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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K-관광” 면세점 대신 '올다아무'로, 로컬 체류에 고시원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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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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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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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올해 2,000만 명 돌파 눈앞
단체관광 줄고 개인여행 늘면서 면세점 대신 로드숍으로
K콘텐츠 인기 덕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관광객 늘어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올해 2,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9월 말 시행된 한시적 무비자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업계는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여행의 풍경도 달라졌다. 단체관광이 줄고 개인 여행객이 늘면서 소비의 중심이 면세점에서 올리브영, 다이소 등 로드숍이나 로컬 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K-콘텐츠의 확산이 맞물리면서 ‘한국살이’를 경험하려는 장기 체류형 관광도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다.

방한 외국인, 팬데믹 이전보다 16.7% 증가

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408만2,311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6.7%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1,213만7,427명)와 비교해도 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 방한객은 170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0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일본(37만1,000명), 대만(15만5,000명), 미국(12만2,000명), 필리핀(4만8,000명)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9월 말 시행된 한시적 무비자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올해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은 물론, 2,000만 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까지의 최고 기록은 2019년의 1,750만 명이다.

관광객 수가 급증했지만, 여행 행태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단체여행 비중은 2019년 15.1%에서 올해 1분기 8.6%로 감소한 반면, 개별여행은 같은 기간 77.1%에서 82.9%로 확대됐다. 단체여행이 줄면서 방한 관광의 주요 활동이었던 쇼핑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방한 관광객의 92.5%가 쇼핑을 주요 활동으로 꼽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그 비중이 79.4%로 낮아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2019년(1,255달러)보다 17.4% 줄어든 1,012달러에 그쳤다. 전체 관광 수입 역시 같은 기간 13.6% 감소한 8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양적 성장이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단체여행 감소와 방한객 쇼핑 활동 위축은 면세점업계에 직격탄이 되면서 한때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던 면세점 사업은 이제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면세점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권역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같은 달 18일 DF1(향수·화장품) 권역 사업권을 반납한 신라면세점에 이어 두 번째다. 면세점들이 1,900억원이라는 막대한 위약금을 감수하고도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예상 적자 규모가 위약금을 웃돌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내 주요 면세점은 매달 60억~8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부진 속에 명동·홍대 등 로드숍 부상

면세점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은 로드숍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 값비싼 명품 대신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 경향이 방한객들 사이에서도 뚜렷해졌다. 관광객의 국적도 중국뿐 아니라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미국·캐나다 등 북미, 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 등 유럽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명동·홍대 등 주요 상권의 로드숍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체험형 매장 운영과 간편 결제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강화하며 발길을 끌고 있다.

올리브영·다이소·아트박스·무신사, 이른바 '올다아무'는 한국의 최신 트렌드와 로컬 쇼핑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리브영은 선크림, 스킨케어 제품 등 고품질의 뷰티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뷰티의 성지’로 불린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우 한국 패션 트렌드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점을 시작으로 명동·성수 등 주요 관광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며 외국인 고객 유입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다이소는 ‘가성비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3만여 종이 넘는 다양한 상품을 5,000원 이하의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하며, 화장품과 의류, 생활용품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어 쇼핑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들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기존 ‘올다무’에 이어 신흥 강자로 부상한 아트박스는 ‘K-팬시 상품의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토종 브랜드인 아트박스는 SPA(제조 직매형) 브랜드처럼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생산·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해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가 올다아무에서 약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재생크림, 트러블 케어 등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최근 한 여행 플랫폼이 선보인 'K-약국 투어' 상품은 출시 2주 만에 예약 건수가 4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121%)와 홍콩(96%)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허문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제품군으로, 그중에서도 일명 ‘연어크림’으로 불리는 리쥬올 크림이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다.

SNS에서 '서울살이' 등 장기 체류 후기 공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단순 관광이 아니라 '머무는 여행'을 선택한 이들도 늘고 있다. 변화의 불씨를 지핀 것은 BTS,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과 같은 K-콘텐츠였다. 여기에 원격 근무 문화의 확산은 체류 기간을 늘리는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빠른 인터넷망과 안정적인 치안, 촘촘한 교통 인프라 덕분에 워케이션을 즐기는 개발자와 디지털 노마드들 사이에서 ‘일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도입해 외국인이 최대 1년간 한국에 머물며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 체류 외국인의 여행 방식은 ‘현지인처럼 살기’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이 관광 명소를 벗어나 로컬 생활권으로 옮겨간 것이다. 서울 성수동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8월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 증가했다. 이제는 공장 골목을 개조한 카페와 편집숍, 수공예 브랜드 사이에서 외국인 방문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SNS)는 이 같은 흐름을 가속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엔 #SeoulLiving, #BusanLife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체류 후기가 공유되며 또 다른 장기 여행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장기 여행자의 확산은 국내 숙박업계의 지형도 바꿨다. 호텔 대신 개인 공간과 커뮤니티를 동시에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숙소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고시원, 셰어하우스, 소규모 레지던스, 한옥스테이가 대표적으로, 특히 고시원은 20~30대 외국인 사이에서 새로운 체류 숙박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300유로(약 50만원)로 서울에서 한 달 살기가 가능하다는 SNS 홍보 영상도 인기에 한몫했다. 일반 호스텔과 달리 좁지만 개인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춘 데다 도어락 시스템까지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한국살이를 즐기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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