 조지 치크스, 크리스 매카시, 브라이언 로빈스는 내부 메모에서 "이번 주부터 조직을 더욱 간소화하기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8월 15% 인력 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디즈니도 인력 감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디즈니의 인원 감축은 6월 초부터 시작됐으며 해고 대상은 영화·TV 사업부 마케팅, 홍보, 캐스팅, 작품 개발 분야, 기업 재정 운영 분야 등이다. 디즈니 관계자는 “최첨단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면서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일부 직책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지난 2023년에도 7,000여 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도 자회사 ABC 방송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TV 네트워크의 직원 약 200명을 줄였다. 이외에 WBD, 컴캐스트 등도 최근 2년여 간 사업 구조조정 및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와의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미디어 공룡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평가된다.

사진=티빙

한국 OTT 외형 성장에도 수년째 적자, 넷플릭스와 제작비 격차로 경쟁 불가능

넷플릭스 독주에 타격을 입기는 한국 OTT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때 국내 OTT 시장의 기대주였던 왓챠는 지난 8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2011년 설립된 왓챠는 영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6년 OTT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독립영화, 해외 드라마 등을 중심으로 한 큐레이션은 마니아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OTT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왓챠는 국내 이용자 기반의 한정된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1년 4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나, 이후에도 매년 심각한 영업이익 적자가 이어졌다. LG유플러스 등과의 인수합병(M&A) 논의도 끝내 무산됐다. 결국 지난해 11월 전환사채 만기 상환이 불가능해지자, 200억원을 투자한 주요 채권자 인라이트벤처스가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왓챠는 "서비스는 차질 없이 정상 운영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비등하다.

왓챠의 몰락은 국내 OTT 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넷플릭스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플랫폼들이 막대한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2025년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OTT 구독률은 넷플릭스가 54%로 1위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 역시 넷플릭스가 62%로 앞섰다.

반면 티빙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웨이브 역시 매출 정체 속 수익 구조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710억원, 277억원을 기록했다. 이용자 지표 역시 부진한 양상을 보인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1,475만 명을 기록했고, 이어 쿠팡플레이 773만 명, 티빙 589만 명, 웨이브 239만 명, 디즈니플러스 225만 명 순이다.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 사용자를 단순 합산해도 828만 명 수준에 그친다.

업계는 국내 OTT의 가장 큰 약점으로 '규모의 경제 부재'를 꼽는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은 이용자가 늘수록 제작·마케팅·기술 개발의 효율성이 커지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동한다. 넷플릭스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할 수 있는 것도 3억 명이 넘는 글로벌 가입자 덕분이다. 이에 반해 국내 OTT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연간 1,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한 국내 OTT 플랫폼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폭싹 속았수다' 같은 드라마는 제작비만 600억원이 투입됐다”며 “KBS와 같은 공영방송이 여러 채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1년 정규 제작비가 1,600억원인데, 넷플릭스는 그 절반 가까이를 한 작품에 쏟아붓는다. 제작비 격차로 이미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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