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테크] 틱톡 매각, 학생들의 온라인 세계를 바꾼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틱톡 매각 결정, 미국 청소년의 정보 환경에 구조적 변화 예고
데이터 교류 제한으로 알고리즘 분리 심화, 교육 다양성 위축 우려
정책 설계 통해 콘텐츠 다양성과 국제 학습 데이터 확보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틱톡(TikTok)은 미국 청소년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피우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10대의 58%가 틱톡을 매일 이용하며, 17%는 ‘거의 항상’ 접속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새로운 변화가 더해졌다. 2025년 1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틱톡의 강제 매각 또는 미국 내 앱스토어 삭제로 이어질 수 있는 법안의 시행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다.

이 결정은 미국 교육 환경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틱톡이 미국 자본 중심으로 재편되고 해외 네트워크와의 데이터 교류가 차단될 경우,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달라진다. 이러한 흐름은 ‘알고리즘 분리(Algorithmic Decoupling)’로 불리며, 학생들이 접하는 정보와 문화, 언어, 세계관의 폭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교육이다. 알고리즘의 변화는 학습의 범위, 정서 형성, 시민 의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정보의 다양성이 줄어들면 학생들이 세상을 해석하는 시야 또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책이 만든 알고리즘의 경계

틱톡을 둘러싼 논의는 주로 국가 안보의 틀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 분야에 미칠 파급력은 훨씬 복합적이다. 매각과 데이터 현지화가 추진되면 ‘미국 전용’ 알고리즘이 형성되고, 이는 학습 환경 전반의 구조를 바꾼다. ‘외국 적대국 통제 애플리케이션 법안(Protecting Americans from Foreign Adversary Controlled Applications Act)’은 그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매각 또는 철수다.

연방대법원의 승인 이후, 변화는 현실로 다가왔다. 틱톡이 미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 국경 간 데이터 흐름은 제한되고, 알고리즘은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학습된다. 데이터 교류는 추천 시스템의 핵심이다. 이 흐름이 막히면 알고리즘의 세계 인식 범위가 급격히 좁아진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를 향하던 피드는 점차 국내 중심으로 전환되고, 외국 창작자·다양한 언어·타문화적 시각의 노출은 줄어든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결정의 결과다.

이 같은 구조는 교육에서도 익숙한 패턴이다. 교과서 시장이 일부 출판사로 집중되면 관점의 폭이 줄어드는 것처럼, 알고리즘 역시 다양성을 상실한다. 학자들은 이를 ‘플랫폼 민족주의’라 부르며, 디지털 경계가 국가 단위로 좁아질수록 문화 교류가 위축되고 복잡한 세계가 단순화된다고 지적한다.

2023년 미국 10대의 틱톡 이용 빈도 비교(단위: %)
주: 이용 유형-매일 이용자, 거의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X축), 비율(Y축)

좁아진 피드, 단조로운 정보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반응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자주 시청하거나 공감한 콘텐츠일수록 노출 빈도가 높아진다. 문제는 이 구조가 새로운 정보보다 익숙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2024년 미국 대선을 분석한 사회과학 보고서에서도, 틱톡에서 편향적이거나 자극적인 정치 영상이 검열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노출과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가 국내로 한정되면 이런 편향은 더 강해진다. 학생들은 역사·과학·시사 영역에서 해외의 신뢰할 만한 자료를 접하기 어려워지고, 알고리즘은 국내 여론의 정서 구조에 종속된다. 그 결과 정보의 폭은 좁아지고 내용은 단순해진다.

이 같은 변화는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수의 연구는 특정 소셜미디어 이용이 신체 이미지 불만과 섭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짧은 영상 형식의 틱톡 콘텐츠는 청소년의 감정과 자아 인식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알고리즘 분리로 외국의 건강 기준이나 다양한 운동 문화에 대한 노출이 줄면, 국내 유행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압박감은 커질 수 있다.

학습 태도와 진로 인식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성공 사례만 반복 노출되면 현장 실습, 기술 교육, 자유학기제 등 다른 문화권의 진로 모델은 비표준적 선택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은 이 문제를 단기적인 ‘조회 수’나 ‘반응률’에 맡겨둘 수 없다. 알고리즘은 효율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다양성을 보장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

2025년 미국 연령대별 틱톡 뉴스 이용률 (단위: %)
주: 연령대(X축), 이용률(Y축)

다양성을 관리하는 기술과 제도

알고리즘 분리는 피할 수 없지만, 설계를 통해 통제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 어떤 정보가 전달되는지는 시스템의 학습 기준에 달려 있다. 최근 연구는 추천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정 주제나 이용자 집단에 치우치지 않도록 데이터를 조정하거나, 정보의 균형과 폭을 함께 고려하는 학습 방식이 그 예다.

핵심은 관리 체계를 제도화하는 일이다. 법과 행정 지침에 ‘콘텐츠 다양성’을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고,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개·점검해야 한다. 이를 청소년 서비스의 설계 기준과 연계하면, 교육 현장은 알고리즘의 다양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를 제외한 공익 목적의 영상 자료를 교육용 데이터로 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이 제한되더라도, 교육의 폭은 유지될 수 있다. 대학과 기관이 협력해 다국어 교육 자료를 공동 제작하면 국내에서 운영되는 플랫폼도 다양한 언어와 시각을 반영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제도적 기반이다.

학교와 정부의 대응 과제

틱톡 매각 여부는 학교가 결정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어떤 정보를 접하느냐는 교육 정책의 몫이다. 청소년이 앞으로도 틱톡이나 유사 플랫폼을 이용할 것은 분명하다. 대비해야 할 것은 ‘플랫폼의 부재’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알고리즘 구조’다.

학교는 학생이 뉴스와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여러 문화권의 시각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같은 사건을 다른 나라가 어떻게 보도하는지 분석하게 하고, 피드를 단순한 오락이 아닌 학습 텍스트로 다루는 수업이 필요하다.

교육 당국은 플랫폼에 콘텐츠 다양성과 노출 기준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국내 중심으로 작동한다면, 외국어 콘텐츠와 해외 시각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유해 정보가 어떤 기준으로 차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안보’와 ‘개방성’을 대립된 개념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학생 보호와 정보 개방은 병행 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미성년자 보호 기준, 다양성 지표, 교육용 데이터 구축 지원 등을 명문화해야 한다.

정책으로 남겨야 할 선택

틱톡은 이미 미국 청소년의 주요 소통 공간으로 자리했다. 그러나 플랫폼 매각을 강제하는 법적 결정이 내려지면서, 그 구조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에 놓였다. 이 변화의 핵심이 ‘알고리즘 분리’다. 데이터 흐름이 제한되면, 학생들은 국내의 목소리와 유행, 여론 중심의 정보만 접하게 된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그 이후의 설계다.

미국은 학생 데이터를 보호하면서도 세계적 시야를 유지할 수 있다. 추천 알고리즘에 다양성 기준을 포함하고, 국제 교육 데이터를 활용하며, 독립적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사를 사후 관리자가 아닌 설계 단계의 협력자로 참여시켜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이다. 플랫폼을 지키는 데 그칠 것인지, 그 안에서 세상을 함께 지킬 것인지의 선택이 남아 있다. 앞으로의 정책은 이 선택에 대한 답이어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lgorithmic Decoupling Will Change What U.S. Students See Onlin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